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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유경란 성남 도촌중 영양교사1일 3식 준비하면서 깨달은 ‘아이들이 맛있게 먹는 건강한 급식’
이유경 기자  |  mfood119@daum.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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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8.10.18  12:57: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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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일 3식 준비하면서 깨달은 ‘아이들이 맛있게 먹는 건강한 급식’
‘교육급식’이라는 말에 걸맞은 수업·교육 시간 확보돼야

<인터뷰- 유경란 성남 도촌중 영양교사>

   
▲ 유경란 성남 도촌중 영양교사


지난 여름의 찜통더위가 무색할 만큼 쌀쌀한 바람이 불기 시작했다. 하늘은 높고 파랗다. 더할 나위 없이 좋은 날씨가 계속되는 가을 날, 도촌중학교 유경란 영양교사(46)를 인터뷰하기 위해 성남시를 갔다. 도촌중은 성남시 중심가에서도 한참을 들어가야 했다. 도촌(島村)이라는 이름에서도 짐작할 수 있듯이 마을 양쪽으로 시내가 흘러 섬처럼 보인다 해서 섬마을이라고 불렸던 곳이다.
두 시간이 넘는 여정 끝에 학교에 도착하니 유경란 교사가 기자를 반갑게 맞아준다. 성남시 영양교사들이 아이들에게 건강한 음료를 제공하기 위해 실습을 통해 만들었다는 수제과일청이 들어간 따뜻한 차를 마시며 이야기를 시작했다. 인터뷰는 지난 15일 도촌중 교내 식당에서 진행했다. <이유경 기자>    
  

1998년부터 시작해 2007년 영양교사로 발령을 받았다. 경력 20년의 베테랑 영양교사겠지만 누구에게나 처음은 어렵고 힘들다. 유 교사의 첫 부임지는 경기도 광주 매곡초등학교였는데, 처음부터 공동조리학교를 시작했다고 한다. 인근 3학교 총 1,800여명의 점심을 2년 동안 준비했다. “공동조리학교의 급식을 할 때, 비조리교 급식은 신경이 많이 쓰입니다. 준비한 음식이 식지 않도록, 맛있게 먹을 수 있도록 여러 가지 방법을 써보지만 조리실에서 바로 조리되어 제공되는 음식과는 차이가 있어요. 가끔 ‘식었다, 딱딱하다’라는 이야기를 듣기도 했고요. 면요리라도 제공되는 날이면 더 신경을 쓰게 됩니다. 공동조리교는 적온급식이 어려울 수밖에 없어요. 그래서 개인적으로는 모든 학교가 식당배식으로 운영되면 좋다고 생각합니다”라고 말한다.

1일 3식 고등학교, 급식에 대한 생각을 바꾸다 
유경란 교사는 도촌중학교에 부임하기 전 경기도 광주에 위치한 고등학교에서 근무했다. 그 학교는 기숙사가 있는, 하루에 3식을 준비해야 하는 학교였다. 방학에도 기숙사에 남아 공부하는 학생들이 있었기 때문에 유 교사 역시 방학도 없이 급식을 준비했다. 1년간 만든 식단만 780식이었다는 말에 기자는 입이 다물어지지 않았다.

“보통 1년에 185식 정도의 식단을 준비합니다. 고등학교에 근무하는 동안 780식의 식단을 만들었더라구요. 정말 힘든 시간이었지만, 오히려 그 시간을 통해 학교급식에 대한 패러다임이 많이 변한 것 같아요. 예전에는 아이들의 입맛보다는 ‘건강’에만 집중을 했던 것 같아요. 물론 지금도 ‘건강한 급식’은 학교급식에서 가장 중요한 것입니다. 하지만, 아무리 건강하고 몸에 좋은 음식을 준비한다 해도 아이들이 먹지 않으면 소용이 없잖아요. 건강하면서도 아이들이 잘 먹을 수 있는 식단을 개발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식재료 선정도 마찬가지입니다. 영양교사가 어떤 마인드를 가지고 급식을 운영하느냐에 따라 충분히 맛있는 음식을 건강하게 제공할 수 있어요.”

그리고 학생들과 소통의 중요성도 느꼈다. 학년이 높아질수록 학생들과 소통이 더욱 중요하다고 말한다. 3식 배식을 하면서 학생, 학부모와 소통하는 방법을 배웠다. 학생들은 자신들과 함께 숨 쉬고, 이야기하는 교사를 사랑한다는 것도 깨우쳤다고 한다. “힘들었지만 보람있고 소중한 시간”이었다고 유경란 교사는 말했다.

중·고등학교에서도 영양수업이 진행돼야 
도촌중학교는 3개 학년에 총 17학급으로 급식인원은 교직원을 포함, 540여명이다. 식당에서 급식을 한다. 도촌중에서는 영양수업이 별도의 수업으로 정해져있지 않단다. 식생활 관련 동아리도 아직까지는 없는 상태. 아무리 입시가 중요하고, 국·영·수가 중요해도 ‘교육급식’이라는 말에 걸맞게 중·고등학교에서도 영양수업이 수업시수로 인정받고 확대되길 바란다고 말한다.

“중학교에서의 식생활교육이 매우 중요합니다. 초등학교에서 만들어진 좋은 식습관이 중학교에서 풀어져버린다는 우려의 목소리도 높아요. 더러 중학교 영양교사들 탓이라는 원망을 듣기도 합니다. 초등학교때 형성된 건강한 식습관이 중학교-고등학교-성인으로까지 이어질 수 있는 식단을 준비하는 것도 중요합니다. 하지만 식단만이 아니라 수업이나 다양한 활동을 통해서 잡아줄 수 있어야 합니다.”

한번은 학교급식에 나왔으면 하는 음식으로 설문 조사를 했는데 한 학생이 ‘고기나, 고기라던가, 고기 같은 것’이라고 적어냈다고 한다. 그걸 보면서 고기만을 선호하는 학생들에게 다양한 식단, 고기가 아니어도 맛있고 건강한 음식을 제공해야 한다고 생각했다. 1주일에 한번은 꼭 생선을 식단에 넣었고, 전통식인 나물도 빠뜨리지 않았다. 한국식문화가 우리 몸에 맞고, 또한 그만큼 조화롭게 먹을 수 있는 방법이 없다고 강조한다. 그리고 아이들이 선호하지 않은 음식이 나올 경우, 레시피를 좀더 보완하거나 보조식 또는 과일을 같이 준비해서 아이들이 식당으로 오게끔 했다. “학생들이 좋아하는 것만을 줄 수 없어요. 학부모님들도 가끔 ‘얘들 좋아하는데 고기 좀 자주 해주고 많이 주면 안 되냐’라고 하십니다. 학교급식에 대한 학부모님들의 인식변화도 중요해요.”

   
▲ 도촌중학교 급식

유경란 영양교사는 현재 성남시영양(교)사회의 회장을 맡고 있다. 관내 초·중·고등학교를 비롯해 유치원과 특수학교를 포함해 150여명이 참여하고 있다. 성남시가 워낙 크고 각 지역 간 격차가 있다 보니 신규교사들에게 지역적 특성을 잘 파악하는 것도 중요하다고 강조한다.

“형편이 어려운 지역의 아이들에게 어쩌면 학교급식은 그 아이들이 제대로 먹을 수 있는 유일한 한 끼 식사일 수 있어요. 아침도 못 먹고, 저녁은 라면으로 때우는 아이들도 아직은 많거든요. 그런 아이들이 학교에서라도 따뜻한 식사를 맘껏 할 수 있도록 영양교사의 배려가 필요하다는 거죠.”

졸업 후 선생님 급식이 너무 생각난다면서 찾아오는 아이들, 쭈뼛거리면서도 ‘잘 먹었습니다’라고 인사하는 학생들을 보면 마음이 뿌듯해진다는 유 교사는 “저도 선생님처럼 영양교사가 되고 싶어요”라는 말에 ‘아! 나도 누군가의 꿈이 될 수 있구나’라는 생각을 하면서 큰 보람을 느꼈단다. 유경란 교사 역시 영양교사를 꿈꾸고 준비했던 시절, 처음의 다짐을 잊지 않고 있다면서 “건강하고 맛있는 급식을 제공하기 위해 최선을 다해야죠!”라면서 환하게 웃고 있었다.

   
▲ 지난해 도촌중학교 체육대회 당일 급식실 모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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