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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행인칼럼]한 알의 밀알지면 96호(2018. 04. 16)
최재관 발행인  |  mfood119@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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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8.04.16  17:39: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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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최재관 발행인
우리는 한해 400만톤의 밀을 소비한다. 밀을 쌀만큼 소비한다. 200만톤은 식용이고, 200만톤은 사료용이다. 대부분 수입에 의존하고 우리의 밀 생산은 4만톤이 못된다. 자급률이 1%도 채 안된다. 생산된 우리밀 4만톤 중에 팔지 못하는 것이 1만톤이나 된다. 1%도 안 되는 생산을 처리하지 못한다. 가까운 일본은 밀 자급률이 14%에 이른다. 도대체 무엇이 잘못 된 것일까?
 
수입밀에는 글리포세이트 제초제 성분이 가장 많이 검출된다. 제초제를 수확전 건조제로 사용하는 미국의 무식한 농법 때문에 그렇다. 2015년 식약처 조사에 따르면 수입밀 32점을 조사한 결과, 그중 30점이 쌀의 글리포세이트 기준을 초과한 것으로 나타나 충격을 주고 있다. 이런 수입밀을 계속 먹어도 되는 것일까?
 
2013년 군대 급식에 건빵, 자장면, 냉면 등 6개 품목 1,470톤 36억원의 군대급식 예산이 마련됐다. 그런데 군대급식 공급 6개월 만에 5억원 납품 후 중단되고 말았다. 기상악화로 생산이 급감하여 군대에 납품 약속을 지키지 못한 것이다. 식량은 안보라고 말하는 농민들은 할 말이 없다. 그리고 나머지 예산은 불용처리 됐고 군대급식은 이후 중단되고 말았다. 밀의 공공비축을 쌀 공공비축의 1/100이라도 시행했다면 이런 일은 없었을 것이다. 밀은 제2의 주식인데, 쌀 이외의 다른 곡물에 대한 식량자급은 포기한 정책의 결과가 아닐까?
 
지난 10일 전국우리밀생산자연합회가 출범했다. 우리밀생산자들의 자주적인 조직이 만들어진 것은 30년만의 일이다. 그리고 우리 밀의 공공비축제를 제도화하는 우리밀 육성법을 촉구했다. 2016년 1월 WTO의 정부조달협정 개정으로 공공급식을 위한 공공비축 수매가 가능해 졌다. 농해수위 설훈 위원장은 밀 자급률이 장기적으로 50%는 돼야 한다고 강조했고, 김현권 의원은 공공급식부터 우리밀로 바꾸어 나가자고 대안을 제시했다. 서울시도 내년부터 우리밀 학교급식을 적극 검토하기로 했다.

1984년까지 있던 밀 수매제도가 없어지고 우리밀은 급격하게 쇠퇴하여 그야말로 우리밀의 씨가 말랐다.
 
1989년 우리밀을 지켜야한다고 전국을 돌며 24kg의 밀 씨앗을 구해 파종한 사람이 고 백남기 농민이다. 이 땅에서 사라질 뻔한 밀을 다시 구해낸 것이다. 그리고 지난 2015년 경찰의 물대포에 돌아가시고 병원을 찾은 문재인 대통령과 생가를 찾은 김영록 前 장관에 의해 우리밀 육성법이 발의됐다.

백남기 농민은 살아서는 우리밀 씨앗을 뿌리고 죽어서는 우리밀 육성법을 통해 우리밀을 지키고자 한 것이 아닌가?
 
전국우리밀생산자연합회는 우리밀 육성법이 통과되어 공공비축이 실시되면 백남기 농민이 씨를 뿌린 보성 밀밭에서 막걸리를 마시며 대동춤을 추자고 했다. 그날이 기다려진다. '한 알의 밀알이 땅에 떨어져 죽지 아니하면 한 알 그대로 있고 죽으면 많은 열매를 맺는다'는 것이 백남기 농민을 두고 한 말이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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