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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은진칼럼]명절선물세트 뜯어보기김은진 원광대학교 법학전문대학원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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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은진 원광대학교 법학전문대학원 교수  |  mfood119@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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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7.10.02  07:43: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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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은진 원광대학교 법학전문대학원 교수
명절이 되면 종종 신문이나 방송에서 명절선물의 변천을 이야기 한다. 명절선물이 60년대부터 점점 늘어났다는 걸 보면 1962년 시작된 제1차 경제개발5개년계획과 그것을 가능하게 하기 위한 이농정책이 명절 귀성객을 만들고 그 명절 귀성객들 손에 쥐어지는 것들이 바로 이 명절 선물이란 생각을 한다.

소금으로 이를 닦던 시절에 명절선물로 치약과 비누가 인기를 끌고, 그것에 익숙해질 즈음에 샴푸와 린스로 명절선물이 바뀐다. 어느새 우리는 치약이 없으면 이를 못닦고, 샴푸가 없으면 머리를 못 감는다. 기업은 명절선물로 그렇게 우리를 길들여왔다. 이것은 먹거리에서도 예외가 아니다. 조청을 먹던 문화였던 우리에게 어느새 설탕이 명절선물로 들어온다. 당시에는 손님이 오시면 귀한 설탕으로 설탕물을 만들어 대접하곤 했다. 그렇게 설탕에 길들여진 후 명절선물은 커피와 프림으로 바뀌었다. 그때 이후 커피는 여전히 성업 중이다. 2014년 통계를 보면 우리나라가 1인당 커피 소비량이 세계 1위라는 것을 보면 말이다.

명절선물은 이렇게 우리에게 내돈 주고 사기에는 아깝고 익숙지 않은 것을 익숙하게 만들고, 더 나아가 직접 그것을 내돈 주고 사게 만들 때까지 계속된다. 이런 명절선물 중 최근 몇 년 사이에 늘어난 연어통조림이야기를 해보자.

연어통조림을 이야기하기 전에 이해를 돕기 위해 참치통조림 이야기를 먼저 해야겠다. 1970년, 참치에서 수은이 허용치 이상이 나온다는 발표가 난 후, 그동안 일본 등지에 수출을 해오던 참치원양어업은 비상이 걸렸다. 참치뿐만이 아니었다. 수은 등의 중금속 오염의 문제에서 환경호르몬문제에 이르기까지 해양생태계의 오염은 생각보다 심각했다. 해양생태계 먹이사슬의 제일 윗자리를 차지하는 것은 참치만이 아니라 상어, 고래도 있다. 실제 상어고기가 제사상에 올라가는 지역에서 몸 속에 수은함량이 높았다는 환경부의 연구결과도 있었으니 말이다.

이미 1940년대 이후 서서히 문제가 되기 시작한 선진국 등에서의 폐기물 매립이 토양오염의 문제를 일으키자 토양오염을 규제하기 시작했다. 매립이 불가능해진 기업들이 그 폐기물을 바다에 버리기 시작했기 때문에 해양오염은 나날이 심각해질 수밖에 없었다. 결국 1972년 폐기물을 바다에 버리는 것은 금지하는 국제협약이 체결되었다. 그러나 참치수요는 좀처럼 늘어나지 않았고 남아돌기 시작했다. 참치를 수출해서 외화를 벌어들이던 효자(?)기업들은 어떤 선택을 했을까?

남아도는 참치는 내수시장으로 돌렸다. 그러나 참치에 익숙지 않은 상황에서 내수시장이 곧장 활성화될 리 만무하다. 1980년대로 들어서자 참치업계는 참치통조림을 만들었다. 그리고 이 참치통조림이 어느새 명절선물의 인기품목으로 떠올랐다. 그리고 채 20년도 되지 않아 우리는 참치 없으면 못사는 세상에 살게 되었다. 참치통조림이 일상화되고 그야말로 밥상에서 뗄려야 뗄 수 없는 품목이 되었다. 그리고 참치회집이 성황을 이루기 시작했다.

2014년, 우리나라는 갑자기 연어광고를 시작했다. 그전까지 연어는 가정에서 흔히 먹을 수 있는 물고기는 아니었다. 그러나 광고가 시작된 후 어느새 참치통조림에 이어 연어통조림이 명절선물 목록에 오르기 시작했다.

연어통조림은 왜 문제가 될까? 1990년대 유전자조작연어 특허를 낸 미국기업이 있다. 그 기업은 오랜 동안 상품화를 시도했으나 뜻을 이루지 못했다. 특허가 끝나갈 즈음 마음이 급해진 기업은 2010년이 지나면서 양식을 위한 엄청난 로비를 시작했고 마침내 2015년 미국에서, 2016년 캐나다에서 유전자조작연어의 양식과 식품으로의 이용에 대한 승인을 받았다.

그리고 2017년 올해 7월 첫 유전자조작연어가 팔렸다. 5년 전이라면 미국이나 캐나다에서 유전자조작연어가 나오거나 말거나 걱정을 안할 수도 있었다. 원래 우리가 먹던 것이 아니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지금은? 우리는 명절선물을 통해 서서히 연어에 길들어져가고 있다. 몇 년 내에 연어 없으면 못사는 세상이 될지도 모른다. 참치가 그러했듯이 말이다.

명절선물이 아름다운 문화인지도 모르겠지만 확실한 건 기업은 명절선물 팔아서 돈벌고 그 상품에 길들여지게 해서 일상적으로 팔아서 돈번다. 그리고 그 과정에서 우리는 예측할 수 없는 위험에 던져지고 있다는 사실을 이번 명절에는 모두 함께 생각해 봤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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