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고등학교까지 무상급식 확대, 회원들의 소득증대에 기여하고 싶다
친환경 인증 면적을 늘려 학교급식으로 백미 출하도 추가 원해
<인터뷰-김용구 경기도친환경농업인연합회 수도작분과위원장>

▲ 김용구 경기도친환경농업인연합회 수도작분과위원장

소탈한 김용구 분과위원장을 만나다
파주하면 떠오르는 게 많다. 파주는 가볼 만한 곳, 맛난 먹을거리도 많지만 분단의 아픔을 마주하고 있는 곳이란 선입견을 갖게 된다. 그런 곳으로 김용구 분과장을 만나기 위해 나섰다. 마침 봄바람이 살랑살랑 불어와서 차문을 열고 달리고 달렸다. 볼을 간질이는 봄바람과 차창 밖에는 봄이 올 듯 말 듯한 풍경들이 파주로 가는 내내 설레게 한다.

약속 장소에 도착하니 논들과 밭들 그리고 정겨운 시골 마을의 풍경도 눈에 들어온다. 엊그제 300명 가량 참석한 정월대보름 행사를 마쳤다는 김용구 위원장의 밭에는 달집태우기의 흔적들이 고스란히 남아 있었다.

2018년 3월부터 수도작분과위원장의 임기가 시작됐다. “김동섭 前회장님이 워낙 일을 잘 하셔서 별로 할 일이 없을 것 같다”고 겸손하게 말을 시작한다. 올해 60세로 슬하에 딸 3, 아들 1의 다복한 4남매를 두셨다.
고향은 이곳 파주다. 아버님께서 소꼴을 베러 가다 지뢰를 밟아 다리를 못 쓰게 되자 가업을 이어서 24살 때부터 농사를 짓기 시작한 게 지금까지 이어지게 되었다. 처음에는 관행농법으로 농사를 짓다가 파주시친환경농업인연합회 김상기 회장이 귀촌을 권유하면서 인연이 되어 친환경인증을 받게 됐다고 한다. 2007년에 인증을 받아 논농사로 유기농 7,000평, 무농약 3,000평을 짓고, 밭은 1만 2,000평에 양파, 당근, 감자 농사를, 과수로는 배 1,000평을 무농약으로 재배하고 있다.

▲ 김용구 위원장이 밭에 퇴비 살포 작업을 하고 있다. 김 위원장은 인근 친환경 농장에서 계분을 받아 놓았다가 1년 이상 숙성한 후 밭에 뿌린다고 한다.

농사를 지으면서 힘든 점
관행으로 농사를 짓는 것과 비교하면 친환경으로 농사짓는 것은 일단 풀, 벌레와의 싸움이 가장 힘들다. 예전에 감자를 2만평을 심었다. 당시 수해가 왔을 때 완전히 적자가 나면서 4년 이상을 빚 때문에 고생도 해봤고 또 판로가 없으면 그또한 힘들다. 이제 그나마 학교급식을 하면서 판로는 어느 정도 보장이 되니까 다행이라고 한다.

또 주변 농가의 인식부족으로 농약 살포한 것이 날아 올까봐 걱정도 많이 된다 하니 친환경 농법은 그리 녹녹치 않은 농사인 것이 확실하다. 시골 정서 자체가 관행농법에 익숙하다보니 노인 분들은 친환경 인증을 받았다가도 포기하는 분들이 많아 안타깝다.

농약을 쓸 수 없으니 인력을 사거나 아니면 상주 직원을 둬야 해서 인건비도 만만치 않아 어려움이 크다. 김매기를 안 해주면 소득이 많이 줄기 때문에 이런 고충도 많다. 관행농법과 비교해 생산량도 적다. 관행 농법이 평당 2.5kg 소출이 된다면 무농약은 1.8~1.7kg 정도 생산한다.

수도작분과 현황 및 회원들
김용구 위원장은 2018년 3월부터 임기가 시작되어서 아직은 잘 모르겠지만 여러가지 꿈과 포부가 있다고 말했다. 파주, 김포, 여주, 이천, 양평, 가평, 안성, 연천 그리고 올 해 새로 들어온 포천, 양주 이렇게 10개 출하회가 있다. 경기도에 학교급식으로 잡곡(찹쌀, 보리, 흑미, 현미)을 출하하면서 소득증대도 되고 또 아이들에게 친환경으로 건강한 먹을거리를 제공한다는 자부심이 대단하다고 한다.

▲ 비닐이 씌워져 있는 양파 밭. 김 위원장의 양파 재배 면적은 3,000평인데, 파주 지역은 날씨가 춥기 때문에 비닐을 씌워 놓는다고 한다. 비닐하우스 안에는 파란 양파 싹들이 나와 있다.

친환경 농법의 종류
친환경 농법은 미강 농법이나 오리 농법도 있으나 대부분 우렁이 농법으로 농사를 짓고 있다. 우렁이 농법은 예를 들면 논이 300평이면 우렁이를 약 7kg 정도 논에 투입한다. 모내기 1주일 전에서 10일 사이에 투입을 하면 우렁이가 풀을 갉아 먹는다. 또 오리 농법은 오리가 풀이나 벌레를 잡아먹는다. 미강 농법은 쌀겨를 논에 투입하여 짓는 농사법이다. 그런데 미강 농법은 기계 등 장비가 투입되어야 하니 힘든 점이 많다. 종류가 여러가지 있지만 김용구 분과위원장은 올 해 1필지 정도 시험 삼아 미강 농법을 시도해 보려고 한다.

앞으로 해 보고 싶은 점과 목표
김 위원장은 “학교급식으로 경기도 전체에 중·고등학교까지 무상급식을 확대해 회원들의 소득증대에 기여하고 싶고, 수도작을 하는 농가의 친환경 인증 면적을 늘려 학교급식으로 백미 출하도 하고싶다”고 밝혔다. 이어 “경기도친환경농업인연합회 차원에서 급식 인구의 저변 확대가 되길 바란다. 학교급식에 납품을 하면서 소득이 보장되니 힘들지만 해볼 만하다. 친환경 농가들을 더 늘리고 싶다. 무엇보다 모든 국민이 건강한 먹을거리를 먹으면서 살게 해주고 싶다”는 소망을 전했다.

▲ 친환경 인증을 받은 1,000평 면적의 무농약 배 과수원. 맡은 직책이 많다 보니 아직 전지를 못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