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전정신과 실험정신으로 똘똘 뭉친 연천친농연을 이끌다
<인터뷰-김성철 연천친환경농업인연합회 회장>

순박한 모습을 지닌 연천 친환경농업인 연합회 김성철 회장
김성철 회장은 서울 태생으로 10년 전쯤 연천으로 귀농했다. 서울에서 기계 사업을 하다 하향 길을 걷게 되면서 ‘무엇을 하면 잘 할 수 있을까’ 고민하다 귀농을 선택하게 됐다. 물론 홀어머니를 모시고자 하는 게 귀농의 가장 큰 계기였다. 가족들은 처갓집 식구들이 살고 있는 호주로 이민을 갔고 김성철 회장은 낫질 한 번 안해 본 상태에서 귀농을 결심했다. 올해 63세이지만 흙에 묻혀 살아서 그런지 나이보다 더 젊고 순박해 보인다.

처음 농사를 선택할 때 많은 고민 없이 농사를 선택했다. 농사는 한 번도 안 해 본 것이니까 한 번 해보자고 도전했다. 귀농 전에 불광동 쪽에서 살았으니까 연천과의 거리가 가깝고 또 한 번도 안 해 본 일이라서 과감하게 선택을 하게 된다. 많은 지역 중에 연천을 선택한 이유는 연천은 농사 짓는 게 따뜻한 지역보다 낙후되어 있다 보니 오히려 안 좋은 곳에서 도전을 하자는 마음으로 선택을 하게 된다. 농사 지을 농지도 없는 상태에서 선뜻 귀농을 선택했으니 도전 정신이 있다.

농사를 시작하고서 처음 3년 동안은 힘이 들었었다. 집 한 채만 사서 농지도 없이 1년 동안 남의 집을 돌아다니면서 일을 배우고 도와줬다. 땅이 없어서 2년 동안은 땅을 마련했다. 물론 내 땅이 아닌 농어촌기반공사에서 임대로 땅을 빌려서 농지를 마련한 것이다. 임대로 땅을 빌리고 나서 제일 먼저 시작한 농사가 콩 농사였다. 현재는 율무를 5,000평 재배하고 있고 콩 4,000평, 양파 200평, 감자 1,500평 정도 임대를 얻어서 농사를 짓는 데 모든 농사를 혼자서 다한다. 율무와 콩, 양파, 감자는 친환경학교급식으로 판매를 하고 있다. 수도작은 5,000평 있지만 관행농법이다. 임대한 땅이 관행농법을 하는 논 사이사이에 섞여 있어서 친환경 인증을 받을 수가 없는 안타까운 현실이다. 방식은 친환경 방식으로 농사를 짓지만 말이다. 농사일을 하다 보니 가족과 떨어져 살아도 너무나 바빠서 외로움 같은 건 떨쳐 내기에 괜찮다 한다. 혼자서 농사를 짓다보니 잠자는 시간을 줄이게 되는데 6시간을 자고 그 많은 농사를 짓는데 숙달이 되다보니 괜찮다.

▲ 김성철 연천군친환경농업인연합회 회장

새로운 것에 도전하는 정신으로 똘똘 뭉쳐 산다
김성철 회장은 양파를 새로운 방식으로 재배하고 있다. 남들은 포트에 상토를 넣고서 모종을 해서 양파를 심는 방식을 많이 선호한다. 그렇지만 김 회장은 올해 양파를 재배하는 방식을 다르게 선택했다. 직파를 해서 실패해도 감수 할 생각을 하고 실험정신으로 양파 직파를 선택했다. 양파가 자라는 상태를 현재만 놓고 평가하기 힘들지만 직파를 했더니 모종보다 튼실하게 잘 자라고 있다. 양파 씨앗을 직파한 것은 지난 해 9월 초. 직파 방식은 양파 씨앗을 1구멍에 1개씩 넣고 키웠다. 직파를 하다 보니 남들보다 양파를 한 달 반 일찍 심었다. 보통은 양파를 심는 시기가 10월 중순이 넘는 데 일찍 심었다. 추대가 올라오는 것을 기다려 봐야 되지만 지금 상태로 봤을 때는 양파 수확을 잘 할 수 있을 거라 기대가 된다. 결과는 뭐라 단언하기는 힘들지만 튼튼하게 잘 크고 있으니 결과도 좋을 거라 믿는다.

친환경 농사를 짓게 된 계기와 친환경 단지 조성 계획과 방제 방법
김성철 회장은 친환경 농사를 짓기 시작한지 3년이 됐다. 학교급식을 알게 되면서 친환경 농사를 짓게 됐다. 수도작분과 박용석 부회장이 같이 친환경 농사를 짓자해서 학교급식도 알게 되었다.

김 회장은 벌레로부터 식물들을 지켜내는 방법도 특이했다. 은행을 발효시키고 자담 오일을 사서 제조해 액체로 만들어 쓴다. 10여명이 같이 만들어 방충제로 쓰고 있다. 냄새로 벌레들을 못 오게 한다.

연천친농연 구성원들
연천친농연 회원은 75명이다. 원예분과(과수분과위원 포함)위원회와 수도작분과 위원들로 구성됐다. 현재 회원들은 논농사 즉 수도작분과 위원들이 제일 많다. 연천은 지역적으로 율무농사를 70%정도 생산한다. 또 친농연 회원들은 지난해까지 백태를 재배했는데 올해는 콩나물 콩을 재배한다.

계약 물량 중 연천이 20톤을 가져 왔을 정도로 연천은 콩 생산량도 많다. 여성 회원이 계속 늘어나는 추세이고 많은 여성들이 인증을 받으려고 준비 중이다. 그러고 나면 여성위원회도 발족할 예정이다. 인증 관리는 공동으로 인증기관을 불러서 일괄 갱신도 하게 해준다.

50대가 농사 짓는 주축을 이루고 40대도 10여명 된다. 다른 지역에 비해 젊은 층이 많다. 농지 규모도 엄청 커졌고 회원들도 처음 시작할 때보다 많이 늘었다. 연천은 회원으로 가입할 때부터 단체 힘을 키우기 위해 농민회에도 같이 가입하고 농민회와 항상 같이 움직인다. 회원들 간의 단합은 자주 한다. 지난해까지는 자주 모임을 갖지 못했는데 3월부터는 월례회의를 한다. 회원 90%이상은 항상 모이고 교육도 하고 서로 전달사항도 전달하고 소통도 한다. 이 때 안건제시도 하고 월례회의가 강제성이 아닌데 잘 모인다.

새롭게 세운 사업계획
김성철 회장은 연천친농연 부회장직을 3년 했고 올해에 회장직을 맡게 됐다. 올 해 계획은 양파와 감자를 기계화 시켜서 농사 짓는데 힘이 드는 인력난을 해소 할 예정이다. 농업기술센터에서 농기계를 임대해서 감자와 양파 수확기를 사용하여 수확할 예정이다. 그런데 기계화라고 해서 다 좋은 것은 아니라고 한다. 감자 심는 것을 자동화해보니 오히려 효율성이 떨어져서 감자는 수확기만 쓰고 심는 것은 안한다. 이렇게 여러 방법을 써보고 회원들에게 편리한 방법을 찾아주고자 노력한다. 그리고 구보다에서 만든 양파 심는 기계를 두 대를 임대를 받을 예정이다. 농업기술센터에서 장기임대로 보조를 받아서 회원들에게 돌려줄 예정이다.

또 태양열로 만든 방충 포집기를 농업기술센터와 얘기해서 공급받고자 한다. 그리고 향후 회원들에게 마늘을 지금보다 더 심게 하여 활성화 시킬 예정이다. 내년부터는 회원 개인과 생협과의 거래를 추진 중이다. 친환경으로 농사 지어서 학교급식으로 납품하고 남은 농산물을 이용해 꾸러미 사업을 구상 중이다. 회원들을 위해 친환경 단지 조성도 계획하고 있다. 아직까지는 연천군하고 협상이 잘 안 되고 있지만 지속적으로 협상을 하고 노력해서 단지를 조성할 예정이다.

앞으로 바라는 점
농사를 시작하면서 처음 3년간만 힘들었다. 그렇지만 지금은 농사를 즐기면서 짓고 있고 농사는 부가가치도 높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해 볼만 하다고 생각한다. 농사의 노하우는 주먹구구식으로 농사를 짓는 게 아닌 계획성 있게 하면 된다.

농사 짓는 분들이 단결을 보여 줬으면 한다. 끈끈하게 회원들 간에 서로 화합해서 친환경 농사도 짓고 농가 소득 창출을 위해 노력할 것이고 언제나 웃을 수 있는 그런 연천 친환경농업인 연합회를 만들고 싶으니 회원들께서 더 소통을 자주 하고 도와주길 바란다.

▲ 김성철 회장은 올해 양파 재배에 새로운 방식을 도입했다. 실패를 감수하고도 실험정신으로 선택한 방법이 ‘직파’이다. 아직까지 단언할 수는 없지만, 모종보다 튼실하게 잘 자라고 있다.

<김도경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