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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슬로푸드 여행칼럼]강진 토하젓[83호/10면/식품ㆍ건강/슬로푸드 여행칼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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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7.07.04  11:57: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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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공정여행가 김지연
수원시학교급식지원센터장,
마이플래닛 이사

수원에서 네시간 반을 달려 전라남도 강진군 칠량면에 도착했다. 장시간 운전에 피곤이 몰려 올 법도 하지만 강진의 맑은 바람이 피곤을 싹 날려준다. 이곳에는 전남도의 맛깔난 음식들이 즐비한데 그 중 필자의 관심은 토하젓으로 쏠렸다.

강진에서 필자에게 도움을 주실 분을 만났는데 이 분은 TV프로그램에도 여러 번 소개 될 정도로 농사랑이 뜨거운 괴짜농부 김은규 농부이다. 새로운 농산물 나눔 시스템을 연구하고 공동구매와 협업을 통한 우리 농산물과 생산자를 알리고자 불철주야 노력하시는 분이다. 김은규 농부의 주선으로 토하젓에 대한 필자의 짭짤한 여행을 할 수 있었다.

토하란 손톱만한 크기에 1급수에서만 서식하는 갈색을 띠는 민물새우를 말하는데 이를 염장한 후에 양념에 버무린 것을 토하젓이라 한다. 토하젓은 미식가만큼 입맛이 까다로운 황석영의 산문집에도 등장 할 만큼 그 맛과 향이 좋다. 황석영의 산문집 글을 옮겨 보자면 이러하다. “젓갈이 콤콤하겠지 같잖게 향내라니 무슨 소리냐고 하겠지만, 토하젓을 집어 씹어보면 몸이 탁탁 터지면서 향긋한 흙냄새가 난다. (중략) 이 토하젓을 한 젓가락씩 집어다 밥에 살살 비벼 먹으면 기가 막힌데, 얼른 먹어야지 비벼서 잠깐 놓아두면 밥알이 삭아버린다.”

강진군 칠량면에는 토하젓을 연구하고 이를 현대인의 입맛에 맞게 개량해 생산하는 윤대식 대표가 계신다. 긴 시간 달려온 필자를 반가이 맞아주시며 토하젓에 대한 그의 맛깔나는 이야기를 풀어내신다. 농사짓기가 어려워 물만 채워놓은 논에서 어릴 적 즐겨 먹던 토하를 발견한 것이 이 일을 시작한 계기였다. 윤대식 대표는 지난 10년 동안 수많은 시행착오를 거친 끝에 40년 동안 버려진 계단식 논밭을 개간했다.
 
1만 1천 평에 이르는 땅을 판판하게 다져 토하 서식장으로 탈바꿈시키는 데 성공했다. 사람의 발길이 닿지 않을 것, 물이 깨끗할 것, 흙이 좋아야 할 것. 토하가 살기 위해서는 반드시 이 세 가지 조건을 충족해야 한다. 깊은 산골짜기에 있는 이곳은 토하를 위한 천혜의 환경을 갖춘 셈이다. 흙 토土 자에 새우 하鰕 자를 써서 토하라고 불리며, 일반 민물 새우와 달리 땅을 기어 다니며 흙 속의 미생물과 플랑크톤을 먹고 산다.

 양념장에 토하를 버무려 2~3일 정도 놔두면 완전히 삭아서 형체도 없이 사라진다. 이렇게 완성한 토하젓을 먹어보니 그 맛에 감탄이 절로 난다. 전통 토하젓과 달리 짠맛이 약하고, 뒷맛이 깔끔하다. 황석영 작가의 말처럼 향긋하면서도 씹을수록 고소한 맛이 올라온다. 토하젓에는 영양 성분도 풍부한데, 소화가 잘되지 않을 때 토하젓 한 숟갈을 먹으면 싹 낫는다고 하여 일명 소화젓이라고도 불렸다. 과거 지리산에 숨어 살던 빨치산들은 응급약으로 토하젓을 옆구리에 차고 다녔다고 한다.

날이 저물어 김은규 농부댁에서 하룻밤 신세를 졌다. 빈손으로 가기 부끄러워 근처에 3대째 내려오는 유명한 나주곰탕집에서 수육과 곰탕, 막걸리를 사들고 숙소로 향했다. 두런두런 사는 이야기를 나누다보니 아침이 밝아 동네 백반집에서 전남도의 거나한 아침을 먹고 다시 여행 길에 올랐다.

이곳에는 전라도 사투리와 생활 용품을 모아 박물관을 차린 한글 그림을 그리는 화가이자 시인의 박물관이 있었는데 이곳의 이름이 “와보랑께 박물관”이다.

구수한 사투리가 여기저기 즐비하니 전시되어 있고 옛날 곤로, 뚱뚱한 컴퓨터, 물레, 옛날 6학년 가사교과서 등 재미난 물건이 눈을 즐겁게 했다. 정겨운 사투리를 보존하고 보급하고자하는 박물관장의 열정이 가득한 곳이다. 그 곳에서 십 여분을 가다보면 정크아트 뮤지엄이 있는데 이 곳은 농부이자 정크아티스트의 업싸이클링 로봇이 가득하다. 이 곳의 대표는 전시만도 수십여 번을 했고 방송에도 여러 번 나왔었는데 방송을 볼 때마다 무척 신기하고 보고 싶었다. 막상 실물을 대하고 보니 그 정교함과 높은 예술성에 입이 쩍하니 절로 벌어진다.

버려지는 농기구, 농사장비 등을 예술작품으로 승화시키는 그는 그 흔한 설계도나 밑그림 하나 없이 움직이는 로봇을 만든다고 하니 가히 그의 천재적 예술에 박수가 절로 난다. 그러나 딱한 것은 이러한 천재의 업싸이클링 작품들이 대중에게 보여질만한 전시장소가 없어 더 이상 작품 활동이 어렵다고 한다. 강진군에서 이러한 작가를 잘 예우하여 강진군의 관광과 문화 발전에 활용하였으면 하는 바람이다.

강진에는 열정이 가득하고 순수한 귀한 분들이 참 많다는 생각이 들면서 가슴이 먹먹해졌다.
귀한 분들과 귀한 음식이 한가득 있는 강진여행은 도심 속의 일상에 젖어있었던 필자에게 신선한 자극이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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