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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먹거리 기본권, 속빈 강정 되지 않길 바란다경기도 먹거리 기본권 보장 조례안 입법예고에 부쳐
지면 제105호 14면 <오피니언> (2018.09.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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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8.09.19  21:01: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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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도가 지난 6일 ‘경기도 먹거리 기본권 보장 조례안’을 입법예고했다. 바야흐로 먹거리 기본권 시대의 서막이 열리고 있다. 도의회 심의를 앞두고 있지만 경기도 먹거리 기본권 보장 조례안은 주목되는 여러 가지 의미를 담고 있다. 가장 눈길을 끄는 것은 ‘먹거리 기본권’이라는 말에서도 알 수 있듯이 밥상의 문제를 시민기본권의 영역으로 끌어올렸다는 점이다.

우리사회는 그동안 학교급식이 정치쟁점화 되어오면서 숱한 논쟁의 터널을 지나왔다. 그러면서 ‘무상급식’이란 말 대신 ‘의무급식’이란 말이 점차 확대됐다. 또한 ‘학교급식’은 이제 ‘공공급식’으로 발전하는 추세다. 무상급식이란 말이 복지혜택에 중심이 실려 있다면, 의무급식은 ‘국민이 누려야 할 보편적 기본권’의 영역으로 급식의 문제를 담고 있는 용어다. ‘먹거리 기본권’이 입법예고됐다는 의미는 이제는 개인의 연령이나 성별, 경제형편과 상관없이 바야흐로 ‘밥상의 민주화’ 시대가 열리게 된다는 것이다.

이 조례가 통과되면 도민의 먹거리 보장을 위한 경기도의 정책적, 행정적, 재정적 지원이 명문화된다. 이에 따라 전담부서와 먹거리 물류와 유통을 지원하는 통합지원센터가 설립되고 방향을 잡아가기 위한 ‘경기도먹거리위원회’도 설치된다.

경기도는 ‘먹거리위원회’의 공동대표를 도지사, 교육감 포함 3인으로 구성하고 담당 실․국장, 민간단체, 산업계, 학계, 전문가 등 50여명의 민관합동 협의체로 구상하고 있다.

지난해 6월 서울이 먼저 ‘서울시민 먹거리 기본권 선언’과 함께 조례를 제정, 경기도의 3배에 이르는 매머드급의 137명 위원들과 공공급식분과, 도농상생분과, 도시농업분과 등 10개 분과를 구성해 활동 중이다.

올해 투입 예산은 지난해 대비 22% 증가한 537억 6,900만원이다. 서울시는 전국을 향해 항상 먹거리의 거대담론을 제시하며 앞장서 왔다.

‘시작이 반이다’ 라는 말이 있다. 서울에 이어 ‘먹거리 기본권’ 시대를 열어가려는 경기도의 발걸음은 이미 시도단계부터 평가와 주목을 받고 있다. 생산지가 없는 서울이 여러 애로사항을 겪고 있는데 비해 생산지와 소비지가 함께 있는 경기도는 먹거리 정책에 관한 한 최적의 조건이기 때문이다. 여기에다가 학교급식이란 공공 조달 시스템을 안정시켜온 경험이 있다.

도민건강을 위한 식량자급, 안전먹거리는 도민 설득과정과 함께 농민의 협조없이는 불가능하다. 학교급식은 학부모들이 자발적으로 나섰지만 이번에는 행정이 먼저 나서고 있는 것이 고무적이면서도 우려스러운 점이다. 약탈농법에 단작, 대규모 농사에 익숙한 농민들을 도민건강을 위해 친환경농법에 소규모 다품종 농사로 전환시켜 나가야 된다고, 생산자인 농민을 어떻게 설득해 나갈 것인가? 또한, 전통건강식과는 거리가 먼 패스트푸드에 길들여진 대다수 도민들을 어떻게 설득해 나갈 것인가?

조례안은 모든 것을 해결해주기 위한 만능키가 아니다. 첫발을 내딛기 위한 계획추진의 법적 근거일 뿐이다. 속도감있는 추진은 좋으나 의욕이 앞선 나머지 이벤트성 전시효과에 집착하지 말고 인재의 과감한 등용과 소비자, 생산자의 활동역량을 강화시키는 방향에서 추진하길 주문해본다. 모쪼록 경기도의 야심찬 포부가 도민 전체의 자존감을 고양시키고 전국 확산의 기폭제가 되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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