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용봉 경기도친환경농업인연합회 감사  / 여주출하회 부회장

매일 매일 실천노트를 빠짐없이 기록하는 김용봉 경기도친환경농업인연합회(이하 경기친농연) 감사(여주출하회 부회장)는 무모한 듯하지만 새로운 것에 도전해서 꿈을 이뤄내고자 한다. 유기농 약초재배로 사람들을 건강하게 하고 싶고 약초를 이용한 제품 개발 등도 해보고 싶어 한다.

김용봉 감사가 살아온 길
날이 무척이나 무더운 날. 김용봉 감사의 밭에는 작물들이 잘 자라고 있다. 늦게 심은 작물들만 오랜 가뭄으로 자라지 못하는 안타까운 모습을 보게 됐다. 86세의 아버님은 여주를 지키고, 김용봉 감사는 66세로 이천에서 여주로 출퇴근을 하며 농사를 짓는다. 농사는 어릴 적부터 봐왔고 부모님을 도우면서 지었다. 그러다가 본격적으로 농사를 짓기 시작한 것은 90년대 중반, 그 때부터 인증을 받아서 농사를 지었다.

직장도 다녔고, 장사도 했는데 직장을 그만두고 무엇을 할까 고민하다가 어릴 적부터 보고 해왔던 농사의 길로 들어서기로 한 것이다. 유기농을 좋아하게 된 계기는 어릴 적부터 부친이 유기농 인증을 받아서 농사 짓는 것을 봤기에 유기농을 선택했다. 여주에 풀무원이 들어와서 유기농을 시작한 계기가 된 것이다. 풀무원과 계약을 하고 유우수 씨가 추진을 해서 풀무원에 쌀 납품을 10여 농가가 하게 된 것이 계기이다. 김용봉 감사는 처음에는 수도작과 밭작물을 모두 인증 받았다가 힘들어서 수도작은 포기했다고 말했다. 

남들과 달라야 살아남는다는 신조로 부지런함을 실천
김용봉 감사는 새벽 3시에 일어나 환해지기 직전부터 일을 한다. 생활신조가 ‘부지런하게 살자’다. 부지런하면 농사를 잘 짓는다고 생각하고 실천하고 있다. 이러한 부지런함은 부친으로부터 배운 것이다. 그렇다고 일만하고 사는 것은 아니다. 노는 것도 좋아하고, 술도 좋아하고, 등산도 자주 간다. 산악회에서 등산을 가는 데 한 달에 두 번 정도는 꼭 간다. 설악산 대청봉에서 공능 능선을 무박으로 완주했을 정도로 산을 좋아한다. 술도 좋아하고 노는 것도 좋아하다보니 친구도 많아서 잘 어울린다. 그렇지만 부지런해야 농사를 짓기 때문에 적당히 놀고 일찍 자고 일찍 일어나서 농사를 짓는다.

남다른 농사법과 방제, 그리고 판로
여주 고구마는 워낙 명성이 자자하지만 김용봉 감사의 고구마는 특히 다르다. 남들보다 더 높은 가격에 고구마를 판매하는데 10kg을 4만원에 판다. 다른 사람들보다 훨씬 비싼 가격이지만 그만큼 맛도 있고 품질도 좋기 때문에 단골 손님들이 항상 가져가서 직거래 판매가 이뤄진다. 경기도농업기술원의 이상필 박사도 김용봉 감사의 고구마 단골 고객이다. 한 번 맛을 본 사람들은 영락없이 김용봉 감사의 고구마를 사간다고 한다. 하루까라는 꿀고구마 품종을 심는데 맛이 좋다. 그렇다고 경기도 학교급식에도 출하를 하고 있고, 출하가 안 되는 물량만 직거래로 나가고 있다. 학교급식용은 200g~350g으로 납품한다. 그리고 급식 기준에 맞지 않는 나머지 고구마는 직거래를 한다.

농사법은 특별한 비법이 있는 것도 아니라고 겸손하게 말을 하며 퇴비와 유박 거름을 주고 유기자재를 쓰고 미네랄 공급을 잘해주고 있을 뿐이라고 한다. 임대도 얻어서 농사를 짓는데 수도작 6,000평과 밭 3,000평에 농사를 짓는다. 고구마, 양파, 고추(직거래), 옥수수 등을 심는다. 임대는 종친회 땅을 얻어서 짓고 있다. 논 3,000평은 농사 짓는 여건이 친환경 농법을 할 수 없어서 또 혼자 농사를 짓다보니 힘에 부쳐서 관행농으로 농사를 지을 수밖에 없다. 직접 농사 지은 옥수수는 말려서 뻥튀기로 여주 휴게소에 납품한다. 감자, 고구마, 양파는 경기도에 학교급식으로 출하한다.
 
그밖에 콩나물 콩, 조도 학교급식으로 출하하고 있다. 감자나 양파를 캐고 조나 콩나물 콩 등을 후작으로 재배를 한다. 수도작은 관행농법으로 농사를 짓지만 제초제 같은 약제들을 쓰지 않고 풀을 직접 깎는다. “유기농 농사는 풀과의 전쟁과 나와의 싸움인 것 같다”고 말한다. 밭은 모두다 유기농이라 관리는 비닐 피복하고 수작업으로 제초 작업을 하고, 혼자하다 안되면 인력을 쓰다 보니 인건비가 많이 들어간다. 방제는 친환경 제재를 집에서 제조하여서 쓴다. 매실 액기스 등과 다른 약초나 식물들을 혼합해서 액비를 만들어서 쓴다.

활동과 실천노트 쓰기, 힘든 점
김용봉 감사는 강소농 회장과 여주시 21세기농업인대학 동문회장도 하는 등 많은 활동을 해왔고 지금도 하고 있다. 강소농 전국 리더 여주시 대표, 경기도 대표로 나가 활동하고 있고, 상도 받았다. 유통인상도 받았고. aT센터에서 2016년도 농식품부 유통공사 사장상도 받았다. 그밖에도 농업에 관련된 상들은 무척 많다.

농사를 지으면서 바빠도 꼭 빼놓을 수 없는 게 있다. 바로 실천노트를 쓰는 것이다. 그밖에도 영농일지, 강소농일지, 자재일지, 택배일지, 생활일지(날씨, 온도, 미세먼지 등)를 하루하루 거르지 않고 쓴다. 실천노트나 영농일지 등을 쓰면 좋은 점이 많다. 그 날 무슨 일을 했는지 날씨는 어떠했는지 미세먼지까지 상세히 적다보니 실천노트를 빌려달라는 사람들도 많다. 심지어 강의를 하는 강사도 빌려간다. 실천노트를 빌려가고는 가져오지 않아 결국 현재 갖고 있는 것은 2014년도 것만 남아 있다. 농업기술센터 직원도 빌려가고 주변 농민들도 실천노트를 보고 싶다고 빌려가서 안 가져온 상태다. 아무튼 실천노트에는 그 날 일들이 꼼꼼하게 기록이 되어 있어서 농사를 짓는데 도움이 된다.

가족들이 도와주지 못해 혼자 농사를 짓다보니 시간이 많이 걸리고 인건비도 많이 들어가고 또 농사의 최대 악조건인 조류 피해가 상당히 크다보니 이런 점이 힘들다. 그물을 치면 피해가 적겠지만 그물을 치기도 힘들다. 올 해는 농사가 잘 안됐다. 기후 조건이 안 좋아서 감자 캐는 시기에 비가 많이 오는 바람에 감자가 많이 썩어서 비 맞혀 가면서 캐서 생산량의 50%가 썩었다. 출하 이행율을 못 맞췄다. 이처럼 농사는 하늘이 도와주지 않으면 힘들다.

앞으로 하고 싶은 일
김용봉 감사는 유기농 제품을 이용한 제품을 개발 해보고 싶다. 예를 들면 양파를 이용해 즙 같은 것으로 추출액을 만들고 싶다. 평범한 추출액이 아니라 건강해 질 수 있는 그런 추출액으로 양파에다 약초를 첨가해서 만들고 싶다. 실험단계로 양파에 구절초를 넣어서 해 봤는데 맛은 쓰지만 사람들의 평가는 괜찮았단다. 그리고 사람들이 먹고 건강해지는 식물인 약초를 재배 해보고 싶다.
 
또 강소농 회장을 하면서 제안한 것이 바로 약초비빔밥인데 아직 하고자 하는 사람들이 뭉쳐지지 않아 실행하지 못했지만 비빔밥 협동조합을 만들고 싶다. 농사를 지으면서 나부터 건강해 질 수 있고 다른 사람들도 건강해 지게하고 싶다. 유기농으로 정직하게 농사를 짓고 사람들을 건강하게 하는 게 소박한 꿈이다.

▲ 김용봉 감사의 옥수수 밭.

▲ 매일매일 기록을 남기고 있는 김용봉 감사. 2014년 고추 영농계획이 상세하게 적혀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