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장성자 식량닷컴 급식정보센터장

내게는 손녀가 있다. 지난해 봄에 태어나 언제나 나를 기대하게 하고, 설레게 하고, 때로 섭섭하게 하는. 그 아이가 처음 말이란 걸 하고 엄마, 아빠를 부르기 시작한 후 얼마 안 돼 사용한 언어가 ‘뭐지’ 와 ‘뭐야’ 이다. 사실 ‘뭐지’와 ‘뭐야’는 궁금함에서 비롯되었지만 그 뜻은 큰 차이가 있다. 이 아이는 그 뜻을 명확히 알고 사용하는 것일까?

식량닷컴에서의 근간 활동 중 나는 김규태 대표와 함께 7일~8일 이틀동안 농진청 주관 LMO유채 유입 잔류조사에 참여했다. 민간차원의 참여로 몇몇 기관과 LMO유채종자가 식재 된 경기지역 실사가 진행됐다. 그 과정에서 해당 LMO유채종자를 식재한 당사자들도 만나고 잔류하고 있는 개체를 뽑아서 현장테스트를 하는 것도 지켜보았다. 이 활동에 참여한 사람들은 대수롭지 않다는 반응과 귀찮다는 반응이었다. 내가 가장 염려되는 반응이 대수롭지 않게 생각하는 태도였다. 대다수가 경관용 파종이었지만 수원의 한 농가는 밭에 파종하여 수확을 목적으로 한 파종으로 판단되기도 했다.

부천생태원은 경관용 파종이었고 개체는 발견되지 않았다. 하지만 사람들이 유채 밭 사이를 걷도록 조성되어 있어 혹 발아되지 않은 씨앗이 신발에 묻어 이동할 여지가 있었다. 그날 실사한 모든 파종지에 수 차례 제초제를 살포했다고 한다. 하지만 LMO유채종자는 근삼이라는 제초제 저항성을 가지고 있다는 정보가 있다. 영흥도에는 포구를 따라가는 도로를 조성하고 100m 길이의 인도 옆 폭 1m미만 경관조경지에 유채종자가 뿌려졌다. 그 아래로 폭 2m 이상의 비탈이 있다. 그 경관조경지와 비탈의 경계에서 가장 많은 유채를 뽑아냈고 바로 성분 분석하여 LMO유채임이 확인됐다. 백여 명의 인원이 3회에 걸쳐 뽑기 작업을 했다고 한다. 그 난리를 겪고도 꿋꿋이 살아 있는 생명체가 왜 우리는 염려되는 걸까?

10일에는 김포시학교급식지원센터 수산물업체 실사에도 참여했다. 김포시학교급식지원센터는 2016년 수산물업체 신청을 받아 서류심사, 업체실사, 사업설명회 등을 거처 4개 업체를 관내 학교에 추천했다. 학교는 4개 업체를 한 달 동안씩 납품받아 사용하고 자체검토 후 그 중 1개 업체와 계약하여 수산물을 공급 받는다. 김포시학교급식지원센터는 해당 4개 업체를 연간 2회 이상 모니터링 한다. 사실 2010년 이후 수산물공급업체의 시설, 위생, 콜드체인시스템 등 많은 변화가 있었던 것은 사실이다.

하지만 이번 수산물업체 실사에서도 여지없이 “뭐야 이게~”란 말이 튀어나왔다. 청정구역 내 포충등 속 끈끈이 사진에서 보듯 기대를 저버린 실망에서 나오는 비난 ‘뭐야~’

궁금함과 비난은 큰 차이가 있다. 궁금함은 기대가 숨어 있다. 그 기대가 무너질 때 비난이 생긴다. 우리는 제발 기대가 비난이 되지 않길 바란다. 근사한 시설과 소독업체 계약서를 원하는 것이 아니다. 언제나 문제는 사소한 곳에서 발생한다. 아주 사소한 곳에서. 이번 주에도 우리아이는 금요일 퇴근하고 서둘러 손녀를 데리고 올 것이다. 20개월 된 내 손녀가 ‘뭐지’와 ‘뭐야’를 명확히 이해하는지 어떻게 알아볼까나?

▲ 11월 10일 김포시 관내 학교에 수산물을 공급하고 있는 수산물업체에 대한 모니터링이 진행됐다. S업체 청정구역 내 포충기 속에 언제 죽었는지 모를 벌레들의 시체가 말라붙어 있다.

▲ 해당 포충기 옆 점검일자 기록카드. 방충위탁업체의 확인서명이 2주 간격으로 점검한 날짜가 적혀 있다. 방충위탁업체의 점검이 단지 형식적으로 이루어 진 것은 아닌가 의문이 생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