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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공급식센터장칼럼
쌀 문제 해결, 교육자치로 풀자친환경 쌀 생산자 간담회를 마치고
[80호/3면/공공급식/이빈파칼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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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7.03.20  11:50: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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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빈파
전국친환경급식정보센터장
지난 달 식량닷컴 전국친환경급식정보센터 주관 ‘학교급식재료 공급체계개선을 위한 품목별 릴레이 간담회’ 제 3차로 진행된 ‘친환경 쌀 공급업체 간담회’가 있었다. 현재 서울지역 학교에 공동구매로 친환경 쌀을 공급하고 있는 8개 지역의 생산자단체가 참여했다. 이들과 함께 긴밀한 이야길 한다 해도 맛난 식사나 차비도 드리지 못하면서 대 여섯 시간 걸리는 서울까지 오시라는 게 실은 부담스런 일이지만 소득도 없이 먼 길도 마다않고 간담회에 참석한 이들을 보니 고맙고 미안하기만 했다.

회의장소가 공항 옆이긴 해도 회의 전에 도착하려고 비행기까지 이용한 분도 있었다. 우리 쌀의 절박함과 위기감이 회의실을 가득 채웠다. 2017년 친환경 쌀 학교급식 공급가는 평균 5만원이 안 된다. 7년 전에 비해 9천원 적은금액이고 심지어 시중 일반미가격 보다 6-7천원이나 싸다.

대부분 자치구나 학교에서 품평회를 거쳐 공급하고 있지만 공급업체로 선정되고 나면 당초 제시가격과는 상관없이 학교나 급식지원센터에서 가격조정이 들어가 더 낮아지는 게 당연한 절차라고 한다. 심지어 서울친환경유통센터는 최저가 입찰로 공급한다.

공동구매로 공급해도 대부분 한 달 계약이 많고 자치구센터에서 선정되었더라도 학교 자율계약으로 하는 경우 한 두 개 학교밖에는 공급하지 못하는 현실에서 물류유통비로 엄청난 손해를 감당해야 한다. 학교급식에서 안전한 농산물에 대한 규모 있는 소비로 우리농업을 친환경으로 전환해가고 농민의 적정소득을 보전하며 농촌과 더불어 건강하고 지속가능한 사회를 도모하고자 했던 초심을 너무 많이 빗겨갔다.

당초 친환경 쌀 공급을 위한 품평회를 시작했던 것은 정부미로 제공되던 학교밥상전환에 급식주체들의 자기선택권보장이 목적이었다. 민주적으로 아이들의 건강권을 비롯한 교육주권과 먹을 권리를 찾는 것이다. 품평회를 통해 생산지를 선정하고 여러 산지에 대한 안배와 다양성 검토 차원에서 복수로 선정된 지역 쌀을 관내 학교전체를 구간별로 나누어 지역 내 학교 공동구매로써 순환 공급하여 모든 지역의 밥맛을 섭렵하고 도농교류를 통해 그곳의 전통 사회 문화를 함께 교육하자는 것이었다.

그런데 이것이 전국으로 전파되고 품평회에 얽힌 정치적 효과와 자치구의 급식지원센터역할이 부각되면서 학교장의 계약권을 구청에서 뺏었다며 학교자율계약에 대한 민원이 발생하고 각종 이권이 내재된 보이지 않는 손에 의해 친환경 쌀 품평회조차 시장경쟁구조로 전락되어 버렸다. 안타까운 일이다.

매년 소비감소로 인한 재고와 가격폭락으로 전국산지에서는 연간 5천억이 넘는 보관유지비를 감당하기 어렵고 농사 포기로 인한 농지훼손과 소득불균형 등 적채되어있는 문제를 해결하지 못하고 있다. 쌀 수급불균형 격차는 지난해로 30만 톤을 넘겼다. 그런데 정부는 쌀 생산 감축을 위한 정책을 세우고 GM쌀 상품화에 열을 올리며 협상에 의한 의무수입과 관세인하에 대한 문제를 풀지 않거나 못하고 있다.

가뜩이나 쌀 자급률조차 떨어지는 마당에 머지않아 우리밥상은 쌀을 비롯해 모든 식품이 다국적으로 바뀔 전망이며 조만간 식량이 무기로 돌변할 날이 얼마 남지 않았다. 이런 위기는 농민들보다 학부모에게 더 크게 다가온다.

학교급식은 물론 우리가 먹는 1끼 밥값은 170원 정도로 고작해야 최대 150g밖엔 소비하지 않는다. 그나마 이것도 밥을 먹어줄 때 얘기다. 한 번에 두 그릇씩 10억 끼를 먹어줘야 쌀 재고량을 소비할 수 있겠지만 소진은 불가능하다. 한국인은 밥심으로 산다는 말이 무색할 정도로 우린 밥을 잘 먹지 않고 있다. 심지어 주5일 제공하는 학교급식조차 밥 만 주지 않고 있는 지금 학교는 물론 우리 모두는 쌀과 밥과 생태환경과 도시와 농촌과 먹을거리와 더불어 삶과 지속가능사회에 대한 가치인식을 제대로 그리고 분명히 바로 세워야 한다.

새 학기를 시작하며 모든 학교에서 학부모총회를 한다. 일부지역에서는 학교운영위원회도 새로 구성한다. 적어도 우리아이들의 미래를 위해 함께 만들어가는 교육현장에서 스스로 주체적인 활동을 위해 운영위원이 되고 학부모대표가 되는 것도 중요한 일이다. 학교급식을 바꾸는 핵심인자로서 최전선에서 쌀 문제를 함께 풀어 보며 학부모로서, 학교자치 주민으로서, 지역자치 교육주체로서 교육자치를 끌어내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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