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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행인 칼럼]우리 농업은 공익적인가지면 제90호 14면 <오피니언> (2017.12.4)
최재관 식량닷컴 발행인  |  mfood119@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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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7.12.05  13:44: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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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최재관
식량닷컴 발행인
2011년 농촌경제연구원의 연구에 따르면 농업의 공익적 가치는 166조원에 달한다. 우리도 스위스, 포르투갈, 헝가리, 그리스, 이탈리아처럼 농업의 가치를 헌법에 명시하고 국민적 합의를 기반으로 농업에 대한 지원을 확대하자는 헌법개정운동이 일어나고 있다. 모처럼 농업계가 한 목소리를 내고 있다.

그런데, ‘공익적 가치를 주장하는 우리 농업이 공익적인가?’ 하는 물음에 참담한 심정이 드는 것은 무엇 때문인가. 경쟁력 강화만을 외치며 달려온 지난 30년 동안 우리 농업의 공익적 기능은 심각하게 파괴됐다. 논의 담수기능은 16조원의 가치가 있다지만 그 물의 녹조로 오염됐다. 화학비료 사용량과 질소수지가 세계 1위를 달린다. 축산 자급률은 68%를 이룩했다지만 축산 사료 중 콩과 옥수수는 거의 99%가 수입산이고 GMO이다. 구제역과 조류독감이 상시적으로 발생하고 이를 막기 위해 항생제 백신이 통상적으로 사용되며, 넘치는 축분은 해양투기가 금지된 2012년 이후 축산 농가의 가장 큰 골칫거리가 되고 있다. 가축의 밀식사육으로 인한 살충제 계란 등 우리 축산은 어느덧 공해산업으로 인식되고 있다. 수입산 축산물은 건강을 해치지만 국내산 축산물은 환경도 해친다는 비난에 직면했다. 쌀은 100%를 자급했다지만 볏짚은 축산 조사료로 묶어내고 있어 유기물 없는 화학비료로 쌀이 생산되고 있다. 채소와 과수 등 생산성이 세계 최고라지만 농약사용량은 OECD 평균의 14.3배에 달한다. 

경쟁력 강화를 위해 달려온 오늘의 농업은 공익적 농업을 공해적 농업으로 만들었다. 경쟁력 중심 농정의 신화를 만들어온 학자와 정부와 농관련 기관의 책임 있는 반성은 듣지 못했다. 그들이 한 목소리로 공익적 가치를 말하고 있지만, 공해적 농업의 청산 없는 공익적 가치 주장은 그저 헛구호일 뿐이다. 농업 예산을 늘린다 한들 여전히 경쟁력 강화를 위해 달려가는 탐학한 무리들의 이기심일 뿐이다. 헌법 121조에 경자유전의 원칙이 있지만 헌법 속 좋은 말에 머무르듯 공익적 가치도 말만 번듯한 헌법의 문구로 남을 수 있다.

경쟁력에 길들여진 농민들의 혁신 없이 농업의 공익적 가치는 생기지 않는다. 농업의 혁신은 비료와 농약을 줄이고, 환경이 수용 가능한 수준으로 소와 돼지, 닭의 마리수를 줄이고 항생제와 백신을 줄이고 GMO 사료를 줄이고, 화석연료를 사용하는 비닐하우스를 줄이는 일이다. 공익적 농업을 위한 혁신은 농민에게는 제 쌀을 깎아 내는 고통을 의미한다. 국민들은 농민 소득 감소의 사회적 비용을 부담하는 일이다. 결코 모두에게 쉬운 일이 아니다. 농협이 공익적 가치라는 문구로 천 만 명의 서명을 받고 있다. 진실이 빠져있다면 천 만 명의 서명이 무슨 소용이 있는가. 우리는 진실을 말해야 한다. 부끄럽지만 우리농업의 현실을 그대로 드러내고 알려야한다. 경쟁력 농정의 신화를 청산해야한다. 그리고 농민이 혁신의 주체로 설 때 비로소 농업의 공익적 가치가 실현되는 진정한 헌법개정운동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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