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아이들의 균형잡힌 영양소 섭취와 농가의 안정적인 판로확보라는 좋은 취지에서 시작되고 있는 과일지원사업에 대해 관계자들의 우려의 목소리가 높다. 특히, 1회용 플라스틱 컵 사용에 대한 개선책 마련이 요구되고 있다.

지난 8월 김현권 의원이 대표발의한 ‘식생활교육지원법’개정안이 통과되면서 초등학교 돌봄교실 과일간식 지원 시범사업 관련 예산이 확보됐고, 9월부터 전국 모든 지자체가 과일간식을 공급하게 됐다.(총 4,968개교, 약 21만명). 경기도 역시 이재명 도지사의 강력한 추진으로 지역아동센터와 특수보육어린이집원생에게만 제공하던 과일을 1~5세 어린이에게 모두 공급한다고 밝혔다.

성장기 학생들에게 고른 영양소를 공급하고, 급격히 증가하고 있는 소아 비만에 대한 예방책임과 동시에 과수농가들에게는 새로운, 그리고 안정적인 판로가 마련됐다는 점에서 긍정적인 평가를 받고 있다. 그러나 그만큼 과일간식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가 높은 것도 현실이다. 

과일간식 공급, 교육은 없고 배분만 있다
돌봄교실에 공급되는 과일간식은 어느 학교나 마찬가지로 영양(교)사의 손길에서 벗어나 있다. 신청과 발주, 배식까지 모든 과정을 돌봄교실의 해당 교사가 담당하고 있기에 어떻게 진행되고 있는지 영양(교)사는 세부적인 내용은 알지 못한다고 한다. 돌봄교실의 과일간식은 대개 1인 기준으로 1회용 플라스틱컵에 소포장해 공급된다. 과일공급업체는 농림수산식품부(이하 농식품부)의 공모와 심사과정을 거쳐 선발된 업체가 담당하고 있다.

지난 수년간 학교급식은 교육과정의 일환으로 성년이 되었을 때 건강한 먹거리 선택을 스스로 올바르게 할 수 있도록 하는 식생활기본교육과정으로 자리잡아왔다. 그런데 이번 과일간식 시행과정에는 교육이 없고 배분만 있어 한쪽에선 사육이 아니냐는 호된 비판이 제기되고 있다. 학교급식의 핵심정신인 교육급식 차원에서 과일간식 지원 사업을 보완해야 한다는 것이 급식관계자들의 입장이다.

1회용 플라스틱 컵 사용 개선 시급 
지난 8월부터 전국의 모든 카페에서 플라스틱 1회용 컵 제공이 중단됐다. 테이크아웃 고객을 제외하고 매장이용 고객에게는 다회용 컵에 음료를 담아 제공하라며 지구촌이 썩지 않는 쓰레기 문제로 몸살을 앓고 있다고 했다. 그런데 돌봄교실 과일간식은 1회용 플라스틱 컵에 제공되고 있다.
학교현장에서는 “지금의 업무도 과중한데 과일간식업무까지 보태면 과로사한다는 입장에서 인력 추가투입을 요구했는데 어찌된 일인지 컵과일 제공방식으로 시행됐다”며 “매일 쏟아져 나오는 플라스틱 컵을 어떻게 처리하냐”고 강한 불만을 표하고 있다.
이에 대해 정명옥 안양서초등학교 영양교사는 “학교급식에 공급되는 과일포장도 꼭 필요한 경우가 아니라면 가급적 플라스틱을 사용하지 않는 것이 추세”라면서 “과일지원 사업에서 플라스틱 쓰레기 발생이 높은 점은 반드시 개선되어야 할 부분”이라고 말했다.

컵과일, 식중독 발생 위험 높은 것도 문제
충남의 권오정 영양교사는 과일을 처리하는 단계에서의 위생문제도 중요하다고 지적했다. “과일은 칼을 대는 순간부터 식중독 위험에 노출된다”면서 “식중독이 발생하면 교사들에게 보관 책임상 발생된 문제로 몰아갈 것”이라며 우려를 표명했다. “충남 학교에 충남이 아닌 충북에서 배송되는 것도 큰 문제”라며 “왜 먼거리에서 와야만 하는지 이해할 수가 없다”고 불만을 토로했다.
좋은 취지로 시작된 사업인 만큼 좋은 효과를 내기 위한 공론의 장 마련이 시급한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