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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운영진 칼럼]양질의 학교급식을 위해 모두가 참여하는 공동구매 시스템 필요지면 제103호 14면 <오피니언> (2018.08.06)
정명옥 식량닷컴 이사  |  mfood119@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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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8.08.07  05:42: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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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명옥
식량닷컴 이사 /
안양서초 영양교사
이번 호 칼럼을 쓰기 위해 인터넷에서 ‘학교급식’을 검색해 봤다. 수많은 내용의 기사, 글, 동영상까지 실로 다양한 자료가 쏟아졌다. 그 중에서 ‘학교급식 먹방’이라는 동영상을 보았는데, 너무 놀라서 서두에 언급한다. 제목은 ‘구급식&신급식’으로 두 개의 식판에 각각 밥상을 차려 놓고 먹는 모습을 보여주는 동영상이다.
 
구급식은 카레밥(흰 쌀밥)·분홍소시지부침·달걀말이·배추김치·요구르트로 구성돼 있었고, 신급식에는 제육덮밥(흰 쌀밥)·돈까스·도시락김·배추김치·에그타르트 이렇게 차려져 있었다. 물론 네티즌들의 오락물로 촬영한 급식판이지만 영양교사로서 놀라지 않을 수 없었다. 이런 식단을 구성하는 영양(교)사는 아마 전국에 단 한 명도 없으리라 단언한다. 식단구성에는 일정한 원칙이 있으며 가장 중요한 제일 원칙은 ‘전통음식의 전수’이기도 하다.

또 하나는 거의 3년에 걸쳐 지속적으로 문제가 되고 있는 영양(교)사의 부정행위에 대한 기사였다. 영양(교)사가 뇌물을 받았다, 상품권을 받았다, 특정 상품을 지정해 업체 밀어주기를 했다 등 매우 험한 내용의 기사가 날 것 그대로 유통되고 있었다. 학교급식 담당자로서 자괴감이 들지 않을 수 없다. 연일 이어지는 폭염으로 급식노동자들은 피땀을 흘리며 일하고 있다. 이러한 노동행위가 존중받을 겨를도 없이 부정과 부패로 얼룩졌다는 보도는 우리사회에 학교급식에 대한 신뢰를 무너뜨리는 일이자 ‘학교급식도 교육이다’라는 명제를 실현하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급식관련 종사자들의 사명감을 추락시키는 일이다.

급식을 운영하기 위해서는 영양(교)사의 식단구성(영양량 산출), 식품 선택, 식재료 양 결정 등 주도면밀한 작업이 필요하다. 매우 복잡하고 많은 과정을 거쳐야 한 끼의 식탁이 차려진다. 영양(교)사의 작업만 봐도 그러한데, 식재료의 생산, 유통 단계를 거쳐 조리와 배식, 세척과 소독 등 일련의 과정을 모두 따라가면 실로 엄청난 작업이다. 어떤 일을 수행하는데 있어 절차와 과정이 복잡하면 할수록 일이 어긋날 수 있는 경우의 수도 그만큼 많다. 학교급식 식재료 선정 및 구매에 있어 특정 상표 지정 논란은 그 대표적인 사례 같다.

영양(교)사가 특정 상표를 지정하는 가장 큰 이유는 식품의 질을 담보하기 위해서다. 사업체란 수익을 많이 내는 것이 본질적 속성이기 때문에 원가는 낮추고 이익은 높이는 것이 기본 운영 원리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걱정스러운 것은 비슷한 종류의 가공식품은 구성분의 함량과 제조공정 및 유통구조 등에 따라 식품의 질과 가격이 천차만별이라는 것이다. 이는 사업주의 양심이나 기업의 철학만으로 논할 수 없는 구조적 문제이기도 하며 식품이라는 물품(친환경성, 신선도, 구성분 함량, 기업 광고 등)의 특성이기도 하다.

학교급식은 학생 심신의 건전한 발달을 위해 양질의 식품을 선택해야 하며 이는 영양(교)사의 기본적인 책무다. 그러나 최저가 낙찰을 원칙으로 하는 입찰 방식은 양질의 식품을 확보하는데 명백한 한계가 있다. 식량자급률이 23%로 하락한 우리사회에서 양질의 식품, 특히 좋은 원료로 만든 가공식품, 국산원재료의 가공식품을 찾는다는 것은 하늘의 별 따기다. 일반적으로 가공식품의 오염도(식품으로서의 비순수성)는 수입농산물, 농약, 화학비료, 식품첨가물, GMO까지 이미 위험수위를 넘어섰다. 결국, 원료, 안전성, 가격, 제조, 유통, 판매 등에서 볼 때 특정 상표를 지정하는 것은 식재료 선정에 있어서 꼭 필요한 일이다.

학교급식법 시행규칙 제5조는 식단 구성 시 전통 식문화의 계승·발전을 고려할 것, 곡류 및 전분류, 채소류 및 과일류, 어육류 및 콩류, 우유 및 유제품 등 다양한 종류의 식품을 사용할 것, 염분·유지류·단순당류 또는 식품첨가물 등을 과다하게 사용하지 않을 것, 가급적 자연식품과 계절식품을 사용할 것, 다양한 조리방법을 활용할 것 등 다섯 가지 식단 구성의 원칙을 규정하고 있다. 이 원칙을 지키는 것은 영양(교)사의 시대적 당면 과제이다.
 
이를 위해 친환경 농산물을 사용하고 국내산 원료로 만든 가공식품을 특정 구매하는 것은 학생 건강을 위해 반드시 허용돼야 한다. 학교급식지원센터 등을 통해 양질의 식재료, 특히 가공식품을 여러 학교 영양(교)사와 학부모, 지역사회가 함께 고민해 선정하는 등 공동구매 시스템을 개발하는 것은 보다 안전하고 투명한 학교급식 운영의 대안이 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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