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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공장식 스마트팜은 수출하고 지역순환먹거리체계(푸드플랜)에 집중하라지면 제101호 15면 <오피니언> (2018.07.02)
김규태 발행인  |  mfood119@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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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8.07.02  23:15: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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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란 꽃이 핀 토마토 줄기를 폰으로 찍어 서버로 전송하자 곧바로 사물인터넷 기술을 활용해 토마토 생장상태를 진단하고 최상의 온·습도 관리법을 안내, 간편하게 생육정보를 수집해 품질을 높이고 최적의 수확시기나 수확량을 예측한다.” 더러운 흙도 없고, 태양도 필요없다. 바이러스가 옮기지 않도록 우주복같은 하얀 옷만 입으면 된다. 박근혜 정부가 추진하고 문재인 정부가 계승해 발전시키고 있는 요즘 농업먹거리 정책의 하이라이트 스마트팜의 내용이다.

핵심은 고령화와 농가인구 감소에 처한 대한민국 먹거리 생산 현실인식으로부터 출발한다. 적은 노동력으로 공장에서 찍어내는 신발처럼 외형이 똑 고른 농산물의 상품화율과 생산량을 증대시켜 국내·외적으로 싼 값으로 먹거리를 공급하고 가격경쟁력을 갖춰 수출을 도모한다는 것이다.

전통적인 수출처인 미국, 중국, 일본으로부터 최근 인구가 지속적으로 증가되고 있는 베트남에 한국산 딸기와 사과, 포도가 인기를 끌면서 신선농산물 수출액이 역대 최고치로 늘어난 것이 불황을 겪고 있는 한국농식품산업에 활기를 가져온 것도 사실이긴 하다.

또한 전통적인 농민들이 아닌 농사에 별로 지식과 경험이 특별히 없는 귀농자 위주의 스마트팜 1세대(2014년)가 그 목표대로 노동력 절감과 생산량을 2배 이상 증대시켜 억대농부로 성장한 것도 사실이다. 물론 2세대에 접어들자 더 편리함과 생산량 증대를 위해 더 좋은 기계를 도입해야 하는 상황이 벌어지고 있기는 하다. 속도는 빨라져 하루가 다르게 신제품이 쏟아져 나오지만 아직까지는 좋은 시절이다.

그러나 단언컨대 스마트팜은 농업먹거리 정책의 대안이 되지 못한다. 농업먹거리현장에서 잔뼈가 굵어 온 현장활동가들은 수십년 동안 기계화가 진행되는 과정을 지켜봤다. 4차 혁명이니 융합이니, ICT니 뭐라 해도 모두 기계의 다른 이름이다. 농촌은 경운기에서 트랙터로, 20마력에서 100마력으로 편리함과 생산량 증대를 위해 투입됐다. 보조와 융자라는 이름으로. 젊을수록, 많이 배운 사람일수록 정부가 지원하는 현대화를 먼저 받아들이고 농사에 적용했다. 늙은 부모들은 왜 그리 반대를 했는지...하지만 작금의 농촌현실은 어떠한가?

의욕적으로 투자를 한 젊은이들은 빚에 허덕이다 일찌감치 떠나버렸고 선친이 물려준 땅이 그나마 있는 자는 땅 팔아 부채를 갚으면서 버티고 있다. ‘농작물은 주인 발자국 소리 들으며 큰다’고 자연친화적으로 농사를 지으면서 막노동, 공장 등 농외소득으로 살아 온 농가가 제일 형편이 좋은 편이다.

고령화와 농업인구 감소를 해결하기 위해 기계화를 도입했는데 돌아오는 농촌이 아닌 떠날 형편도 못되는 늙은 농민과 애기울음소리 없는 농촌지역의 인구감소가 더 심화됐을 뿐이다. 심지어 30년 후에는 85곳의 지자체가 소멸할 것이라는 우려와 함께 경북 의성, 고흥, 군위가 가장 먼저 없어질 지역으로 꼽히고 있다.

그 전단계로 농민이 먼저 없어질 것이다. 그 빈자리를 흙을 수탈하고 자연을 훼손한 약탈농법의 국내 독점 기업농이 차지하게 될 것이다. 그러나 얼마 안가서 국내 독점 기업농은 더 큰 자본을 가진 카길과 몬산토 같은 초국적 농식품기업에 자리를 내 주게 될 것이다. 대한민국의 지난해 곡물자급률이 3%이니 종속정도가 이미 심각하지만 말이다.

 김영삼 정부의 42조원 투입 ‘농어촌구조개선사업’, 김대중 정부의 45조원 규모 ‘농업농촌 발전계획’, 노무현 정부의 ‘농업농촌 종합대책’, 이명박 정부의 수출 농기업 10개 육성, 연매출 1,000억원 정도의 지역경제 기반형 농기업 구축 등이 모두 고령화와 인구감소를 극복하지 못하고 실패한 바탕에는 투자처를 잘못 선정했기 때문이다. 박근혜 정부의 스마트팜 정책과 문재인 정부의 스마트팜 혁신밸리 또한 버전만 다를 뿐 근본은 같다. 기계와 시설중심의 지원이라는 것이다.

‘사람이 먼저다’라고 슬로건을 건 문재인 정부는 왜 ‘사람이 먼저’라고 했을까? ‘소득감소-농민인구감소-고령화-경쟁력 강화-규모화, 현대화-과잉생산-가격폭락-소득감소’로 이어져 왔던 고리를 끊어야 한다. ‘소득감소-농민인구감소-고령화-직불제 도입-지역먹거리순환체계구축(푸드플랜)-친환경단지 구축-지역경제 활성화-농민 내 자본축적-수출농업’이라는 고리로 옮겨 타야 한다. 스마트팜 혁신밸리가 혁신이 아니라 푸드플랜이 혁신이고, 땅과 햇빛과 물을 살리는 방식이 먹거리정책의 혁신이다.

농민이 허리가 아프고 흙이 더럽고 일이 힘들어서 먹거리 생산을 포기하는 것이 아니다. 나와 내 아이들과 내 이웃과 내 나라를 위해 먹거리 생산을 하고 있는 농민들을 모욕하지 마라. 또한 후손을 위해 내일 지구가 멸망하더라도 기꺼이 한그루의 사과나무를 심을 국민들이 아직도 많다.
이런 마음을 망쳐버리는 것은 계속된 정책의 실패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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