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8월 신설된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 지속가능농식품전략추진단(단장 김규태)이 급식관계자에게 지적을 받아왔던 eaT 전자조달시스템에 대한 개선방안과 인천친환경쌀 공공조달체계 추진 과정에서 드러난 문제점을 중심으로 토론회를 개최했다.

'학교급식 개선과 친환경 로컬푸드 공공급식 확대'라는 슬로건으로 열린 토론회는 2월 25일 14시 국회도서관 소회의실에서 진행됐다.  황주홍 국회 농해수 위원장을 비롯해 위성곤ㆍ김현권ㆍ박주현ㆍ정춘숙ㆍ윤소하ㆍ 박찬대 국회의원과 전국친환경 농업인 연합회가 공동 주최하고 한국농수산식품 유통공사가(이하 aT) 주관한 이날 행사는 2백여명의 청중이 행사장을 가득 메운 가운데 시종일관 열띤 분위기가 지속됐다.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 이병호 사장은 인사말을 통해 ”시장원리와 가격 경쟁력만을 앞세운 글로벌 먹거리 체계는 많은 부작용을 낳았다”며 “토론회가 학교급식 전자조달 시스템을 통한 우수 식재료, 친환경 농산물 공급활성화를 비롯하여 급식안전망 구축등에 대한 다각적인 해법이 논의될 수 있기를 기대한다”고 밝혔다.

▲ 이병호 aT 사장의 인삿말 모습

’eaT 학교급식 안전망 구축방안‘을 주제로 발표에 나선 이빈파 평등교육실현을 위한 전국학부모회 대표는 성북구 학교급식 지원 센터장 시절의 현장경험을 인용하며 “eaT 시스템이 비대면 전자입찰을 통해 투명성 확보라는 장점을 확보해 현실적으로 긍정적 역할을 했으며 급식체계 개선에 기여한 것은 사실이다”고 평가했다. 하지만 “비대면 방식이 현장과의 괴리감”등을 조성하며 여러 문제점 등이 드러나고 있다며 ‘학부모 모니터링단 조직화’를 비롯 거버넌스 체계의 확대도입을 그 대안으로 제시했다.

▲ 이빈파 평등교육 실현을 위한 전국 학부모회 대표 및 화성시친환경학교급식지원센터장의 주제발표

이어 두 번째 주제발표에 나선 박종서 전국친환경 농업인 연합회 사무총장은 ‘친환경 농산물 학교급식 조달체계 개선방안’에 관해 논의를 이어나갔다. 박 사무총장은 인천시에서 친환경쌀 학교급식 조달체계 구축과정에서 겪었던 사례를 소개하며 학교급식 납품업체간 과당경쟁으로 인해 공급가 및 수매가 하락을 초래한 현실을 언급했다. 이러한 현실은 ‘친환경 농산물의 안정적인 생산여건 형성에 애로사항을 초래해 친환경 실천농가의 급격한 감소에 영향을 끼쳤다’고 말했다. 박사무총장은 대안으로 광역시나 자치구 차원에서 학교급식지원센터를 건립하고 민관 거버넌스 체제를 구축할 필요성을 역설했다.

▲ 박종서 전국친환경농업인연합회 사무총장의 주제발표

주제발표가 끝난 후 김흥주 원광대 교수의 사회로 토론회가 진행되었다. 김교수는 서두에서 ‘aT에서 급식관련 제도개선을 모색하는 자리를 마련한 것 자체가 신선한 충격’이라며 토론회에 의미를 부여했다.

황영묵 안양ㆍ군포ㆍ의왕 공공급식지원센터장(전)은 “계약단계부터 투명한 정보관리가 이뤄지고 유통과정에서도 정보공개의 투명성이 확보된다면 부정비리의 상당한 부분이 해결될 수 있다”고 말했다. 또한 ‘학교급식 식재료 조달과 관련하여 가장 많은 데이터를 확보하고 있는 aT에서 광역, 기초 지자체와 연계를 강화할 것’을 주문했다.

김오열 충남광역센터 사무처장은 “eaT 조달시스템이 양적 성장을 했지만 실제 조달의 문제를 해결하고 있는가 질적ㆍ근본적 고찰을 해봐야 한다”고 말했다. 또한 “학교급식은 국가정책화 되어야 근본적 문제가 해결된다”며 지자체에만 맡겨두어서는 안된다고 역설했다.

김은지 전국 영양교사회 수석부회장은 식품위생 부적격ㆍ부정당업체 적발 및 단속 통계자료를 제시하며 ‘페이퍼 컴퍼니’의 양산 및 동시투찰, 사업자등록 여러개, 대리납품 사례‘등의 문제점을 지적, “업체의 부정당행위, 불성실행위에 대한 처벌기준이 마련되어야 한다”고 말했다.

이보희 서울시 평생교육국 친환경급식과장은 전자조달 시스템 운용과정에서 aT의 역할논란 사례를 언급하며 “학교급식 방향성을 모색하는 과정에서 eaT 의 역할을 찾아내야 한다”고 말했다. 또한 “공공급식 영역이 전국적으로 확대되는 추세에서 각 지역의 급식지원센터 등을 활용해 전국적 수발주를 체계적으로 정착시키고 이 과정에서 aT의 역할에 대한 방향성 모색도 필요할 것”이라고 말했다.

조명연 교육부 학생건강정책과장은 ‘학교급식 국고지원 요청’과 관련해 “국회에 5개 법안이 올라와 있으나 민감한 예산관련 문제이다 보니 여러 해 논의가 공전되고 있다”며 국회등 정치권의 합의가 우선되어야 한다는 의견을 말했다.

최낙현 농립축산식품부 친환경 농업과장은 “공공급식의 의미를 미래세대 중심으로 재정립해야 한다”며 ‘공공급식 대상의 확대필요성을 역설’했다.

최종 의견발표에 나선 오형완 aT 실장은 “앞선 토론자들의 발언을 통해 aT의 역할이 막중한 것을 절감한다”며 “그간 결과에 대한 사후적 관리에 치중했던 게 사실이지만 앞으로는 사전 관리에 더욱 신경 쓰겠다”고 발언했다.

▲ 토론회 모습     ▲ 토론회 모습     ▲ 토론회 모습

이날 행사를 주관했던 김규태 aT 지속가능 농식품 전략추진단장은 마무리 발언을 통해 “aT 전략추진단이 토론회를 통해 처음으로 세상 밖으로 나왔다”며 “앞으로 현장에서 자주 만날 것이다”라고 소통의 의지를 밝혔다. 또한 “급식관련 각 주체들이 가슴속에 쌓여진 이야기가 많을 것으로 예상하지만 서로 삭히면서 방향모색을 위해 애쓰는 분위기가 전달된다”며 “더욱 학교 현장 속으로 깊이 들어가겠다”고 말했다.

학교급식 개선과 친환경 로컬푸드 공공급식 확대를 위한 토론회는 황주홍 농해수 위원장등 다수의 국회의원들과 전국 친환경 농업인 연합회가 공동주최하고 aT가 주관하며 정부 각 부처를 비롯한 급식관련 여러주체들이 참여했다는 점에서 무게감을 더했다. 또한 eaT 시스템 개선자체만 다룬 것이 아니라 급식체계 전반의 방향성까지 의논하며 토론의 질적 깊이까지 더해 향후 토론내용이 정책에 어떻게 반영될지 그 결과가 주목된다.

▲ 윤소하 (정의당) 의원 축사     ▲ 김현권 (더민주) 의원 축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