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전하고 우수한 학교급식 식재료 공급이 최우선”
 

▲ 황인선 성남시학교급식지원센터장

성남시 학교급식에 식재료를 공급하고 있는 성남시학교급식지원센터(이하 성남센터). 성남센터는 2013년 성남시와 농협이 협약을 체결하고, 그해 12월 시범사업을 시작해 2014년 3월부터 본격적인 업무를 시작했다. 성남시 학교급식 식재료 공급의 중심에 있는 황인선 센터장(54)은 올해 성남센터로 부임했다. 이전에는 농산물, 특히 쌀과 잡곡의 구매 및 판매 등 유통관련 일을 오랫동안 하다가 학교급식 업무를 담당하게 된 것이다. 인터뷰 요청에 한사코 ‘잘 모른다’며 거절하다 기자의 읍소(?)에 마지못해 허락한 황 센터장은 넉넉한 웃음, 성남시 학교급식에 대한 자부심을 담아 기자의 질문에 차근차근 답을 시작했다. <이유경 기자>

▲성남센터의 현황에 대해 설명해 달라.
= 성남센터는 학교급식의 운영을 담당하고 있고, 급식사업의 주체는 성남시이다. 센터에는 총 17명의 직원이 급식관련 업무를 수행하고 있으며 하역작업 및 배송작업을 담당하는 인원을 포함하면 총 57명이 근무하고 있다.
성남시청 교육청소년과가 학교급식 전반에 관한 사업을 주관하는데 심의위원회와 실무위원회가 있고, 실무위원회에 각 분과위원회가 있다. 대부분의 센터가 주체와 운영을 같이 하지만 성남시는 운영과 주체가 분리되어 객관성과 투명성있는 운영을 한다는 점이 장점이다. 특히 실무위원회는 농협 직원은 센터장 한명 뿐이고 소비자 단체 4명, 시 공무원, 학부모 단체, 영양(교)사 등 총 15명이 참석해 공정성·객관성을 가지고 운영한다. 실무위원은 품목, 업체 가격 등을 결정하고 학교급식의 이슈사항을 결정하고 있다. 심의위원회는 1년에 한 번씩 급식과 관련한 최상위 정책을 결정하는 곳이다. 

▲성남시 학교급식 공급 규모는 어떻게 되나.
= 초·중·고·특수학교 등 전체 158개 학교 중 130개 학교에 식재료를 공급하고 있다. 중학교까지는 전체가 친환경 무상급식을 하고 있다. 다만 친환경 급식이 일반 급식에 비해 단가가 높다보니 고등학교에서는 시에서 지원을 한다 해도 참여를 못하는 곳이 있다. 130개 학교, 총 9만 864명(2017년 현재)의 학생들의 급식에 식재료를 공급하고 있다.

▲친환경 식재료 공급은 어떻게 운영되는가.
= 원래 성남센터에도 전처리장이 있었는데 안성물류센터가 최근에 새로 생기면서 그쪽에서 전처리 작업을 해 소포장까지 마쳐 보내면 성남센터에서는 소분만 하고 있다. 농산품 중 로컬푸드로 성남 관내 농협을 통해 시금치, 열무, 참나물, 아욱, 표고버섯, 얼갈이, 근대 등 엽채류를 공급받고 있다. 쌀은 전체 친환경 쌀로 양평청운농협, 양평지방관리공사, 용인원삼농협에서 300톤씩, 900톤을 계약해서 들어온다. 김치는 G마크, HACCP 시설을 갖춘 곳에서 공급받고 있고 업체실사를 통해 3곳을 선정하고, 가격협상을 거쳐 각 학교에서 결정한다. 수산물도 업체 평가 후 3곳을 선정해서 선택한다. 실무위원회에서 업체선정 및 심사 작업을 한다. 가공식품은 농협중앙회 중앙급식사업단에서 공급받고 있다.

▲성남센터에서 진행하는 사업에는 어떤 것들이 있나.
= 센터는 주로 집하와 배송작업을 하기 때문에 견학내지는 교육 사업은 하지 않는다. 안전성 문제와 관련 영양(교)사와 직원이 한 달에 업체 두 곳에 대한 현장점검을 진행한다. 또한 학생들이 농촌 현실을 모르다보니 어떻게 농산물이 생산되고 수확되는지 알려주고자 학생들을 대상으로 모내기·벼 베기 체험을 운영한다. 영양(교)사를 대상으로 떡 만들기, 간식 만들기 등 연수를 진행하기도 한다. 체험행사는 센터에서 2~3,000만 원 가량의 예산을 지원하는데, 수익사업이 아닌 학생들에게 학교급식의 중요성을 알려주는 사업으로 의미가 있다. 시에서 지원도 많고, 학부모의 교육열도 뜨거워 참여율도 높다. 올해는 순창 전통장 만들기 체험을 진행했는데 호응도 좋았다.

▲ 성남시의 로컬푸드는 어느 정도 활성화 되어있는지 궁금하다.
= 많지는 않지만 친환경 농가도 있고, 관행 농가도 있다. 전체적으로 30농가 정도 있는데 이중 친환경 학교급식에 적극 동참하는 농가가 7곳이 있다. 이 농가들이 특화하여 계약재배로 생산하고 있다. 학교급식에 참여하고, 가락공판장에 팔기도 하는데 이행률은 높다. 오히려 규모가 적다보니 거의 100% 이행률을 보인다. 경기도친환경농업인연합회만큼 전문적이지는 못하지만 시에서 지역경제 활성화 및 농민생업 보호를 위한 지원을 하고 있어 시의 정책을 따라올 수밖에 없다. 많은 양은 아니어도 지역에서 생산한 로컬푸드를 공급하는 것은 긍정적이라고 생각한다. 

▲ 학교급식에서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것은 무엇인가?
= 중요한 것, 그리고 어려운 것은 바로 ‘안전’이다. 열 번, 백 번을 잘해도 한 번을 잘못하면 큰 문제가 발생하는 것이 학교급식이다. 클레임이 발생할 경우, 안성센터-성남센터-가락공판장 세 곳이 협업을 통해 대응하고 있다. 친환경 재료가 우선이지만 확보가 어려울 경우에는 일반으로 대체할 수밖에 없는 경우도 있다. 물론 일반 식재료도 수차례의 검사를 거쳐 안전이 확보된 물품이다. 세 업체가 SNS로 매일매일 상황을 점검하고, 수시로 공유하고 있다.
뻔한 이야기지만 가장 중요한 것은 안전하고 우수한 식재료를 학교급식에 공급하는 것이다. 이것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은 지원센터의 핵심이다.

▲식재료를 공급하는데 있어서 어려운 점은 무엇인가.
= 공급 자체보다는 급식 주체간 서로의 이해가 부족하다는 점이 가장 어렵다. 안전성 확보를 위해 서로 노력하고 있지만 클레임이 발생하면 조심스럽다. 다만 상품 품위와 관련, 이해가 부족하다. 친환경 농산물의 품위를 일반 농산물의 잣대로 비교해서는 안된다. 얼마 전 친환경으로 재배된 표고버섯을 중국의 크고 잘생긴 것과 비교해 품위가 떨어진다며 문제를 제기하기도 했다. 올해처럼 기후가 좋지 못해 농산물 생산이 어려운 경우, 현장의 상황은 모른 채 예전 최상위 농산물의 품위를 기준으로 좋지 못한 물건을 보냈다고 말하기도 한다. 센터가 영양(교)사 교육을 할 수 있는 기관도 아니고 이런 경우는 센터도 어렵다. 실무위원회에 농민이 직접 찾아와 설명을 해서 논란이 해소됐다. 1년에 두 번 영양(교)사와 함께 현지 방문을 통해 관계개선과 소통을 위한 자리를 마련한다. 
 
판교 IC를 지나 성남시에 들어서자 노란색 플래카드가 눈에 띄었다. ‘무상교복제공’을 요구하는 내용이 담겨있었다. 모 지자체는 학생들을 위한 무상급식을 요구했다는 이유로 실형을 선고받은 교사가 있는 상황에, 이건 너무 딴 세상의 이야기 같다. 신도시 이미지가 강해 과연 농가가 있을까 궁금해 했지만 시의 지원으로 친환경 농가가 생산한 건강하고 신선한 로컬푸드를 학교급식에 공급하고 있다는 이야기도 듣게 됐다. 시민 복지, 학생 복지에 그 어느 지자체보다 앞선 걸음을 내딛고 있는 성남시. “올해만 학교급식 학생수가 2,000명 넘게 줄었다”며 저출산, 핵가족 문제가 심각하다는 황 센터장은 “그래서 학교급식이 더 중요하고, 그러기에 보다 안전하고 건강한 식재료가 공급되어야 한다”고 강조한다. 점심 한 끼가 아닌 ‘더불어 함께 살아가는 삶’을 가르치는 교육 급식의 취지가 오롯이 담겨있는 성남시의 급식이다.

▲ 2014년부터 본격적으로 학교급식지원 업무를 시작한 성남센터는 안전하고 건강한 학교급식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 사진은 성남센터의 소분류장(좌)과 센터내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