푸드플랜은 국민과 함께하는 식량운동(6)

푸드플랜 수립방향(1)
자본 중심 산업적 생산·공급체계 → 공동체 중심 먹거리 순환체계로 전환

지난 포스팅을 통해 지역 푸드플랜의 개념과 필요성에 대해 알아봤다. 다음은 지역 푸드플랜의 수립방향에 대해 알아볼 차례다.

이에 앞서 농식품부에서 문재인 정부의 핵심 농업정책으로 추진하고 있는 프드플랜 정책의 개념에 대해 다시 한 번 상기해 보자.

농식품부는 푸드플랜의 개념을 “먹거리의 생산 → 가공 → 유통 → 소비 → 폐기 → 재활용 등으로 이어지는 먹거리 순환체계 구축을 통해 지역의 사회, 경제, 환경적 지속가능성을 높이는 계획”으로 정의 하고 있다.

농식품부의 이러한 먹거리 정책방향은 새로운 관점에서 새로운 먹거리의 유통 시스템을 만들어야 한다는 것을 뜻한다. 이와 관련 농식품부는 푸드플랜을 “자본 중심의 산업적 먹거리 생산, 공급체계에서 지역 공동체 기반의 먹거리 순환체계로 전환시키고자 하는 노력과 계획”이라고 설명하고 있다.

한 마디로 자본 중심의 먹거리 생산과 공급체계를 공동체 중심의 먹거리 순환체계로 전환시켜야 한다는 것이다. 이는 그동안 정부가 추진해 왔던 전업농 정책의 실패를 스스로 인정하는 것에서부터 출발하는 것으로 평가 할 수 있다.

WTO 출범 이후 한국 농업의 경쟁력을 높이기 위해 추진했던 전업농(규모화) 정책에도 불구하고 한국 농업은 점점 축소되고 식량자급률 또한 계속해서 하락해 왔다. WTO와 함께 값 싼 수입농축산물이 밀려오자 규모가 작은 농가는 경쟁력을 잃고 농촌을 떠났고, 남아 있는 농민이 그 농지를 이어 받아 보다 더 큰 규모화를 이루며 경쟁력을 키워왔다. 그러다 그 농민도 더 이상 버티지 못하고 농촌을 떠났고, 그 농지는 남아 있는 또 다른 농민에게 더 큰 규모로 경쟁력을 키우는데 편입됐다. 이렇게 저렇게 농민들의 농사 규모는 상상을 초월할 정도로 커졌지만 농민들의 삶은 점점 더 팍팍해져만 갔다.

농사 규모가 커지면서 농민들의 지위도 농사꾼에서 농업경영인으로 격상됐다. 규모가 커진 만큼 더 많은 농업노동자가 필요하게 됐고, 농민들은 외국인 노동자들을 고용한 사장님이 됐다. 자본과 노동력을 갖춘 사업가가 된 것이다.

이렇게 자본과 노동력을 들여 생산한 농산물을 지역의 작은 시장에서는 감당할 수 없어 보다 더 큰 시장을 통해 유통됐다. 지역에서 생산되는 농산물을 인근 마트에서 볼 수 없는 이유다.

농식품부의 푸드플랜 정책은 자본 중심의 농업으로 인해 공동화된 지역을 복원해 내기 위한 정책이다. 자본 중심의 산업적 먹거리 생산, 공급체계를 지역 공동체 기반의 먹거리 순환체계로 전환시킨다는 정책이다.

참 좋은 정책방향이다. 그런데 현실적으로 얼마나 가능할까.
최근 진행되고 있는 남북, 북미, 남북미 정상회담에 대한 뉴스를 지켜보면서 푸드플랜 정책을 다시 한 번 들여다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