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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구연희 성남 운중고등학교 영양교사배움이 있는 급식... 학생 스스로 식생활 관리
영양교사 임무에 집중할 수 있는 시스템 개선 필요
지면 제105호 4면 <공공급식> (2018.09.18)
이유경 기자  |  mfood119@daum.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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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8.09.19  21:38: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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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구연희 운중고등학교 영양교사
아침저녁으로 선선한 가을바람이 불지만, 낮에는 여전히 30도에 가까운 날씨다. 이런 날씨에 오히려 식중독이 유행하는데, 아니나 다를까 모 대기업에서 납품한 케이크가 문제가 돼 전국적으로 2,000여명의 학생이 고통을 겪었다. 이런 사고가 터질 때마다 최일선에서 학생들의 급식을 책임지고 있는 영양(교)사를 비롯한 조리사, 급식관계자는 초비상이 아닐 수 없다.

인터뷰를 위해 만난 성남 운중고의 구연희 영양교사도 이번 사고에 대해 안타까워했다. 1995년 공채로 영양사가 됐고, 2007년에 영양교사로 임용돼 24년의 경력이 있다. 식영과를 졸업하고 이익을 남기는 것보다는 공익을 위한 일을 하고 싶어 학교에서 일을 시작했단다. 대학시절 야학교사를 하면서 소외된 계층에 관심이 많았다고. 그만큼 이번 사태가 공공급식의 정점이라 할 수 있는 학교급식에서 일어났다는 것이 속상하고 안타깝다고 한다.

구연희 교사와의 인터뷰는 지난 12일 올해 2학기부터 고등학교 무상급식이 시작되는 성남시 소재 운중고등학교 급식실에서 진행됐다. <이유경 기자>

학교급식, 위탁 보다는 직영
구연희 영양교사는 경기도영양교사회 2009~2010년 회장을 역임했다. 당시 학교급식의 위탁운영과 직영에 대한 토론회에서 발표를 맡기도 했단다. 이번에 식중독이 발생한 학교 중 급식을 위탁운영하는 고등학교가 많다는 기자의 질문에 구 교사는 “꼭 위탁운영을 하기 때문에 식중독이 발생하는 것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위탁과 직영은 출발점부터 달라요. ‘학교급식이 왜 직영이어야 하는가’라는 문제에 대해 학부모의 부담금을 받아 운영하는 학교급식은 그것을 오로지 아이들에게 돌려줘야 한다는 것이죠. 위탁은 수익을 내야 하는 구조잖아요. 요즘은 많은 학교가 거의 직영으로 돌아섰어요. 위탁을 하는 경우에는 해당 기관의 승인을 받아야 합니다.”

위탁운영을 하는 곳이라도 분명히 책임자가 있고, 절차와 체계가 있다면서 ‘위탁과 직영은 옳고 그름의 문제가 아니라 운영하는 방식에서의 차이로 접근해야 한다’고 말했다.

영양교사로서 터닝포인트가 된 운중고
운중고등학교는 3개 학년 24학급으로 총 급식인원은 학생과 교사를 포함해 750여명이다. 이와 함께 약 250~270여명이 석식을 한다. 최근 경기도내 대다수의 고등학교가 석식을 하지 않는데, 업무피로감이 상당할 것 같다는 기자의 우려에 구연희 교사는 “학교 주변에 학생들이 나가서 사먹을 만한 곳도 없고 무엇보다 학생들과 학부모의 요청이 있었어요. 학교급식이 건강하고 안전하다는 신뢰가 쌓인거죠”라고 답했다. 이어 “운중고는 삶의 터닝포인트가 된 학교”라고 말했다.

하루 2식을 하는 운중고가 어떻게 터닝포인트가 될 수 있을까. 구 교사는 우선 조강영 교장이 큰 힘이 됐다고 말한다. “영양교사는 급식실에 혼자 있다보니 다른 교사들과 만나 관계를 형성하기도 어려워요. 그런 상황에서 다른 교사들과 만나 소통하고, 이야기를 할 수 있는 여건을 만들어주셨어요.”그러다 보니 자연스레 교사들과 친목도 쌓이면서, 친목회장까지 맡았다.

무엇보다 운중고는 영양교사에게 급식비 징수와 관련된 업무를 맡기지 않는다. 아직까지 무상급식이 시행되지 않은 고등학교에서 영양교사는 급식비 징수 업무와 함께 미납자에 대한 수납요구(전화)까지 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영양교사가 본연의 일에 몰두할 수 있는 분위기가 돼야 맛있는 급식이 나옵니다. 조리실에 한 번이라도 더 가서 조리원과 소통을 늘리다보면 관계도 좋아집니다. 레시피 개발에도 더 많은 시간을 들일 수 있어요. 영양교사에게 기대하는 것은 징수업무나 수납관련 전화업무가 아니라 ‘맛있는, 건강한 급식’입니다. 여기에 올바른 식생활 교육이 포함되죠. 운중고에서는 영양교사가 급식에만 집중할 수 있어요. 진로상담과 식생활 동아리 운영도 하고 있습니다.”

여기에 더해 운중고는 점심 급식시간이 70분으로 다른 학교의 평균적인 시간(약 40분~50분)에 비해 길다. 그러다 보니 약 2교대로 돌아가는 점심시간이 넉넉하고 학생들은 식사를 마치고 충분한 휴식시간을 갖게 된다.

영양교사가 급식에 집중하고, 학생들은 편안하게 점심을 먹는다. 운중고 급식만족도가 98%가 나오는 이유를 알 듯 하다.

고등학교에서도 친환경 급식
올해 2학기부터 성남시는 관내 고등학생에 대한 무상급식을 시작했다. 식품비 일부(학교에 따라 다소 편차 있음. 전체 급식비 중 65~70%)를 시에서 지원하고, 나머지 부분은 학부모가 부담한다. 9월 2일부터 시작인데 신청만 받은 상황이라 큰 변화는 아직 느껴지지 않는다고 한다. 

“지금도 학교급식에 좋은 재료가 들어오지만 급식비가 넉넉하면 더 좋은 재료를 쓸 수 있어요. 무엇보다 고등학교 급식에도 친환경 식재료 지원이 되면 좋겠고, 우선 장류만이라도 친환경 제품을 이용할 수 있었으면 해요. 학교급식에서 경험한 건강한 식재료에 대한 기억이 제대로 이어질 수 있도록 고등학교에 대한 지원도 점차 확대돼야 합니다.”

구연희 교사는 지난달 17일 ‘참 소중한 나, 참 건강한 밥상’이라는 내용으로 체험전을 마련했다. 영양수업을 체험전 형태로 바꿔 진행한 것으로 건강한 밥상 체험을 통해 학생스스로 자기주도적 식생활관리 역량 함량을 위해 준비했다. 이번 체험전은 운중고의 弭참(CHARM) 인성, 진로, 학력 UP!’프로젝트의 일환으로 △Change: 소중한 나를 위한 건강한 식생활에 대한 변화와 배움 △Host: 우리나라 전통식문화에 대한 소중한 주인의식 △Association: 학교와 지역사회가 함께 만드는 배움의 공간 △Regard: 우리쌀, 우리음료, 우리채소와 과일을 통한 환경 생태 배려 △Manner: 함께하는 체험을 통한 바른 식생활 예절이라는 주제로 캠페인과 체험활동이 어우러져 많은 학생들이 관심을 갖고 참여했다.

구연희 교사는 영양교사들간의 네트워크에 대해서도 강조했다. 체험전을 개최하면서 경기도교육청의 행복한 교육밥상(고등)연구회 영양교사들과 함께 준비를 한 것도 그것의 연장선이다. 지역내 새롭게 임용된 영양교사들에 대한 관심도 많았다. 급식실에서 혼자 업무를 담당해야하는 상황에서 신규 교사들은 어려움이 많고 조언을 구할 선배도 학교에 없다. 이런 상황을 해결하기위해 집단 지성을 통해 서로 역량을 키우는 것, 그리고 그러한 성장을 바탕으로 학생들의 급식이 좀더 발전하도록 하는 것, 이를 위해 네트워크는 반드시 필요하다고 말했다.

“급식을 하면서 가장 중요한 것, 지키고 싶은 것은 ‘배움이 있는 급식’입니다. 배움이 있으려면 식재료 선정, 레시피 연구 등 모든 단계, 단계가 건강해야하고 정성을 다해 조리를 해야 합니다. 식단구성부터 조리, 배식까지 메시지를 담고, 그 안에 학생 스스로가 자기주도적인 식생활 관리를 할 수 있도록 하는 거죠.”

‘급식이 있어서 학교에 올 수 있었다’고 적은 학생의 메시지를 보여주면서 환하게 웃는 구연희 교사를 보니 기자 역시 덩달아 기분이 좋아졌다. 그렇게 기분 좋은 인터뷰가 마무리 됐다.

   
▲ 운중고 점심 급식

   
▲ 지난달 17일에 열린 ‘참 소중한 나, 참 건강한 나’체험전 모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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