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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행인칼럼]돈이 없지 먹을 것이 없나?[78호/7면/오피니언/발행인칼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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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7.02.24  15:23: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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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재관 식량닷컴 발행인

최근의 조류독감으로 계란 값이 폭등했다. 돈 주고도 계란을 구할 수 없는 지경에 이르렀다. 계란이 부족하자 명절 차례 상을 걱정하고 식당에 계란말이가 없어지고 빵집에 카스텔라가 동이 났다. 정부는 6억원에 달하는 항공료를 나라 돈으로 지원하며 미국 계란을 모셔왔다. 계란이 이토록 중요한 먹거리였던가. 현재까지 3천3백만 마리의 닭이 살처분됐다.

하루아침에 우리나라 인구의 절반이 넘는 숫자의 닭들이 사라졌다. 또한, 지금은 구제역으로 1200 마리의 소가 이미 매몰됐고 점차 확산되고 있다. 가축병의 근본원인은 좁은 우리에 더 많은 가축을 키우는데 있다. 대규모사육에 질병을 막기 위해 항생제를 사용해야하고 인공수정으로 종의 다양성이 없어지고 GMO사료로 더 빨리 키워야 생산성을 맞출 수 있는 우리 축산시스템에서 비롯된다. 이제 돈이 있어도 건강한 먹거리는 구하기 어려운 시대가 됐다.

지난 20년간 수입농산물에 맞서 생산성을 높이기 위해 농민들은 노력해 왔다. 그 결과 우리나라의 농지면적은 적지만 곡물생산은 뉴질랜드의 7.6배이고 네덜란드의 3.7배에 달한다. 우리나라 농민들의 단위면적당 생산성은 세계최고 수준이다. 그러나 이 과정에서 질소초과량은 OECD 평균의 3.2배이고, 농약사용량은 OECD 평균의 14.3배, 에너지 사용량은 OECD평균의 37배나 된다. 우리 농업은 끝없는 경쟁의 결과로 자연과 생태계는 망가지고 먹거리는 안전하지 않게 됐다. 더 이상 농업의 경쟁력을 주장하는 미친 농정은 이제 멈추어야 한다.

스위스는 정해진 사육장에 규정된 수의 가축을 사육하면 종류에 따라 마리당 10만원~ 32만원 직불금을 준다. 또한 넓은 초지에서 정해진 날만큼 방목을 하면 마리당 20만원에서~32 만원의 직불금을 준다. 국민의 먹거리를 건강하게 키우는 대가로 국민들이 그 비용을 지급하고 있다.

스위스 헌법 104조에는 농업의 근본은 국민의 먹거리를 책임지는 것이고 미래세대에게 비옥한 토양과 깨끗한 물을 넘겨주는 것이고 국민을 위한 높은 삶의 질과 농촌지역유지에 기여하는 바를 인정해 국민이 농업을 지키는 것으로 명문화하고 있다.

경쟁력 추구의 농업은 농민도 해치고, 먹거리의 안전도 해치고, 환경과 생태도 해치고 있다. 농정의 대반란이 이루어져야한다. 한 때는 농민들에게 닭 5만수를 키워야 경쟁력이 있다고 했다. 그리고 얼마 지나지 않아 10만수를 키워야 생존할 수 있다고 했다. 농민들은 살기위해 그렇게 달려 왔다.

그마저도 이제 대부분 대기업의 계열농장으로 전락해 수많은 닭들이 살처분됐어도 대부분의 지원금은 계열회사의 대기업으로 들어간다. 이 모순된 농업을 이제는 멈춰야 한다. 누구를 위한 농업이고 누구를 위한 경쟁력인가. 국민의 건강한 먹거리를 책임지는 농업으로 다시 태어나야 한다. 돈이 있다고 건강한 먹거리가 주어지는 시대는 분명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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