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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영호칼럼]잘 놀아야 공동체가 회복된다지면 94호 12면 <식량종합>(2018.3.19)
정영호 자주농업연구소 소장  |  mfood119@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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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8.03.20  14:15: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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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정영호 자주농업연구소 소장
지난 3월 2일 정월대보름을 맞아 모아작은도서관 주관으로 무안군 몽탄면 체육공원에서 달맞이 행사를 진행했다. 몽탄면 초·중등학생들과 학부모 및 모아작은도서관 소속 난타반이 함께 참여했다. 또한 몽탄면 의용소방대와 지역주민 등 100여명이 모여 함께 떡국을 먹고 쥐불놀이와 불깡통 돌리기 및 축하문예공연을 진행했다. 모아작은도서관이 만들어지면서 시작한 도서관 연례행사중 하나다. 해를 거듭할수록 보다 잘 놀기 위해 고민 중이다. 또한 잘 놀아서 모아작은도서관 공동체가 더욱 활성화되고 있다. 그런데 행사를 구경 온 누군가 그랬다고 한다. ‘숫자가 너무 작아 행사가 되겠냐?’고...

사람들은 대규모 동원 지방축제 즉 ‘show’에 너무도 익숙해 있다. 함께 잘 놀고 못 놀고를 떠나 참여인원으로 축제와 행사 성공여부를 따지려 한다. 이러다 보니 지자체가 추진하는 대규모 축제에 참여해 구경만 했을 뿐 한 번도 ‘재밌다’는 생각을 못했다.

논다는 것을 사람들은 어떻게 받아들일까? 과거 조상들은 농경사회에서 대보름 행사를 비롯해 절기에 맞춘 다양한 마을공동체놀이를 즐겼다. 산업사회에 진입하면서 점차 함께 논다는 것이 사라지고 놀이는 참여 개념보다는 눈으로만 즐기는 show(일명 축제)로 바뀌거나 유흥으로 변질되어갔다. 함께 노는 것이 아니라 혼자서 은밀하게 즐기는 것이다. 혼자서 은밀히 즐기다보니 당연히 공동체는 필요없게 되고 개인이기주의가 판을 치게 되었다. 학부모들은 아이들이 노는 것을 지켜보지 못하고 아내와 남편은 서로 놀이를 불신한다. 이웃과는 함께 놀지 않는다. 이웃과는 시기하고 질투하며 살아간다. 우리는 공동체 파괴와 함께 놀이문화를 잃어버린 것이다. 대보름 행사에 참여한 대부분 지역사람들은 도서관 사람들처럼 강강수월래나 불깡통 돌리기로 놀지 않고 구경만하다 갔다.

중앙정부 및 지자체 차원에서 마을과 공동체회복의 이름을 붙여 다양한 사업들이 진행되고 있다. 일명 마을만들기 내지 마을공동체 사업이다. 지역개발사업으로 한마을에 작게는 몇 억원과 많게는 수십억, 백억 단위로 지원되기도 했다. 그런데 불행히도 투자대비 공동체 회복이나 좋은 마을은 만들어지지 못하고 있다. 지원된 대부분 마을이 마을사업에서 공동체가 회복되기 보다는 마을주민사이에 불신이 커지거나 갈등이 깊어졌다. 엄청난 정부지원금은 대부분 건축 토목 업자와 컨설팅 업자의 몫이 되었고 마을주민들은 들러리로 남았다. 당초 마을과 공동체에 대한 기본적인 이해가 전제되지 못한 필연적 결과라 본다. 마을에 회관을 새로 짓고 가로수를 심으며 앞길을 정비해도 마을공동체는 회복되지 않는다. 함께 놀지 못하기 때문이다.

지방선거가 100일도 남지 않았다.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지역개발보다 공동체 회복이 우선이라고 본다. 지난 20여년 지방자치 역사에서 지역개발은 언제나 정책 공약의 최우선 순위였다. 또한 지금도 대부분 후보자들이 지역개발을 1순위로 말하고 있다. 지역개발은 외형을 바꾸는 것에서 시작하는 것이 아니고 사람들 사이의 관계를 회복하는 것에서 시작해야 한다. 그러려면 함께 잘 놀아야 한다. 학생들이 함께 잘 놀면 창의력이 만들어진다. 가족이 함께 잘 놀면 가정이 화목해진다. 주민들이 함께 잘 놀면 마을에 생기가 돌고 행복해진다. 행복한 마을에는 사람들이 찾아든다. 그러려면 함께 모여 머리를 맞대고 우리가 어떻게 하면 함께 잘 놀 수 있는지 뜻을 모으는 일부터 시작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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