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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슬로푸드여행칼럼]뜨거운 여름 현인닭으로 뜨겁게 이겨내자재래닭의 빛깔을 모두 복원하겠다는 의지... 15종 복원
지면 제103호 7면 <친환경> (2018.08.06)
김지연 수원시학교급식지원센터장·슬로푸드 공정여행  |  mfood119@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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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8.08.07  06:14: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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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돈도 되지 않고 주변에서 오히려 뭐하러 그런 고생을 사서 하느냐는 핀잔에도 홍대표는 묵묵히 재래닭을 키워냈다. 그의 그러한 노력과 헌신이 있어 오늘날 우리가 황홀한 현인닭의 색을 볼 수 있는게 아닐까.”

   
김지연
수원시학교급식지원센터장/슬로푸드 공정여행
“더워도 너무 더운 요즘 다들 안녕하신지요?”
지구는 뜨끈뜨끈 끓고 있고 세상 소식은 시끌시끌하고…. 초복과 중복도 지나고 8월 초순이면 입추라니 곧 시원해질 그날을 위해서 오늘도 힘을 내어본다.
필자는 어려서부터 유독 더위를 탔다. 복날이면 어머니는 5년 묵은 황기를 넣어 푹 달인 삼계탕을 먹이셨다. 더위를 타고 땀을 많이 흘리는 필자의 체질에는 인삼보다는 땀을 수렴하는 황기가 더 잘 맞아 그리 끓여 주셨다.

삼복(三伏)의 유래
초복, 중복, 말복 이 세 날을 일컬어 삼복이라 하는데 이 세 날은 여름 중 유난히 더운 날이다. 초복(初伏), 중복(中伏), 말복(末伏)은 각각 하지 지난 세번째 경(庚)일, 네번째 경(庚)일, 말복(末伏)은 입추 지난 첫번째 경(庚)일인데, 경(庚)일이라는 것은 일진을 정하는 60간지 중 경자가 든 날, 즉 경오, 경진, 경인, 경자 등의 날을 말한다.

십간 순서대로 오는 날이기 때문에 통상적으로는 삼복 사이에 각각 10일의 기간이 존재하므로 초복에서 말복까지는 최소 20일이 걸린다. 이처럼 20일 만에 삼복이 들면 매복(每伏)이라고 한다. 하지만 말복은 입추 뒤에 오기 때문에 하지와 입추 사이 간격이 긴 해에는 중복과 말복 사이가 20일이 되기도 한다. 이런 경우 달을 건너 들었다 하여 월복(越伏)이라 한다.

여담으로 복날의 복(伏, 엎드릴 복)자를 풀이해보면 개 옆에 사람이 있는 모양새인데, 사람이 더위에 지쳐 엎드릴 정도로 더운 날이라는 해석과 사람(人)이 개(犬)를 잡아먹는 모양새라 개를 먹는 날이라는 해석이 나오기도 했다. 하지만 복날은 장차 일어나고자 하는 음기가 눌려 엎드려 있는 날이라는 뜻이다.
복(伏)자는 사람이 개처럼 엎드려 있는 형상으로 가을철 금의 기운이 대지로 내려오다 여름철 강한 화의 기운에 눌려 일어서지 못하고 엎드려 복종한다는 의미로 복종한다는 뜻인 복(伏)자를 써서 삼복이라 부르기 시작한 것 이다.

삼복은 24절기는 아니지만 1년 중 가장  더운 시기이며 이 시기에 모든 농작물들이 부쩍 자란다. 그래서 이 시기에 사람들은 복날 더위를 피하기 위하여 술과 음식을 마련해 계곡이나 산정(山亭)을 찾아가 노는 풍습이 있다. 옛날 궁중에서는 높은 벼슬아치들에게 빙과(氷菓)를 주고, 궁 안에 있는 장빙고에서 얼음을 나눠주었다 한다.

더운 날씨, 몸을 모호하기 위해 먹는 삼계탕
민간에서는 복날 더위를 막고 보신을 하기 위해 계삼탕(鷄蔘湯)과 구탕(狗湯:개장국)을 먹는다. 여름날 몸을 보하기 위해 먹는 음식을 통칭하여 보신탕이라 하였다.

삼계탕의 주재료는 닭이고 부재료가 인삼이기 때문에 본래 ‘계삼탕’이라고 했다. ‘계삼탕’이 ‘삼계탕’으로 바뀌게 된 데는 닭보다 인삼이 귀하다는 인식이 생겨나면서 단어의 순서가 바뀌었다. 우리나라에서 사육한 닭에 대한 기록은 청동기 시대부터지만 삼계탕에 대한 기록은 조선시대 문헌에서조차 찾기 힘들다. 조선시대의 닭 요리는 닭백숙이 일반적이었다.

일제강점기에 들면서 부잣집에서 닭백숙, 닭국에 가루 형태의 인삼을 넣는 것이 삼계탕으로 발전했다. 지금의 삼계탕 형태는 1960년대 이후이며 대중화 된 것은 1970년대 이후다. 몸에 열이 많은 사람은 더운 성질인 인삼 대신 황기를 넣거나 찬 성질의 녹두를 넣어 몸의 열을 다스리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맛의 방주 토종종자 현인닭
이쯤에서 삼계탕의 주재료인 닭 이야기를 해야겠다. 지난 슬로푸드 글 중 연산오계를 썼던 글이 있지만 이번에는 또 다른 맛의 방주 토종종자인 현인닭 이야기이다.

현인닭은 경기 파주시 파주읍 향양리에 있는 현인농원의 홍승갑 대표(78)가 1983년부터 국립축산과학원 정선부 박사와 함께 시작한 한국 재래닭 보존회를 중심으로 축산원 시험장 종자 데이터베이스를 구축하면서 복원된 한국의 토종닭이다. 홍 대표는 1980년대 중반쯤 학자들과의 교류를 통해 일제강점기 이전에는 우리 고유의 닭 빛깔이 20여 가지나 있었음을 알게 됐다. 재래닭의 빛깔을 모두 복원하겠다는 목표를 세운 그가 지난 36년간 온갖 어려움과 비웃음을 이겨내고 피땀으로 복원해낸 재래닭이 15종이다. ‘현인닭’이라는 이름은 복원한 재래닭에 홍 대표가 붙인 이름이다.

홍 대표는 1983년 이래로 현인농장주로 한국 토종닭 보존위원회 창립회원으로 참여하고 있으며 국립 축산과학연구소와 협력관계를 유지해 오고 있다. 현인농장에서 복원한 토종닭은 대외적으로 현인닭으로 알려져 있다.

현인닭의 색 복원과정은 꽤나 지난하고도 험난했다. 외모와 색별로 분류작업을 시작했고 같은 빛깔과 모양을 가진 닭들을 따로 모아서 부화시키면 또 다시 다양한 빛깔과 모양을 가진 닭이 나오는데, 그 중에서 부모닭과 같은 빛깔과 모양을 가진 개체들을 골라 분류하고 다시 새끼를 받아 분류하기를 반복했다. 새끼 닭이 부모와 같은 빛깔과 모양으로 태어날 확률이 80% 이상이면 하나의 색상이 고정된 것으로 간주했다. 색 하나를 복원하는 데 최소 10년 이상의 세월이 걸렸다. 색복원은 그야말로 시간과의 싸움이었던 것이다.

현인농원은 관상용으로 닭을 분양하고, 건강한 달걀을 찾는 사람들에게 직거래로 달걀을 팔고 있다. 현인닭은 쌀겨·활성탄·목초액·맥반석·키토산 등 건강한 사료만 먹여서 키운다. 판매하는 달걀 하나하나에는 ‘3-12’와 같은 숫자가 적혀 있다. 현인 3호닭 12번째 계사에서 꺼냈다는 의미다. 아직 천연기념물로 지정되지는 않았지만 ‘천연기념물급’ 달걀이다. 하지만 농장 운영은 쉽지 않아 보였다. 홍 대표와 함께 이렇게 저렇게 아무리 계산기를 두드려 봐도 도무지 답이 나오지 않아서 답답했다. 정부의 관심과 도움이 절실해 보였다.

돈도 되지 않고 주변에서 오히려 뭐하러 그런 고생을 사서 하느냐는 핀잔에도 홍 대표는 묵묵히 재래닭을 키워냈다. 그의 그러한 노력과 헌신이 있어 오늘날 우리가 그리 황홀한 현인닭의 색을 볼 수 있는 게 아닐까?

우리 주변의 바보스러울 만치 묵묵히 그리고 꿋꿋이 소신과 희망을 지키며 헌신하는 큰 선배들이 있기에 지금의 우리가 누릴 수 있는 것일 것이다. 필자 역시 그렇게나 크신 선배님들처럼은 못되더라도 그들의 그림자라도 따라갈 수 있는 내 뒷 세대들의 선배가 되어야 겠다는 소박한 다짐을 해본다.
   

▲현인닭은 현인농원 홍승갑 대표가 1983년부터 국립축산과학원과 함께 한국 재래닭 보존회를 중심으로 축산원 시험장 종자 데이터베이스를 구축하면서 복원된 한국의 토종닭이다. 현인농장에서 복원한 토종닭은 대외적으로 현인닭으로 알려져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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