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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운영진 칼럼]꼼꼼히 쌓아가는 문화지면 제102호 14면 <오피니언> (2018.07.16)
안병권 식량닷컴 이사ㆍ이야기농업연구소장  |  mfood119@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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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8.07.17  08:47: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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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병권 식량닷컴이사
ㆍ이야기농업연구소장
필자가 운영하는 이야기농업학교는 스토리텔링 교육과정이며 컨설팅이다.  자신의 생각을 글로 쓰고, 설계(스토리보드)해서 ‘동영상으로 표현하기’까지 가는 2~3개월여의 여정이다. 어제 전북의 한 지자체 이야기농업학교 과정이 끝났고 뒷풀이가 이어졌다.

소회를 밝히는 자리에서 기초, 개념, 인문, 설계의 중요성에 대한 이야기들이 오고갔다. 작업실에 돌아와 연관 검색어를  D드라이브(기록 저장소)에서 찾으니 줄줄이 알사탕이다.

축적(蓄積)
2년 전, 서울공대 26명의 교수들은 공동저서 〈축적의 시간〉에서 한국이 살아갈 유일한 방법으로 ‘축적’을 꼽았다. 그때 베껴쓰기 해놓은 글들이 새삼스럽다.
저자들은 제조·생산의 가치를 뭉개는 사회, 돈이면 안 되는 것이 없다고 우기는 사회, 경험과 지식도 얼마든지 돈으로 살수 있다고 믿는 국가, 실패를 용인하지 않는 나라를 비판하며 ‘개념설계’ 역량을 길러야 한다고 주장했다.

개념설계는 시행착오를 거치며 시간을 들여 경험과 지식을 축적하고, 숙성시킬 수 있을 때 비로소 확보되는 역량이다. 문제의 속성자체를 새롭게 정의하고 창의적이고 근본적인 관점에서 새로운 해법을 제시하는 힘을 일컫는다.

개념설계는 ‘작은 것’에서부터 출발한다
어떤 사물이 갖는 본래의 성질을 이해하려고 애쓴다. 그리고 느낌이 오거나 판단이 서면 ‘자기언어’로 정리를 해낸다. 현실에 적용해보고 실패도 한다. 그럼 다시 무엇이 문제였는지 살핀다. 시간이 쌓여가고, 논문이나 비즈니스로 설명되지 않는 실재하는 경험으로 녹아든다. 그 시간과 경험은 결코 돈으로 살수 없다.
그 ‘시간과 경험’이 우대받는 세상으로 한국의 틀을 바꿔내야 살길이 열린다고 입을 모은다. 지난 ‘추격경제’ 시기에 우리 산업계와 정책의사 결정자들이 가지고 있었던 성공의 방정식, 즉 짧은 기간에 집중적으로 자원을 동원 하고, 항상 정해진 목표를 조기에 초과달성하던 습관에서 벗어나야 한다. 지속적으로 투자하고, 시행착오의 과정과 결과를 꼼꼼히 쌓아가는 문화를 정착시켜야 한다.

꼼꼼히 쌓아가는 문화는 ‘기록’이 만들어 낸다
그들의 문제제기와 해법은 고스란히 농업농촌분야에도 적용되어야 한다. 지난 50여 년간 한국사회는 농업농촌에게 물건만 잘 만들어 오라 부추겼다. 1등만이 살 길이라 했고, 눈에 보이는 것만 빼내 소비했다. 경쟁, 해체, 획일, 분리를 속성 값으로 한 ‘칼로리 공작소’로 취급했다. 하지만 인터넷과 SNS의 발달과 더불어 자기성찰, 자연과 인간의 관계, 돌보고 양육하는 것, 농촌의 생각 등을 소비하기 시작했다. 눈에 보이지 않는 다원적 가치를 알아차리기 시작한 것이다.

이 변곡점에서 농업농촌을 이야기로 풀어가자는 것이 필자의 ‘이야기농업’이다. 농촌 스토리텔링의 관점에서도 ‘축적’의 의미는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는다. 이야기는 일상의 경험과 그 ‘경험을 쌓아 놓는 것(기록)’에서 출발한다. 그렇게 확보된 ‘기록’의 볼륨과 깊이는 다시 일상의 경험으로 녹아 들어간다. 축적의 결과물은 상상력이라는 날개를 달고 업그레이드된다. 연결되어 새로운 서사가 된다.

그 시점에서 농업은  매력적이게 된다. 반복으로 이루어지는 그 과정의 총합(總合)이 우리의 인생이다. 세상을 보고, 쓰고, 연결하고… 또 보고, 쓰고, 연결하고….
농업은 기록이다.
농업은 이야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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