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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슬로푸드 여행칼럼]골목길 슬로푸드, 콤콤한 홈메이드 치즈의 시간지면 제102호 7면 <식품ㆍ건강> (2018.07.16)
리온소연 공정여행가  |  mfood119@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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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8.07.17  09:16: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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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만만한 발효학교 홈메이드 치즈 강의 모습
동네 골목길에서 만나는 만만한 발효 학교

서둔동 골목길을 돌아 약국 옆 작은 공간의 문을 연다. 삼삼오오 모인 사람들이 테이블 위의 냄비와 온도계에 집중하고 있다. 하얀 우우가 따뜻하게 데워지고 치즈 전용 유산균과 칼슘 클로라이드를 넣는 손길이 바빠진다. 소의 위에서 추출한 렌넷(rennet)이 몇 방울 떨어지니 액체상태의 우유가 서서히 응고 되어 간다.
 
생활 적정랩 빼꼼의 홈 치즈 메이킹에서 만난 다양한 치즈들의 향연은 그들의 콤콤한 매력에 눈을 뜨게 해주었다.  빼꼼은 좋은 삶에 대한 참다운 질문, 살림과 예술을 고민하며 수원의 구도심 서둔동 상탑로에 자리 잡았다. 특히 살림과 돌봄, 시간과 노동이라는 키워드로 ‘발효’를 주제로 다양한 활동들을 한다. 이번 여름에는 ‘만만한 발효학교’라는 이름으로 식초 워크숍, 천천히 무르익는 건강한 빵, 홈 메이드 치즈 워크숍을 진행하고 있다. 이 날은 치즈 애호가 황성주 씨의 지도로 카망베르 치즈와 코츠월드 치즈를 만들고 있었다.
   
▲ 카망베르 치즈 만드는 과정
하얀 솜털 곰팡이가 만드는 맛
카망베르 치즈는 프랑스 노르망디 지방의 카망베르 마을에서 처음 만들어져 이름이 ‘카망베르’가 됐다. 만든 후 최소 3주 동안 숙성시켜서 먹는데 4주에서 6주 정도 숙성시키는 것이 맛이 좋다고 한다. 덕분에 이번에 만든 치즈 두 종을 한 달 넘게 숙성시켜야 하는 미션을 받게 됐다. 냉장 보관을 하다 하루 한 시간 공기에 노출을 시키는 미션인데 게으른 필자는 잊어먹기 일쑤였다.

지난 주 만든 모차렐라 치즈는 바로 먹을 수 있어서 편하고 좋았는데 카망베르와 코츠월드 치즈는 만만한 녀석들이 아니었다. 매일 꺼내서 건조시키는 수고로움은 상당히 불편해서 그만 숙성시키고 먹어볼까하는 유혹이 불쑥 불쑥 고개를 들었다.

하지만 치즈가 숙성되는 과정을 고스란히 볼 수 있어서 상당히 흥미로웠다. 하얀 솜털 모양의 곰팡이가 어느새 퍼지더니 콤콤한 향이 깊어지는 것이다. 치즈의 겉은 점점 더 질기고 견고해져 갔다. 몇 주 후 카망베르를 자르면 겉과 다른 묽은 치즈 속살을 만날 수 있을 것이다. 사서 먹기만 했던 카망베르 치즈가 이런 지난한 시간들을 견디며 만들어 진다는 것이 놀랍고 감사했다.

시간이 만들어 주는 음식들을 직접 만들어 볼 기회가 많지 않은 세상을 살며 치즈와 고군분투하고 있는 요즈음, 시간의 맛, 손맛의 그리움이 밀려오고 있다. 콤콤한 치즈에서 시작된 파도이다. 고향집에서 엄마의 장독대가 사라지던 날 우리는 많은 것을 잃게 되었지만 아무도 그 사실을 알지 못했다.
 
자신들의 고유한 맛을 내기 위해 생명들이 숨 쉬며 소통하는 과정을 지켜 볼 수 있다는 것은 어쩌면 축복인지도 모른다. 가족의 밥상에 더 많은 축복이 넘치도록 올 여름에는 신경을 더 써야지.
창가에서 카망베르 치즈가 시나브로 익어간다.
   
▲ 마블코츠월드 치즈
   
▲ 코츠월드 치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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