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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은진 칼럼]선거가 끝나고 난 뒤지면 제100호 15면 <오피니언> (2018.06.19)
김은진 원광대학교 법학전문대학원 교수  |  mfood119@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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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8.06.20  07:12: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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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은진
원광대학교 법학전문대학원 교수
문재인 정부가 들어서고 지난 1년을 검증받는 성격이 강했던 지방선거가 끝났다. 대부분의 예상대로 여당의 압도적인 승리로 선거가 마무리 됐다. 지난 10년의 적폐를 청산해야 한다는 국민의 바람이 그대로 담긴 선거결과가 아닌가 싶다. 적어도 적폐라고 일컬어지던 정당의 참패, 그것도 자신들의 표밭이라고 생각했던 지역에서조차도 그 진가를 발휘하지 못한 것을 보면 더욱 그렇다.

30년 이상의 세월동안 선거를 거치면서 항상 들어왔던 말 중 하나가 농촌의 보수적 성향이었다. 오랜 동안 서울에서 살 때는 느끼지 못했던 이런 말들을 지난 10년 익산에 내려와서 살면서 실제 경험을 한다. 지연, 혈연, 학연의 관계에 얽힌 선거풍토는 확실히 농촌지역이 심하다.
 
그러나 농촌지역이 이런 ‘연’에 연연하는 것은 그들이 보수적이기 때문이라고 해석하기에는 좀 더 복잡 미묘한 무엇인가가 있다는 것을 느낀다.

사실 이미 산업화하거나 도시화한 지역에서는 거의 사라지다시피 했고 농촌지역에서도 많이 깨지기는 했지만 그래도 여전히 공동체 문화가 다른 지역보다는 아직 살아 숨 쉬는 곳이 농촌이다. 그러니 그 사람의 능력 여부를 떠나서 그 공동체 속에서 태어나고 자란, 자신들이 잘 아는 사람에 대한 신뢰가 바탕에 깔려 있다. 그러니 그런 성향을 굳이 도식화해서 ‘연’이라고 말하는 것은 무리가 있다. 그런데 그런 ‘연’ 속에서 그 틀, 예컨대 지역에 따라 특정정당에 표가 몰리는 것도 오랜 시간 속에서 그 지역에는 그 정당이라는 공식을 만들어 온 정치인들에 의해 영향을 받는 바도 많다.

그래서일까?  종종 저 사람은 생각이나 행동이 이러저러한데 왜 저 정당에 있을까라는 의문을 가지게 하는 사람부터 자신의 지역기반을 믿고 자신이 공천을 받지 못하면 정당을 바꾸는 사람까지 다양한 사람들을 종종 본다.

그런데 이번 선거는 확실히 그동안의 경향성에서 벗어난 결과들이 상당한 지역에서 나왔고, 농촌도 예외는 아닌 듯하다. 이것이야말로 우리가 눈여겨 봐야하는 변화다. 특정정당에 대한 몰표라는 점에서는 같아 보이지만 전체적인 득표현황 등을 보면 득표 차에서 예년과는 다른 양상을 보인다. 단순히 여당의 승리라고 해석해서는 안 되는 변화이다.
 
이제 국민들은 단순한 경향성이나 ‘연’에 의존하는 투표보다는 자신들의 의지를 보여주는 투표로 옮겨가고 있다. 이는 앞으로 점점 더 강하게 나타날 것이다. 대선 때보다 이번 선거 때 이런 의지가 더 강하게 나타난 것을 보면 말이다. 이 추세대로라면 다음 총선, 적어도 이 나라 입법을 책임질 국회의원 선거에서는 더 강하게 나타지 않을까라는 예상도 가능하다.

사태가 이쯤되면 어느 정당에 속하건 당선자들이 2년 후를 대비해서 각오해야 할 것들이 한, 두 가지가 아니다. 그 중에서도 가장 핵심이 바로 농업·농촌·농민에 대한 정책이다. 왜냐하면 다음 선거에서는 이런 변화가 눈에 띄게 드러날 곳이 농촌이기 때문이다.
 
이미 농민들이 농민헌법을 제안했을 때 그 변화의 조짐이 나타났다. 그것이 비록 당장의 당선으로는 나타나지 않았을지라도 농민헌법에서 비롯된 공약들에 대한 관심을 보면 그렇다.

이번 선거에서 각 정당의 농업공약은 참 다양하게 나왔다. 더불어민주당은 푸드플랜 등 먹거리 안전과 농가소득보장 관련공약과 함께 분권형 자치 농정에 초점을 맞춘 공약을 내놨다. 자유한국당은 금전적 지원을 포함해 청년들의 농촌유입에 초점을 맞춘 공약을 냈다.
 
바른미래당은 농촌소득확대에 초점을 맞추는 한편 농촌관광 활성화를 강조하는 공약을 내세웠다. 민주평화당은 쌀소비 확대를 내세웠다.
 
정의당은 농업기본소득 및 최저가격보장 등의 소득관련 공약 등을 내놨다. 민중당 역시 농민수당 및 최저가격보장 등의 공약과 함께 통일경작지에 대한 공약을 내세웠다.

물론 여기에 열거하지 않는 많은 공약들이 정당·지역별로 엄청나게 많다. 그 가운데 어느 공약이 더 중요하고 덜 중요한 것은 없다. 농민들에게는 지금 그 어떤 공약도 절실하기 때문이다.

그러니 당선자들에게 바란다. 자신이 무엇을 공약으로 내세웠는지 정도는 확실하게 기억했으면 좋겠다. 그리고 그것을 임기 내에 실현하기 위해 최선의 노력을 다 했으면 좋겠다.
 
지금까지 공약을 무엇을 내건 간에, 그것을 지키건 안 지키건 간에 그저 다음에 또 출마하면 또 다시 당선이 보장되던 시대는 이제 지났다는 사실이 당선자 개인마다에게 각인되기를 바란다.
 
더욱이 지난 1년 현 정부에서도 농촌은 소외되고 있다는 인식이 농민들에게 크게 자리 잡고 있다는 사실을 깨달아야 한다. 지금의 압도적 당선이 마음에 들어서가 아니라 더 큰 문제를 위해 잠시 자신들의 바람을 한켠으로 미뤄둔 농민들의 마음, 적어도 그 마음을 안다면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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