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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량칼럼]일본 수산물 “WTO 패소”에서 풀리지 않는 의문지면 88호 14면 오피니언[식량칼럼]
장경호 농업농민정책연구소 녀름 소장/건국대 경영경제학부 겸임교수
장경호 농업농민정책연구소 녀름 소장  |  mfood119@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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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7.10.30  15:54: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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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장경호 농업농민정책연구소 녀름 소장/건국대 경영경제학부 겸임교수
일본 수산물 수입을 금지하는 우리나라의 조치에 대해 최근 세계무역기구(WTO) 분쟁조정 패널이 사실상 패소에 가까운 판결을 내린 것으로 알려지고 있어 파문이 일고 있다.

지난 2011년 3월 ‘최악의 원전사고’로 평가받는 후쿠시마 원전사고가 발생했다. 사흘 후 우리나라는 방사능 오염이 우려되는 후쿠시마 인근 8개 현에서 생산되는 수산물 약 50개 품목에 대해 수입을 금지하는 ‘임시특별조치’를 취했다. 하지만 당시 시민사회는 원산지 확인의 어려움과 50개 품목에 국한된 문제 등을 거론하며 모든 일본산 수산물 수입금지를 요구했다.

결국 2013년 9월 정부는 임시특별조치를 확대해 일본 전역은 아니지만 후쿠시마 인근 8개 현에서 생산되는 모든 수산물의 수입을 금지하는 일반적인 수입금지 조치를 취했다. 그런데 잠정적인 수입금지를 일반적인 수입금지로 전환하기 위해서는 세계무역기구의 수입위생검역협정(WTO/SPS)에 따라 과학적으로 타당한 근거를 제시해야 했고, 그 근거를 뒷받침할 수 있는 조사 및 연구 결과도 마련해야 했다.

하지만 2013년 9월 당시 정부는 과학적으로 타당한 근거를 공개하지 않았고, 2014년 9월에야 겨우 민간 중심의 전문가위원회를 구성하고, 일본 현지 조사를 비롯하여 과학적 타당성을 검토하겠다는 입장을 밝혀 그 속내에 대한 의문을 자아내도록 만들었다. 왜냐하면 비슷한 시기에 당시 여당인 새누리당 고위 관계자가 “일본산 수산물 수입금지 해제를 검토하고 있다”는 발언이 언론에 보도되기도 했고, 일본 정부도 수입금지 해제를 계속해서 한국 정부에 요구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전문가위원회 구성 및 과학적 타당성 검토가 일본산 수산물 수입금지를 해제하기 위한 절차라는 의혹을 받기도 했다.

그 이후 2015년 5월 일본이 WTO에 정식으로 제소를 했고, 그 이후 WTO 분쟁조정 패널이 구성되어 심의한 결과가 최근 한국과 일본 정부에 각각 통보됐다. 자세한 내용은 알려지지 않았지만 사실상 한국이 패소한 것으로 알려졌고, 이에 대해 최근 정부가 상소 여부를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2011년 후쿠시마 원전 사고 이후 48개국이 수입을 금지하는 조치를 취했고, 현재 24개국이 수입금지 조치를 유지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그 가운데 러시아, 중국, 대만 등은 한국 보다 더욱 강력한 수입금지 조치를 유지하고 있지만 한국의 경우처럼 WTO에 제소를 당한 사례는 없는 것으로 파악되고 있어서 여러 가지 의혹이 제기되고 있다.

특히, 한국 정부가 패소한 주요 이유로 수입금지 조치를 뒷받침하는 과학적 근거를 제대로 제시하지 않았다는 의혹이 강하게 제기되고 있다. 지난 2014년 전문가위원회 구성 및 현지 조사 등을 했다고 정부가 발표했으나 실제로 전문가위원회의 조사결과 및 과학적 타당성 근거 등을 담은 보고서를 정부가 공개한 적이 한 번도 없기 때문이다. 일각에서는 아예 조사 자체가 부실하게 이루어졌거나 형식적인 조사만 했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일본의 논리와 근거에 비해 한국의 대응 논리와 과학적 근거가 부실해서 패소를 초래한 것이 아니냐는 것이다.

이와 같은 합리적 의심은 박근혜 정부가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TPP) 가입을 강력하게 추진했다는 점에서 비롯된다. TPP에 가입하려면 일본의 동의를 얻는 것이 필수적이었기 때문에 일본산 수산물 수입금지 문제에 대해 부실하게 대응했거나 혹은 사실상 방치한 것이 아니냐는 것이다. 이러한 합리적 의심은 당시 정권의 핵심부가 최종 결정을 내렸지만 그것을 앞장서서 시행한 것은 통상관료들이라는 점에서 국정농단 세력과 통상관료들의 합작품이라는 추론으로 이어진다. 결국 이 문제도 통상 분야 적폐라는 것이다. 그래서 이번 기회에 통상 적폐를 제대로 청산하려면 이 사안에 대한 정부의 부실대응 전반에 대한 철저한 조사와 책임자 문책이 있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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