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구 50만명을 목표로 추진 되고 있는 김포신도시.

곳곳에 기획부동산이 즐비하고 서울, 인천 및 경인아라뱃길 공사 과정에서 발생한 흙과 각종 폐기물이 김포평야를 황무지로 만들고 있다.

손바닥도 마주쳐야 소리가 난다.

농지는 이미 농사짓는 땅이 아닌 재산증식의 수단이 돼 버린 상황에서 너도 나도 거래 과정에서 좋은 값을 받기 위해 값 싼 흙으로 농지를 매립한다. 재수 좋으면 공짜로 받기도 하고 더 재수가 좋거나 능력이 있는 사람들은 거꾸로 돈을 받고 매립을 하기도 한다. 공사업자와 농민들 사이에는 기획부동산이 컨설팅 역할을 담당한다.

농민들은 농사 여건을 좋게 하기 위해 객토를 하는데 이러한 폐단을 우려 50cm가 넘지 못하도록 농지법에 규정돼 있지만 4~6m 넘게 객토(?)를 하는 농민들이 허다하다. 이로 인해 주변의 논 들이 갑자기 지대가 낮아져 습지로 변하면서 인근 농민들의 농지 매립이 도미노처럼 번져나간다.

이러한 농지매립을 담당 하는 곳은 농정과가 아닌 허가과로, 담당 공무원은 이용 목적을 위한 매립을 불허 할 수도 없다는 입장이다. 이렇게 농지가 과도한 매립으로 잠식 되고 있지만 정작 농정과와 농어촌공사는 단순히 매립 과정에서 발생하는 농수로 관련 민원만 해결 하는 정도일 뿐이다. 대한민국 농업정책의 현주소다.

이러한 농지 매립 과정에서 불법이 성행한다.

매립 허가가 합법적이라는 것도 문제지만 매립 과정에서 각종 폐기물이 함깨 뭍이는 것은 환경문제와 함께 더더욱 큰 문제다. 나아가 각종 건축폐기물은 물론 농사를 지을 수 없는 갯벌의 흙까지 매립 되고 있는 실정이다.

농지 매립의 목적은 농사 목적이 아니면 불가능하다.

그러나 도시에 빌딩이 들어서 듯 곳곳에 불쑥 솟은 매립 농지를 보고 더 좋은 농사 여건을 위한 것이라고 생각 하는 사람은 아무도 없다.

농지 매립은 난개발 정책의 대표적 파생물이다.

중앙 정부가 농업을 경쟁력 없는 산업으로 규정하고 세계 각국과의 FTA에서 협상 카드 쯤으로만 여기고 있는 상황에서 지자체들이 앞 다투어 개발정책을 추진 하고 있는 것은 당연한 일일지도 모른다. 오히려 개별 농민들이 매립을 해 놓으면 이후 손 쉽게 개발정책을 추진할 수 있는 여건이 조성 되기 때문에 반길 수도 있다.

국가와 지자체가 농업을 포기한 상태에서 점점 생존권 위기로 몰리고 있는 농민들에게 불법 매립을 한다고 누가 돌을 던질 수 있을까.

불법 매립 뿐만 아니라 정부에서 지원 하고 있는 각종 농업 시설의 이용 과정에서도 불법이 성행 하고 있다. 버섯장, 축사, 농업용 창고 등을 공장용으로 임대해 농외소득(?)을 올려 온 것은 공공연한 비밀이 돼 버린지 오래다. 간혹 불법적 이용이 적발된 농민들만 재수 없을 뿐이다.

이러한 상황에서 농촌에서 벌어지고 있는 불법적 상황을 고발한다는 것은 개념이 없는 사람이거나 농업에 대한 수순한 애착을 가진 사람이라고 볼 수 있다. 아니면 사심으로 상대를 욕 보이려는 계산이거나.

지난 23일 KBS 9시 뉴스 ‘현장추적’ 코너에서 김포시의 불법매립 현황이 방영됐다. 최병종 김포농민회 회장이 방송국 기자와 함께 현장취재에 동행했다. 최병종 회장은 어떤 마음으로 현장취재에 함께 했을까. 옳은 일을 하고도 오히려 주변으로부터 손가락질과 함께 봉변을 당할 수도 있는 상황을 모르고 동행했을까. 방송국에서 이러한 의뢰를 받을 경우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함께 동행할 수 있을까.

이에 대해 최병종 회장은 “농업과 식량을 자급 하지 못하면 진정한 자주국가가 될 수 없다”면서 한미FTA에 이어 한중FTA를 추진 하고 있는 이명박 정부와 새누리당을 격렬하게 비난했다. 최 회장은 “제대로 된 농업정책을 펼 수 있도록 하는 것이 우리 농민들의 생존권을 지키는 일”이라며 모든 농민들이 현장의 감시자가 돼야한다“고 강조했다.

다음은 23일 KBS 9시뉴스 현장추적 방송 내용 전문.

[현장추적] ‘불법 성토’ 기승…건설폐기물 매립

<앵커 멘트>

요즘 귀농이나 전원 생활을 꿈꾸는 도시민들이 늘면서 전원주택 개발 붐이 일고 있습니다.

바로 이런 열풍을 이용해 땅값을 올리기 위한 불법 성토가 횡행하고 있는데, 건설폐기물까지 매립하고 있다고 합니다.

지형철 기자가 현장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비옥한 김포평야에 볼록 솟은 땅, 매립으로 성토작업을 한 곳입니다.

흙을 헤집기만 해도 온갖 건설 폐기물들이 쏟아집니다.

<녹취> 최병종(회장/김포시 농민회) : "단열재, 타일, 보도블럭, 벽돌, 콘크리트, 전깃줄..."

농토에 폐기물 매립은 엄연한 불법입니다.

<인터뷰> 김성관(김포시청 종합민원과) : "들어가지 말아야 할 토지가 들어갔기 때문에 행정조치를 취하게 돼 있구요 행정조치가 이행되지 않을 시에는 고발조치하도록 돼 있습니다."

또다른 성토 현장, 3년 전에 인근 청라지구에서 파낸 뻘을 매립한 곳입니다.

이 붉은빛 풀은 갯벌이나 바닷가 모래에서 자랍니다. 시간이 흘러도 소금기가 진하게 남아있다는 증겁니다.

작물이 제대로 자랄리 없습니다.

<녹취> 신 0 0 (주변 농민) : "콩도 심어봤고 다 심어봤지만 되지도 않아요. 농사도 못 지어먹게 돼있어요."

이런 성토작업으로 논을 밭으로 바꾸면 땅주인들은 개발이익을 20%정도 더 받을 수 있습니다.

성토용 흙을 사야하지만 폐기물업자들과 통하면 폐기물로 공짜로 땅을 메워줍니다.

폐기물 처리비용을 줄이려는 업자들과 땅주인들의 이해관계가 맞아떨어지는 셈입니다.

<녹취> 김포 경찰서 경찰관 : "건축 폐기물로 해가지고 (논이 아닌) 처리장에 가게되면 비용이 훨씬 많이 들어가요. (땅 주인은) 지가가 상승하니까 그 밑에 들어가는건 아무 문제 없죠."

김포 일대의 이런 땅은 서울과 가까워 귀농이나 전원생활을 꿈꾸는 도시민들에게 특히 인기가 높습니다.

<인터뷰> 장순덕(공인중개사) : "하루에 한 두세번 거의 (매입) 문의를 하고 거의 한 분 정도는 방문을 하시고. 매립(성토)해 놓은 땅이 좋은거고..."

성토후 바로 건물을 지어 매매나 임대 수입을 노리기도 합니다.

농업용 공장으로 지은 이 건물도 운영은 하지 않은 채 매매, 임대용으로 나와 있습니다.

최근 2년여 동안 신고된 성토만 여의도 면적의 절반, 부동산 수익을 노린 불법 매립으로 김포의 농토가 신음하고 있습니다.

현장추적 지형철입니다.

 http://news.kbs.co.kr/society/2012/07/23/2508117.htm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