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대순 포천시친환경농업인연합회 회장

지난 1월 4일 aT센터에서 농식품부 주최의 ‘지역 푸드플랜 구축지원 지역설명회’가 개최됐다. 이날 설명회에는 경기·강원·제주지역의 공무원, 영양(교)사, 농민, 학교급식지원센터 등 푸드플랜 관계자들이 대거 참석했다. 농식품부는 ‘지역 푸드플랜 구축 사업’을 문재인 정부 혁신 선도과제로 설정, 올해 8개의 선도 지자체를 선정해 지역 푸드플랜 계획수립을 위한 연구용역 및 교육과 거버넌스 운영비용을 집중 지원한다는 계획이다. 이와 관련 문재인 정부의 새로운 먹거리 정책에 대한 국민들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이러한 푸드플랜에 대한 관심은 올 6월 13일 개최되는 지방선거 과정에서 지역의 푸드플랜 관계자들과 지방선거 후보 간 정책협약으로 이어질 조짐을 보이면서 지방선거 이후 지역별로 다양한 푸드플랜이 수립될 것으로 보인다.
1980년 군 제대 후 고향인 포천시에서 38년 째 농사를 짓고 있는 포천시친환경농업인연합회 이대순(63) 회장도 지역 푸드플랜 사업에 깊은 관심을 갖고 있다. 그는 농식품부에서 실시 하려는 지역 푸드플랜 사업을 포천시에 적용할 경우 포천지역 친환경농업 발전에 커다란 역할을 할 것으로 믿고 있다.
벼농사, 포도농사에 이어 최근 밭농사로 품목을 전환하면서 경기도 학교급식에 참여해 오고 있는 이대순 포천친농연 회장을 만나 학교급식과 푸드플랜에 대한 이야기를 들었다. 인터뷰는 1월 10일 포천시 가산면의 한 카페에서 진행했다.
<김규태 기자>

◌ 친환경학교급식 계기로 포천지역 친환경농업 조직기반 구축

▲ 2017년 클린농업벨트기반구축사업으로 지난해 12월 준공한 물류창고(포천시 가산면 마전리)

- 제대로 된 판로가 없어 어렵게 친환경농업을 해 오던 포천지역 친환경농민들이 경기도 친환경학교급식을 계기로 한데 모일 수 있었다. 포천시친환경농업인연합회를 만들고 품목별 학교급식출하회도 만들었다. 포천친농연 이름으로 영농조합법인을 만들어 직접 친환경농산물을 유통할 수 있는 법적 요건도 갖췄다. 현재 포천지역 초등학교 학교급식에 친환경 쌀을 공급하고 있고, 경기도와 계약재배를 통해 친환경원예농산물을 출하하고 있다. 올해부터는 찹쌀 물량을 배정 받아 잡곡쌀출하회도 조직할 예정이다.

◌ 클린농업벨트기반구축사업으로 포천시 친환경농업 도약의 발판 마련

- 2017년 포천친농연의 가장 큰 사업은 클린농업벨트기반구축사업을 통해 구축한 친환경농산물 물류창고의 준공이다. 그동안 친환경농산물이 한데 모이는 장소가 없어 길거리를 전전했는데, 물류창고 준공으로 올해부터는 포천지역 친환경농민들이 생산한 모든 친환경농산물이 이 곳으로 모일 수 있게 됐다. 향후 물류창고는 학교급식 뿐만 아니라 생협, 한살림과 등과의 사업을 확대하는 명실상부한 포천지역의 친환경농업 거점이 될 것이다. 물류창고에는 사무실과 저온창고가 있으며, 가공품과 공동선별 작업도 고민하고 있다.

◌ 교육사업 확대로 친환경농민 역량 강화

- 2017년 포천친농연의 사업은 물류창고 준공과 교육사업으로 정리할 수 있다. 물류창고 준공을 통해 친환경농업 발전을 위한 거점을 마련하고, 회원들의 역량 강화를 위한 정책교육과 함께 친환경농산물에 대한 안전성 교육과 품목별 생산교육도 진행했다. 올해에도 교육사업을 보다 더 강화해 나갈 계획이다.

◌ 지역푸드플랜 수립으로 체계적인 친환경농업기반 구축할 것

- 농식품부에서 시작하고 있는 지역푸드플랜구축 사업을 큰 관심 갖고 지켜 보고 있다. 말로는 친환경농업이 중요하다고 하지만 아직 지역농정에서 친환경농업이 차지하는 비중은 크지 않다. 우선 농정부서 안에 친환경팀을 만들 수 있도록 노력하고, 6월 13일 지방선거 후보들과 푸드플랜 정책협약을 추진해 선거 후 친환경농업을 중심으로 한 포천지역 푸드플랜 정책이 실시될 수 있도록 적극적으로 활동할 계획이다.

◌ 군 제대 후 80년부터 농사

- 1980년 군대 제대 후 고향에서 벼농사를 물려 받아 농사를 해 오다 당시 포천시가 포도 주산지가 되면서 90년부터 포도농사를 시작했다. 포천시에서 처음으로 G마크 인증을 받고, 포도 연합사업단 회장을 맡아 농촌진흥청과 함께 탑푸르트 사업을 하면서 괌과 베트남 등에 수출도 하고 농업인 대상도 받았다.

◌ 2012년 친환경농업으로 전환

- 포도농사를 하면서 수출도 하고 농업인대상까지 받았지만 농사가 점점 힘들어졌다. 생산은 얼마든지 하겠는데 가격이 맞지 않아 판매가 어려웠다. 그래서 2012년 친환경으로 전환했다. 2,500평 모두 무농약 인증을 받아 포도를 생산했지만 판로가 없었다. 이때 포천시를 통해 경기도친환경농산물유통센터로 친환경 포도 일부를 납품하면서 경기도 친환경학교급식 사업에 참여하는 계기가 마련됐다.

◌ 2014년 포천친농연 창립

- 경기도친환경농산물유통센터에 친환경 포도를 납품하면서 경기친농연을 알게됐고, 2014년 11월 21일 포천시친환경농업인연합회를 창립, 2015년 3월 24일 발대식을 갖고 경기도 친환경학교급식에 본격적으로 합류했다. 이를 위해 친농연 회원을 중심으로 학교급식 출하회를 만들고, 포천시 관내 학교에 친환경 쌀을 공급하기 위해 포천친농연 영농조합법인도 만들었다. 친환경농업인이면 누구나 포천친농연에 가입할 수 있으며, 경기도 친환경학교급식에 참여하려면 반드시 포천친농연에 가입해야 한다. 포천친농연 회원이어야만 품목별 출화회에 가입할 수 있기 때문이다.

◌ 2016년 학교급식 품목 중심 밭농사 전환

- 포천친농연 창립 1년 후인 2016년 포도농사를 폐원하고 밭농사로 전환했다. 포도밭 이었던 2,500편 외 2,000평의 땅을 더 얻어 총 4,500평의 밭농사를 시작했다. 감자, 콩, 고추, 단호박, 마늘, 양파 등 학교급식 계약재배 품목을 무농약 인증으로 생산하고 있다.

◌ 올해 4년 째...2선 후퇴 후 후배들 지원할 것

- 올 연말이면 포천친농연 회장 4년이 끝난다. 후배들에게 친농연 운영을 넘겨주고 지역푸드플랜과 생협, 한살림 등과의 유통체계를 만드는 일에 집중하면서 후배들을 지원하고 싶다. 개인적으로 안정적인 농사 계획도 하고, 회원들이 생산한 농산물 가공사업도 추진하고 싶다. 판매처가 있어야 생산과 가공이 가능한 일이지만, 이 모든 일이 건강한 생산자가 없으면 모두 불가능한 일이다. 후배들이 포천시친환경농업인연합회를 안정적으로 운영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리더가 되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