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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행인 칼럼]농사는 하늘이 짓는다?최재관 식량닷컴 공동대표·발행인
지면 98호 14면 오피니언(2018.05.23)
최재관 식량닷컴 공동대표·발행인  |  mfood119@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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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8.05.24  07:09: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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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최재관
식량닷컴 공동대표·발행인

3월에 대파 갈아엎고, 4월에 양파 갈아엎고, 5월에 마늘 갈아엎었다. 농지도 해마다 줄고 농민도 해마다 줄고 있는데 농산물 과잉으로 가격폭락과 산지폐기는 불치병처럼 되풀이 되고 있다. 도대체 이유가 무엇일까?

첫째, 통계가 안 맞아도 너무 안 맞다? 오차가 10%이상 나기 때문에 농업통계로서 아무 의미가 없다. 농산물은 조금만 남고 모자라도 폭락, 폭등하는 조건에서 10%이상 차이나는 표본조사의 생산 통계는 전혀 도움이 안 된다.

둘째, 장사꾼이나 농민들이 계약을 지키지 않는다? 계약재배를 했어도 가격이 폭락하면 장사꾼이 나타나지 않는다. 가격이 폭등하면 농민들도 생산량이 없다고 하고는 다른 데다 팔아버린다.

셋째, 수입농산물이 원인이다? 양파가 폭락하고 있는데 비축된 수입양파가 시중에 풀려나온다. 왜 푸느냐 했더니 미루다 미루다 더 이상 미룰 수 없어서 시장에 푼다는 것이다. 스스로 폐기할 조항이 없다는 것이다.

넷째, 창고업자들이 농산물 수급을 좌지우지한다? 시장에서 가격이 올라가면 농산물이 시장으로 나오고 내려가면 창고로 들어가야 하는데 실제로는 그렇게 작동하지 않는다. 창고업자는 가격이 다 내릴 때까지 기다린 후에 사들이고 다 오른 후에 판매하는 방식으로 돈을 번다. 양파의 경우 이 물량이 전체의 60%를 차지한다고 한다.

이런 이유들이 있겠지만 가장 근본적인 이유는 농산물의 수급에 대해 아무도 책임지지 않기 때문이다. 농민들은 전년도에 값이 좋으면 너나없이 양파를 심고 전년도에 값이 없으면 너나없이 마늘을 심으면서 폭락과 폭등을 되풀이 하게 된다. 올해 가격 전망을 보고 심는 것이 아니라 전년도 경험으로 작목을 선택한다. 그래서 올해 농업생산이 어떻게 될 지 아는 사람이 아무도 없다.

그것은 정부도 마찬가지다. 농민들 마음을 어찌 알 것인가? 그런 이유로 농업 생산이 투기와 도박이 됐다. 농민들은 겨울철 투전판에 앉은 노름꾼처럼 올해의 작목을 선택해야 한다. 농사는 하늘이 짓는다는 말이 농사가 재수와 행운에 의존해야 된다는 뜻이 됐다.

양파를 심는 농가는 전국에 5만 농가다. 그 중에서도 2,000평 이상 심는 농가는 5,000농가에 불과하다. 겨울에 전화라도 다 해보면 어떨까? 가능한 일이다.

스위스는 자신의 밭에 무엇을 심을지 컴퓨터로 등록하고 그 내용에 따라 직접 지불금을 받는다.

IT 강국인 대한민국은 이것을 더욱 발전시켜 전체 농지에 대해 주인이 누구이고 경작자가 누구인지, 무슨 작물을 심었고 직불금은 얼마인지 농민 스스로 등록할 수 있고 정부도 확인할 수 있는 시스템이 구축돼야 한다. 분기별로 인공위성 사진과 드론으로 재배 작물과 작황을 확인할 수 있다. 과잉생산은 결국 농민 자신이 가해자이면서 피해자가 된다.

독일은 농민들이 농업회의소를 만들어 생산자들이 스스로 지역별 작목별 생산쿼터를 만들어 스스로 조정해 작물의 과잉생산을 피하고 있다. 농업회의소에서 직불금을 수령하는 가짜 농민은 없는지 컴퓨터 시스템으로 확인이 가능하다. 이런 진짜 통계를 가지고 로컬푸드 생산계획도 가능하다. 관내 친환경 필지가 어디인지, 진짜 친환경으로 재배되는지도 확인이 가능하다.

이런 일을 농민 스스로 해 나가는 농업회의소가 만들어 지고 농민이 농정의 주인으로 바로 서지 않으면 농업예산이 아무리 많아도, 농업직불금이 아무리 늘어나도 우리 현실은 나아지지 않는다. 도박이 된 농업을 치료할 명의는 스스로 조직된 농민 자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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