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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행인칼럼]“더디가도 사람생각 해야죠!”김진표 의원, 스마트 영농발언 유감
지면 제106호 15면 <오피니언> (2018.10.08)
정왕룡 식량닷컴 발행인․공동대표  |  kd6010@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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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8.10.10  08:23: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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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왕룡
식량닷컴 발행인ㆍ공동대표
지난 여름 폭염은 전례없는 기록적인 무더위였습니다. 우리생활 곳곳에 미치는 영향이 한, 두 가지가 아니었습니다. 그중에서도 농사에 미치는 영향은 대단했습니다. 농작물 수확량은 물론이고 과실의 당도나 굵기가 전에 없이 부실해졌습니다.
 
이를 바라보는 농민들의 속타는 심정은 폭염이상으로 강렬했습니다. 농민들은 정부당국에 대책마련을 계속 요구하고 있습니다. 기상예보 등의 수치만 나열하는 것이 아닌 기상이변에 대응하는 실질적인 해법과 대책을 내놓으라고 말입니다. 그 배경에는 기후변화가 미치는 영향이 농민들의 생존권만이 아닌 국민차원의 ‘식량주권확보’의 문제도 맞물려있다는 인식이 깔려 있습니다.
 
아시다시피 우리나라의 식량자급률은 OECD 국가 중 최하위권을 기록하고 있습니다. 쌀을 뺀 식량자급률이 3% 밖에 미치지 못하고 친환경농사를 짓고도 판로가 없어 농민 수가 점점 줄어들고 있는 상황입니다.

그런데 근래 들어 농업의 새로운 돌파구인양 ‘스마트팜’이 곳곳에서 사람들의 입에 오르내리고 있습니다. 최신 스마트 기술과 시스템을 농업현장에 적용해 획기적인 성과를 이뤄내고 기존에 산적해있던 농업현안을 일거에 해결하는 듯 이에 관한 현란한 수식어들이 쏟아지고 있습니다. ‘수확량의 증가, 노동인력의 절감, 위생관리의 철저’는 기본입니다.
 
청년창업의 블루오션으로 귀농인구를 확보할 수 있는 유효한 수단일뿐더러 심지어는 동물복지 실현대안으로까지 거론되고 있습니다. 스마트팜 옹호론자들은 빅데이터 등을 활용, 기후변화에 가장 효과적으로 대응할 수 있는 유력한 방도라고 말하고 있기도 합니다.

문제는 스마트팜이 정작 농촌현장에서는 환영받고 있지 못한 현실입니다. 여기에는 우루과이라운드 이후 펼쳐진 정부의 농업정책에 대한 총체적 불신이 깔려있습니다. 역대 정권이 천문학적인 예산을 계속 쏟아 부었지만 농촌과 농업은 피폐할 대로 피폐해져 이제는 농촌소멸 직전까지 몰려있는 상황입니다. 농민들은 역대 정권의 농업정책에 ‘시설과 기술, 사업’만 있었지 정작 사람에 대한 배려가 없었다고 한결같이 말하고 있습니다. 기업논리, 자본의 논리, 규모중심의 경제학적 시각이 중심이 된 농업정책은 결국 글로벌 시대에 안방의 식량주권을 내주는 희생양으로 농민을 벼랑에 몰아넣었다고 여기고 있습니다.
 
스마트팜 또한 이러한 흐름의 변종으로 농민들은 여기고 있습니다. 몇몇 성공사례를 과대포장해 미래의 대안인양 외치고 있으나 여기에 소요되는 막대한 시설과 사업자금은 결국 기업만 살찌우고 농민들을 빚더미위에 올려놓을거라는 사실을 직감하고 있는 것입니다.

김진표 의원이 얼마전에 SNS에 폭염에 대한 대책으로 ‘스마트 영농개발’을 서둘러야겠다는 발언을 했습니다. 하지만 이 발언을 대하는 농민들의 심정은 답답함 그 자체인 것 같습니다. 농촌현장의 상황을 이해하기보다 경제관료적 시각의 발언으로 여겨지기 때문입니다. 기상이변으로 인한 먹거리 대책에 대한 해법은 기본으로 다시 돌아가 ‘땅과 사람’의 문제에서부터 출발해야 합니다.
 
이것을 무시하고 사업의 효율성만 갖고 바라볼 때는 역대 농업정책이 그러했던 실패를 답습할 수밖에 없습니다. 이런 점에서 당대표까지 출마하고 두 번이나 부총리를 역임했던 집권여당 중진의원의 발언에 아쉬움이 많이 남습니다.

2012년 대선당시 문재인 후보의 ‘사람이 먼저다’라는 슬로건이 떠오릅니다. ‘더디가도 사람생각 먼저 하는 정책’이 농업에 필요한 시점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그런 점에서 스마트 팜은 일부 방면에 자극제는 될 수 있어도 농업정책의 대안이 될 수는 없다는 사실을 냉정히 인식해야 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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