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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행인칼럼]거지 똥구멍에 콩나물을 빼먹을 양반들[79호/7면/오피니언/발행인칼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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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7.03.06  15:12: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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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재관
식량닷컴 발행인
농림축산식품부는 지난해 공공비축미를 수매하면서 지급됐던 65만9000톤에 대한 우선지급금의 차액을 환수한다고 최근 밝혔다. 우선지급금은 정부 벼가격이 최종 결정 되기 전 통상 산지가격의 90%를 농민에게 우선 지급하고 나중에 나머지를 추가지급 해 왔다.
 
그런데 지난해 쌀값이 너무 폭락해서 쌀값의 90%만 받은 농민들이 오히려 정부에게 더 돌려줘야 되는 기막힌 상황이 연출되었다. 그 돈이 총 197억으로 호당 7만8000원 수준이다.

정부는 쌀값폭락의 원인이 풍년 때문이라고 한다. 또는 국민들의 쌀 소비 감소를 원인으로 삼고 있다. 그러나 그것은 사실이 아니다. 2011년 정부의 쌀산업 발전 종합대책에 따르면 정부는 이미 소비감소에 따른 쌀 생산의 과잉을 예측했고 그에 다른 생산조정면적의 필요성을 확인하고 있었다.
 
그러나 그것을 알고 있으면서도 생산조정은 포기하고 아무런 대책을 세우지 않음으로써 쌀값의 폭락을 방조했다. 물가안정이 정부의 더 중요한 국정 목표가 되었다.

쌀만큼 수급조절이 용이한 농산물도 없다. 일 년에 단 한번 생산하고 면적이 분명하고 생산량의 평균도 이미 예측하고 있다. 그런데 왜 정부는 쌀값 폭락의 원인을 풍년으로 돌리고 죄 없는 국민들의 쌀 소비감소를 탓하는가. 쌀 소비 감소는 지난 30년 동안 꾸준하게 진행되어 이제 변수가 아니라 예측가능한 상수다.

정부 공공비축미 수매가의 우선지급금은 전년도 가격의 90% 수준에서 책정되었고 그 이상 하락하면 안 된다고 정부 스스로 설정한 하한가 목표였다. 왜냐하면 그 이상 하락하면 농민에게 이미 지급한 돈을 돌려받는 골치 아픈 일이 생기기 때문이다.

그런데 왜 정부 스스로 설정한 목표마저 지키지 못했는가. 그 답은 정부 스스로 가지고 있다. 국회와 농민단체들은 쌀값의 폭락을 막기 위해서 각 지역의 농협에 쌓여 있는 재고미를 신속하게 격리해 줄 것을 요청했다.
 
수확기가 되면 모든 농협이 창고를 비우고 햇벼를 수매하기 위해 시장에 터무니없는 가격으로 투매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었다. 그러나 정부는 이를 방치하며 햇벼를 충분히 시장 격리하겠다는 말만 되풀이 했고 이는 단기가격 폭락의 가장 큰 원인이고 정부의 가장 큰 실책이었다.

또 정부는 올해 쌀 생산 면적을 줄이기 위한 쌀 생산 조정제 예산 900억원을 삭감해 버렸다. 그것은 시장에 내년에도 쌀이 넘쳐날 것이라는 신호를 주는 것이다. 상인들에게 내년에도 시장에 쌀이 넘쳐날거라며 미리 살 필요 없다는 표현을 하는 것이다. 그리고 정부가 앞으로도 쌀값을 안정시킬 의지가 없음을 보여주었다.

쌀 80kg에 13만원이다. 1인당 평균 소비량 62kg으로 나누면 일주일에 국민 1명이 쌀값으로 사용하는 돈은 1,937원이다. 커피 한 잔 값도 안 되는 돈으로 일주일을 먹을 수 있는 쌀을 살 수 있다. 쌀값하락의 원인이 정부 자신에게 있음에도 농민들에게 공공비축미 환수금을 돌려달라고 하는 것은 거지 똥구멍에서 콩나물을 빼먹는 파렴치한 짓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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