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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스마트 팜 밸리, 타들어가는 농민 가슴에 기름 붓는 격지면 제103호 6면 <공공급식> (2018.08.06)
이유경 기자  |  mfood119@daum.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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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8.08.07  06:33: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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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일간지 사진에서 본 광화문의 기온은 43도였다. 공식적인 기록은 39도 안팎이었지만 아스팔트의 온도는 기상청의 공식 온도를 훌쩍 넘어섰다. 단 5분도 서있기 힘든 광화문 서울종합청사 앞에 전국에서 올라온 농민들이 모여들었다. 그리고 그들의 손에는 모두 종이피켓이 들려있었다. “스마트 팜 즉각중단!”
이날 농민들을 대표해서 단상에 오른 각 대표들의 발언은 절절했다. 뜨거운 날씨, 지하수를 끌여들여 논에 물을 대도 가뭄이 해결되지 않아 농사를 포기해야 할 지경이라는 이 폭염에 이들은 왜 또다시 ‘아스팔트 농사’를 지을 수밖에 없는 걸까.

스마트 팜 밸리. 내용은 좋다. 수요자 중심 생산체계 구축·청년농업인(18~39세) 유입·농업과 전후방 산업의 동반성장을 목적으로 정부에서는 도로, 전기 시설과 유리온실 및 비닐온실, 실증단지를 지원하겠다는 것이다. 스마트 팜 밸리에서 생산되는 것은 기본적으로 수출중심이 될 것이라고 말한다. 꿈같은 이야기다. 강원도 춘천의 경우만 봐도 스마트 팜 밸리를 운영할 수 있는 곳은 대기업밖에 없다. 중소농에게는 가당치 않은 이야기다. 전량 수출 또한 불가능하다. 2013년 동부팜에서 생산된 토마토의 수출량은 채 20%를 넘기지 못했고 나머지는 전량 폐기됐다. 생산비라도 건지기 위해 다른 출구를 찾는다 하지만 결국 그것은 국내 판매를 뜻한다. 그렇다면 결국 국내 농산물 가격에 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고, 가뜩이나 가격불안으로 노심초사하는 농민들의 걱정만 늘어난다.  청년층의 농업유입 확충은 빚 좋은 개살구다. 이날 전농 박흥식 전북도연맹 의장은 “청년들이 농촌에 와서 농사짓는 거 좋다. 그런데 이 상황에서 농산물 가격을 어떻게 보장할 것인가? 가격이 보장되지 않으면, 결국 청년들은 빚더미 위에 앉는다고 누군가는 제대로 말하고, 그렇게 되지 않도록 막아야 하지 않나!”며 통탄했다.

무엇보다 스마트 팜 밸리 사업 추진과정에서 농민들은 철저하게 외면됐다. 그 흔한 공청회, 설명회도 없었고 연구용역도 없었다. 농식품부에서 번듯한 사업계획서를 만들고, 계획서에 따라 차근차근 진행됐다. 그리고 아이러니하게도 스마트 팜 밸리 중단을 외치며 전국의 농민들이 상경한 그날, 전북 김제와 경북 상주가 스마트 팜 밸리 사업지구로 선정됐다.
정영이 전여농 사무총장은 “문재인 대통령은 아픔을 겪은 많은 사람들을 찾아가 위로하면서 왜 농민들의 아픔은 외면하느냐”고 호소했다. 2년째 접어들고 있는 문재인 정권의 그 어디에서도 농업·농촌·농민에 대한 이야기는 한 번도 없었다고 외쳤다. 수개월동안 농식품부 장관과 청와대 농업비서관 자리는 공석이었고 농민의 목소리는 말 그대로 ‘패싱’됐다.

40도가 넘는 뜨거운 광화문 아스팔트 위에서 농민들은 피, 땀 흘려 키운 오이, 토마토, 애호박에 기름을 붓고 더 뜨거운 불을 붙였다. 그리고 농민들의 가슴은 온도를 가늠할 수 없는 더 뜨거운 불로 까맣게 타들어 가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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