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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영호 칼럼]사람 사는 마을을 꿈꾸며지면 92호 12면 <친환경> (2018.1.2.)
정영호 자주농업연구소 소장  |  mfood119@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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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8.01.05  16:39: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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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정영호 소장
자주농업연구소

요즘 무안군에서 뜨는 지역개발사업이 일명 읍면 중심지 활성화사업이다. 농림축산식품부와 무안군 주관으로 읍면소재지에 3년에서 5년에 걸쳐, 작게는 40억 원에서 많게는 300억 원에 이르는 대규모 지역개발사업을 추진 중이다.  노무현 정권에서 시작된 마을만들기 사업이 읍면소재지로 확대되고 있는 양상이다. 문제는 마을만들기 사업과정에서 발생한 문제인식이 전혀 평가·개선되지 않고 읍면으로 이동하고 있다는 점이다.

그동안 농림축산식품부와 해당 지자체가 추진한 마을만들기 사업의 가장 큰 문제는 마을만들기 사업이 사람보다 토목건축에 집중되었다는 점이다. 마을만들기 사업의 궁극적 목표는 사람이며 마을 안에서 사람사이에 상생과 협력에 기초한 관계질서의 확립과 강화이다. 그러나 대부분의 마을에서 사람사이에 관계질서 보다는 다목적회관으로 대표되는 토목건축 사업으로 일관됐다. 사업 후에는 오히려 주민들 간의 불협화음이 커지고 마을에는 관리가 안 되는 흉물만 남아다.

이러한 문제가 평가 없이 이제 읍면소재지 활성화사업으로 수평이동중이다. 무안군 몽탄면에 무안군이 면 중심지 활성화사업을 추진 중인데 예산 40억 원 중 20억 원으로 다목적회관을 건축할 예정이다. 현재 몽탄면에는 초등학교와 중학교에 실내체육관이 존재하고, 전혀 운영되지 못하는 체육공원과 몽탄역 앞 대규모 야외무대, 면사무소와 농협에 회의실이 잘 완비되어 있다. 복지회관도 모아작은도서관이 들어서기 전까지는 유령의 공간이나 다름이 없었다. 면소재지 상가의 50% 이상이 빈집이며 갈수록 소재지는 사람이 떠나고 황폐화되고 있다. 이런 소재지에 20억짜리 다목적회관을 지어놓는다고 과연 사람들이 모일까?

정부가 읍면 중심지 활성화사업을 추진하는 근거의 하나는 고령화로 농촌마을이 단순경로당으로 전락하면서 상대적으로 젊은 4,50대들의 요구를 수용하지 못하고 있는 점이다. 농촌사회의 4, 50대들의 교육 문화 복지라는 사회적 요구는 마을보다는 행정과 교육의 중심지인 읍면소재지를 중심으로 해결할 수밖에 없다. 교통수단의 발달과 변화된 환경은 마을을 자연부락에서 읍면소재지로 확장시키고 있다. 이는 모아작은도서관을 비롯해 다양한 농촌공동체 운동의 경험에서 실천적으로 입증되었다. 아이들의 교육문제를 공동으로 해결하는 과정에서 공동체성이 확립되며 자신들의 다양한 문화생활의 요구를 집단 동아리를 통해서 실현해 간다.

읍면 중심지 활성화사업은 응당 이러한 사회적 요구에 부응하여 사람들이에 상생과 협력에 기초한 관계질서회복을 중심으로 설계되어야 마땅하다. 수십억 원을 들여 체육공원과 야외무대를 짓는다고 사람들은 모이지 않는다. 이러한 대규모 시설보다 10여명의 사람들이 동아리를 구성해 노래나 사물놀이, 난타반 등의 취미동아리를 운영하는 것에 사람들은 관심이 많다. 또한 예산도 훨씬 효율적이다. 수십억 원의 예산을 들여서 지은 다목적회관으로 사람사이의 관계는 형성되지 않지만, 동아리운영에 지원되는 몇 백만 원이 안 되는 돈으로 사람사이의 훈훈한 관계가 형성되고 지역은 활기를 찾을 수 있다.

농촌지역의 교육문제 또한 마찬가지이다. 개별적으로 사교육을 통해 해결하는 방식보다 읍면을 중심으로 공동체를 만들면 효율적이다. 읍면을 중심으로 아이들의 복합쉼터를 조성하면 교육 여건이 개선되고 아이들이 행복해져 지역은 활기가 넘치게 된다.

창의력은 자율성에서 나온다. 한국의 관료사회가 답답하다는 것은 통제와 획일성을 통해 창의력이 나온다고 믿는데 있다. 예산운용의 틀을 정해놓고 주민을 들러리로 세워온 마을사업이 실패했듯이 읍면 중심지 활성화사업은 실패할 수밖에 없다. 마을을 만들어 가는 것은 정부와 공무원이 아니다. 주민들에게 마을을 만들 권한을 부여하는 것에서 중심지 활성화사업이 추진되어야 할 것이다. 촛불정부는 사람 사는 마을을 설계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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