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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운영진칼럼]학교급식이 교육활동이 되려면!92호 지면 15면 <오피니언> (2018.1.2)
정명옥 이사·안양서초 영양교사  |  mfood119@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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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8.01.03  22:05: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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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정명옥 이사·안양서초 영양교사
2017년 12월 26일자로 경기도 내 모든 학교에 2018년 경기교육 기본계획(이하 기본계획)이 시달되었다. 기본계획에 의하면 경기교육은 모든 학생이 잠재력을 계발하고 꿈을 실현할 수 있도록 공평한 학습사회를 만들어가겠다고 선언하고 있다. 이를 위해 단 한 명의 아이도 포기하지 않겠다, 더불어 살아가는 능력을 키우겠다, 교직원의 교육적 지위를 지키겠다, 학부모의 참여를 확대하고 교육비 부담을 덜겠다, 혁신교육으로 행복한 학교를 만들겠다, 평등하고 안전한 교육 여건을 마련하겠다, 마을교육공동체와 함께 학생의 성장을 돕겠다, 학교 현장을 지원하는 공감행정을 실천하겠다고 약속하고 있다. 총 27쪽으로 구성된 기본계획 문서에 학교급식과 관련한 정책은 단 열 세 줄이다. 그것도 건강한 교육환경 조성을 위한 정책 중 하나다. 교육이 아니라 교육환경 조성 즉 지원 활동인 것이다.

학교급식이 교육활동이 되려면 교육과정에 삽입되어야 한다. ‘건강한 교육환경 조성 정책’ 중에서 학생의 건강한 삶 보장을 위한 과제의 하나로 실천 중심의 건강교육을 수립했다. 이 과제의 세부사업에는 ‘교육과정 내 보건교육, 성교육 지원’으로 되어 있는데 학교급식도 이와 같이 교육과정 안으로 들어가 있어야 했다.

우리나라 학교교육은 초중등교육법 제43조에 규정 되어 있는 교과를 넘어서지 못하는 것 같다. 또한 교과를 기초로 구성한 교육과정에 의해 교육활동이 이루어지고 있다. 이 교육과정은 ‘법적 지위’를 갖는 것으로서 국가 교육과정, 광역단위 교육과정, 지역단위 교육과정, 단위학교 교육과정의 구조로 되어 있다. 그런데 학교급식(바꿔 말하면 영양교육, 식생활교육, 급식교육)은 교과가 아니기 때문에 일련의 교육과정(국가부터 단위학교까지)에 포함되어 있지 않다. 즉 학교급식을 담당하는 영양교사는 교사로서의 ‘교수권’을 가지고 있지 못한 것이 현실이다. 그러나 학교급식이 교육적 의미를 가지려면 반드시 교육과정 내에 구성되어 있어야 한다.

점심시간이 잠재적 교육과정의 장이므로, 많은, 의미 있는 배움이 일어나니 ‘학교급식은 교육이다’라고 주장하는 것은 사실, 억지논리 같다.
현재의 학교급식은 학생들이 학교에서 해주는 밥을 ‘받아’ 먹는 것이다. 이를 통해 허기진 배를 채우면 그만이다. 이것은 동물을 사육하는 것처럼 학생을 피급식자로 ‘대상화’ 할뿐 급식을 통한 교육의 효과를 기대하기는 어렵다.
음식은 자연과 인간을 이어주는 매개체로서 신체 건강뿐 아니라 마음의 흡족함도 채워주는 물질이다. 실제로 심리적으로 불안하거나 외로움을 느끼는 경우, 심한 스트레스 등에 시달리면 자신도 모르게 과식을 하게 되어 건강에 해를 입는 있는 것을 종종 볼 수 있다.

불교에서 ‘공양하다’라는 말이 있듯이 음식을 먹는 행위는 그 자체로 수련 과정이 되기도 한다. 이렇듯 식사 행위 안에는 ‘가르침과 배움’ 즉 신체적 성장과 정신적 성숙의 요소가 모두 담겨 있다.
인간이라면 단순히 배가 고파서 음식을 먹는 것을 넘어서 ‘문화행위’로서의 식행동을 익혀야 할 것이다. ‘무엇을 먹는 지를 알려주면 당신이 어떤 사람인지 알려줄 수 있다’고 설파한 것처럼 무엇을, 어떤 모습으로 먹는가에 따라 그 사람의 정체성과 인품 등이 드러나기 마련이다.

복잡한 현대사회를 원만히 살아가기 위해서는 기성의 낡은 인식의 틀과 가치관은 깨어지고 재구성 되어야 할 것이다. 그러나 먹을거리(자연)와 생명의 ‘숭고함’은 예나 지금이나 변할 수 없는 절대 가치다. 학교급식 등 급식이 이루어지는 모든 현장은 이것을 간과해서는 안 된다.  따라서 제도적으로 학교급식이 빠져있는 모든 ‘교육과정’은 반드시 수정돼야 한다. 한 끼의 밥을 먹는 것에는 대자연의 순환, 생명 현상의 원리, 인간 삶의 이치가 깃들어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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