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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경호칼럼]남북 농업협력의 큰 그림을 그리자지면 94호 14면 <오피니언>(2018.3.19)
장경호 농업농민정책연구소 녀름 소장  |  mfood119@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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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8.03.20  14:21: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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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장경호 소장
농업농민정책연구소 녀름
건국대 경영경제학부 겸임교수
가히 상전벽해와 같은 변화다. 불과 3개월 전만 해도 감히 상상하기조차 어려웠던 남북정상회담과 북미정상회담이 눈앞으로 성큼 다가왔다. 4월 말 남북정상회담에 이어 5월 중 북미정상회담이 이어지면서 남북관계와 한반도 주변정세에 거대한 변화를 예고하고 있다.

비록 정부당국은 천재일우의 기회가 행여나 사라질까 조심하면서 신중에 신중을 거듭하는 언행으로 일관하고 있지만 상당수 전문가들은 남북관계와 한반도 평화의 급격한 진전이 이루어질 것이라는 전망에 더 무게감을 싣고 있다. 나아가 이러한 변화가 지난 10년 동안 완전히 중단되었던 남북경협과 농업협력을 비롯하여 정치, 경제, 사회, 문화 등 다방면에 걸쳐 남북교류협력이 다시금 재개될 것이라는 기대감도 높아지고 있다. 특히, 예전 남북교류협력의 경험을 갖고 있는 민간단체와 기업 등은 다양한 경로를 통해 대북접촉, 방북신청 등을 타진하고 있기도 하다.

하지만 아쉽게도 남북경협, 농업협력을 비롯하여 민간기업 및 민간단체가 기대하는 남북교류협력은 아무리 빨라도 북미정상회담 이후에나 가늠해 볼 수 있을 듯하다. 실제로 개성공단 기업들의 방북 신청을 통일부가 정상회담 이후로 미루고, 당초 3월말로 예정됐던 6.15 공동위원회 대표단의 방북도 연기됐다. 정부는 판문점에서 열리는 이번 남북정상회담의 의제를 정치군사적 분야에 집중하겠다고 밝혔다. 남북경협 및 농업협력을 비롯하여 경제, 사회, 문화 등 다방면의 교류협력에 관한 사안을 일단 남북정상회담 이후로 미루어두겠다는 것이다. 그리고는 5월 중으로 열리게 될 북미정상회담이 일정한 성과를 거둔 이후에야 상황을 봐서 남북교류협력을 진전시켜 나가겠다는 의도라고 해석할 수 있다. 특히, 남북경협과 농업협력 등은 대북제재와 연계된 사항이 많기 때문에 북미정상회담의 성과 여부에 따라 추진여부를 결정하는 것이 현실적이라고 정부가 판단했을 수 있다.

한시라도 빨리 농업협력을 위한 남북 만남을 바라는 입장에서는 아쉬움이 있을 수도 있는 부분이다. 그러나 북미정상회담이 기대만큼의 성과를 거두고 남북관계가 빠르게 진전되는 상황을 기대한다면 지금 바로 만나지 못하는 아쉬움을 농업협력의 더욱 큰 그림을 그리는 시간으로 알차게 보내는 것이 중요하다. 특히 북미정상회담이 기대만큼의 성과를 거둔다면 정치군사적 분야를 비롯하여 경제, 사회, 문화 등 남북교류협력의 진전 속도와 범위도 지금 우리가 상상하는 것 보다 훨씬 더 파격적으로 진행될 수도 있다. 남북교류협력을 위한 다양한 분야별 비상설 협의기구가 설치될 수도 있고, 나아가 남북 공동의 상설기구도 기대해 볼 수 있다. 물론 여기에는 농업분야의 비상설 협의기구 혹은 상설 공동기구도 포함시킬 수 있다.

어떤 형태이든 과거의 소규모 시범사업 성격의 농업협력 보다는 훨씬 더 진전된 협력방안이 나올 가능성이 높다. 예를 들면 개성공단 및 금강산관광을 비롯하여 남북 경협지구와 인근 지역의 농업협력을 상호보완적으로 연계하는 방식, 개성-해주-사리원을 잇는 서부권과 금강산-새포-원산을 잇는 동부권의 대규모 농업개발협력, 남북 식량교역 및 남북공동식량계획 등과 같은 민족공동의 식량주권을 위한 협력 등을 그려볼 수 있다. 정부가 구상하는 한반도 신경제지도가 남북 경제공동체를 지향한다면 그 속에는 당연히 농업공동체를 위한 농업협력의 담대한 구상도 포함시킬 수 있을 것이다.

따라서 남북 농업협력의 재개를 바라는 사람들이 지금 해야 할 일은 북미정상회담 이후에 재개되는 농업협력의 큰 그림을 그리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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