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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황영모 전북연구원 연구위원푸드플랜, 먹거리 구조의 선순환을 위한 시스템 구축
안전안심 먹거리 생산과 공급·로컬푸드·먹거리존엄성·지속가능성 목표
지면 제104호 4면 <공공급식> (2018.09.03)
이유경 기자  |  mfood119@daum.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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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8.09.04  01:0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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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고픔 해결이 국정과제 최우선이었던 시절이 있었다. 놀라운 속도의 경제성장을 이룩하면서 “먹고 살 걱정은 안 해도 된다”라는 말이 들려왔다. 과연 우리는 먹고 살 걱정을 안 하고 있을까. 오히려 더 많은 염려와 걱정을 쏟아내고 있다. 하루가 멀다 하고 터지는 먹거리 문제, 환경오염, 생산지 감소, 효율성 증대만을 앞세운 무차별적 농약살포... 삶의 질이 높아지면서 이제 먹거리는 ‘양’의 문제가 아닌 ‘질’의 문제가 됐다. 올바른 생산과 소비, 유통에 대한 시민사회의 요구는 생협, 로컬푸드 등 다양한 방식으로 목소리를 높였고, 결국 ‘푸드플랜’이라는 이름이 등장하기에 이르렀다.

아직까지 대중에게는 생소하게 다가오는 푸드플랜에 대한 이야기를 들어보기 위해 전북연구원 소속 연구위원으로 활동하고 있는 황영모 연구위원을 지난 8월 30일 전주에서 만났다. 황 연구위원은 aT에서 주관하고 있는 푸드플랜 아카데미 첫날, ‘푸드플랜의 개념 및 구성’을 주제로 강의를 진행했고, 전주푸드플랜의 책임연구자로도 활약했다. <이유경 기자>

   
황영모 전북연구원 연구위원

▲ 푸드플랜은 그 이름 그대로 푸드플랜 혹은 먹거리전략, 먹거리정책 등 다양하게 불리고 있다. 관계자라면 몰라도 일반 대중들은 ‘도대체 이게 무엇인가’라고 생각할 수 있다. 가장 쉽게 푸드플랜을 설명한다면 어떻게 설명할 수 있나.
= 먹거리 문제가 원래 다층적이고 복잡하기 때문에 대중들이 의아해하는 부분도 있을 것이다. 기본적으로 지금까지 우리가 길들여졌던 상품으로서의 음식, 공급업자에 의해 수동적으로 공급받던 체계에서 이제 안전하게 안심하고 먹거리를 먹을 수 있도록 그 체계를 바꾸어 가는 것이다. 현재의 먹거리 생산-공급-소비시스템에 문제가 있다는 판단과 그러한 문제를 개선하고자 공공영역에서 종합적인 전략을 갖고 접근하는 것으로 이해하면 쉬울 것 같다.

▲ 먹거리운동 진영에서 푸드플랜은 생협, 또는 로컬푸드 확산 등의 방법으로 꾸준히 진행되어 오다가 최근 급부상하고 있다. 그 이유는 무엇인가.
= 우선 사회적으로 국민들이 일상적으로 느끼는 먹거리에 대한 불안감이 한계에 도달했다. 생협, 학교급식, 먹거리 원산지 표시 요구, 영양소 표시 요구 등 시민들의 요구 수준이 높아지기 시작했고 무엇보다 경제적으로 우리 사회가 큰 발전을 이루면서 풍족한 먹거리가 공급되다 보니 양으로서의 먹거리가 아니라 질 좋은 먹거리에 대한 요구도 늘어났다. 정치권에서도 이제 더 이상 먹거리를 시장에만 맡겨서는 안 되겠다는 생각을 하게 됐고, 선거 국면에서 표면적으로 드러나기 시작한 것이다. 이러한 움직임들이 모여 우리사회 전체에서 올바른 먹거리에 대한 고민이 생겨나기 시작했다.

▲ 지금은 푸드플랜의 시작점이라고 할 수 있겠다. 무엇이든 첫 시작은 매우 중요하다. 이 과정에서 놓치지 말아야 할 것은 무엇인가.
= 시작점이라고는 하지만 푸드플랜은 오래 전부터 민간진영에서 자발적인 노력과 실천이 있었다. 안전한 먹거리 생산과 소비를 위한 생협 활동, 지역먹거리 활성화를 위한 로컬푸드 등이 꾸준히 영역을 확장하고 있었다. 또한, 학교급식에 건강한 친환경농산물을 공급하겠다는 목표를 가지고 실천해 왔다. 완주시의 로컬푸드 성공사례도 있다. 이런 것들을 발판으로 농식품부와 농협도 움직이기 시작했다. 푸드플랜은 이러한 성공사례들을 지금 지방정부-중앙정부에서 정책화하는 것이다.

연구자마다 다소 차이는 있겠지만 푸드플랜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건강한 먹거리 안전한 생산, 적정한 방식 가공·유통체계의 이용과 공급 △지역생산-소비. 주민참여. 적정 공급·이용 로컬푸드 지향 △먹거리에 있어 누구도 차별 받지 않을 먹거리 존엄성(food dignity) 회복·실현 △친환경성과 쓰레기 저감 및 재활용 등 지속가능한 사회의 지향으로 정리할 수 있다. 이것을 목표로 각 지역에 맞는 구체적인 세부전략을 만들어 나가면 된다.

▲ 소비중심의 도시와 생산중심인 농촌의 푸드플랜은 어떤 식으로 만들어져야 할까.
= 압축적 근대화 과정에서 도시와 농촌의 대립적 구조가 만들어졌고, 이것이 고착화됐다. 이러한 산업화 과정의 문제를 푸드플랜을 통해 해소할 수도 있다. 농촌의 푸드플랜, 도시의 푸드플랜 이라는 어떤 완성된 형태가 아니라 각각의 지역에서 기획하지만 내용과 전략은 상호 의존하면서 보완하는 것이 필요하다. 대표적인 것이 서울시의 도농상생·도농교류 사업이다. 서로의 불완전성을 보완하면서 다양한 푸드플랜을 만들어 낼 수 있다. 먹거리를 매개로 농촌과 도시의 연결고리가 생기는 것이다.

이 과정에서 지역마다 유형은 다르겠지만 푸드플랜이 담아야 할 것들 즉, 푸드플랜이 지향할 가치인 먹거리 기본권, 지역사회, 공동체, 순환 경제, 안전안심, 시민참여, 학교급식, 로컬푸드 등을 놓쳐서는 안되고 그 안에서 실행전략을 구체적으로 만들어 나가야 한다.  

▲ 농촌의 공동화·노령화가 큰 문제로 대두되고 있다. 농촌은 푸드플랜에서 생산의 한 축을 담당하고 있기에, ‘건강한 농촌’은 필수조건이다. 농촌 회복을 위해 조직화, 공동체 강화를 자주 언급하고 있다.
= 효율성만을 앞세운 농정에서 한국 농업은 대농 중심, 규모화 된 농업으로 재편됐다. 이제는 중소농을 중심으로 한 지역 농업 생산 조직의 확장이 필요하다. 먹거리의 다양성이라는 측면을 보더라도 앞으로 대농이 이러한 것들을 감당할 수 없을 것이고, 다양한 로컬푸드 방식의 공동체 방식을 조직화해야 소비자가 원하는 다양한 농산물을 생산해 낼 수 있다. 생산의 조직화는 기본이다. 여기에 농업을 매개로 다양한 경제적 형태가 만들어질 수 있다. 푸드시스템 안에 다양한 영역의 비즈니스 기회가 생가난다. 기획생산을 코딩할 수 있는 인력으로 청년 활동가들에게 일자리 기회를 창출할 수 있다.

생산물을 수집하고 분산·공급하는데 기존 농촌사회에서 일자리를 포기했던 노인, 여성, 다문화 가정에게 일자리가 생겨난다. 농촌과 도시가 연결되면서 도시농업, 텃밭을 가꾸면서 소셜다이닝 등 생산자와 소비자가 만나 다양한 관계와 비즈니스가 만들어질 수 있다. 생산자만이 아니라 소비자의 조직화도 필요하다. 조직화된 소비자의 힘은 푸드시스템에서 큰 힘을 낼 수 있다.

▲ 전주푸드플랜의 책임연구원으로 활동했다.
= 전주푸드플랜은 연구프로젝트이기에 얼마나 실현 가능할지 말하기 어렵다. 프로젝트를 준비하면서 전주푸드플랜이 지향해야 할 점, 놓치지 말아야 하는 것을 정책 영역 안에 두고, 실행전략과 세부내용을 푸드플랜의 구조 속에서 어떻게 실천해갈지 현실적인 부분에 중점을 뒀다. 생산-가공-유통-소비의 순환구조에 로컬푸드·중소농·농촌의 조직화·공동체·학교급식(공공급식)·도시농업·슬로푸드 등 다양한 분야에서 실행 가능한 전략들을 꼼꼼하고 촘촘하게 구성했다. 이를 현실화하기 위한 통합센터와 지원조례를 제정하고 전주푸드 시스템 구축을 추진해 가고 있다.

황영모 연구위원은 푸드플랜에 있어 “단체장의 의지가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또한, 먹거리 문제는 농정, 환경, 안전, 복지, 보건, 교육 등 다양한 분야에 걸쳐 폭넓게 다층적인 구조로 되어있는 만큼 자치법률, 조례, 법안 제정이 우선되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리고 이러한 것들을 조직화하고 총괄할 수 있는 정책관도 필요하다고 말했다.

누구든지 먹지 않고 살아갈 수 없다. 그래서 먹거리가 중요한 것이다. 사회의 다양한 의미와 가치를 담아내고 있는 ‘먹거리’에 대한 제대로 된 정책, 푸드플랜이 필요하다. 그 의미있는 움직임이 이제 막 시작하고 있다. 

   
전주푸드플랜의 실행전략. 황 연구위원은 푸드플랜이 기본적인 가치를 목표로 두고 지역현장에 맞는 실행전략을 꼼꼼하게 구상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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