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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공급식급식칼럼
서울시 학교급식 학생 식재료 꾸러미에는 급식이 없다
송정은 (사)희망먹거리네트워크 이사  |  mfood119@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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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20.06.12  10:45: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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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송정은 (사)희망먹거리네트워크 이사
금번 학교급식 중단으로 인한 불용 경비의 처리 문제로 이런저런 갑론을박 난항 끝에 경기도에 이어 서울시의 학교급식 꾸러미 사업이 결정되어 준비가 되고 있다. 그런데 서울시에서 발표한 공고문을 보며 꾸러미의 구성과 내용에 정말? 하는 의문이 생겼다.
학교급식은 예산규모 5조 9,088억원, 식품비 3조 117억원(53%) (2017년)의 규모이다. 아래는 농림부에서 취합한 품군별 학교급식 구매 비중이다.

시도

양곡류

농산물

축산물

수산물

김치류

공산가공품

합계

서울

41,638

104,095

119,709

41,638

26,024

187,371

520,475

비율

8%

20%

23%

8%

5%

36%

100%

급식에 관련된 산업은 방학 기간을 제외한 시간 동안 운영이 되고 있어서 구조적으로 년간 적어도 3개월은 배를 곯아야 하는 구조이다. 학교가 운영되는 동안 운영한 이익으로 매출이 없는 방학 기간의 적자를 메꾸어야 하는 경영적으로 어려운 구조이다. 그런데 이번 코로나 사태로 급식이 중단된 3월 이전부터 급식은 이미 멈추어 있는 상태에서 개학연기라는 전무 후무한 상황으로 5개월이 지났다. 이로서 급식 산업에는 코로나 빙하기가 2달이나 먼저 시작된 것이다.

이런 급식과 연관되어 있는 농산물 생산자들과 급식전문 식품 생산자들 그리고 급식에 특화된 유통업체들의 어려움을 조금이라도 해소하고 불용된 급식 예산을 아이들에게 나누기 위해 꾸러미 사업이 준비된 것으로 안다. 그런데 이번 서울시 학교 학생 급식 꾸러미 사업은 불용예산을 행정적으로 가장 손쉽게 처리하는데에 더 많이 집중한 기획은 아닌가 생각이 든다.

서울시에서는 서울 시내 초중고 등 85만명에게 3만원 친환경쌀, 3만원 친환경꾸러미(2만원 농산물 과 1만원 축산 또는 1만원 수산 또는 1만원 가공식품중 택일하여 총 3만원), 4만원 농협몰이용권 총 10만원을 지급하기로 발표하였다. 전체 1인당 10만원의 책정된 금액 중에 40%가 농협몰을 통해서 소비되고 나머지 꾸러미 배송도 농협유통채널을 통해서 배송이 진행이 된다고 한다.

실제 학부모 한 분은 학교에서 농협몰에 등록하라고 해서 접속을 했지만 등록자가 한꺼번에 너무 많이 몰려 등록 조차 안되는 일을 겪었다고도 한다. 아마도 코로나 사태의 최대 수혜자는 코로나 상황에서도 가장 안정적인 사업구조를 이미 가지고 있는 농협이 될 것 같다.

서울시 꾸러미 사업은 꾸러미 포장을 관내 유통업체를 활용하는 것으로 했는데 이는 급식 중단으로 5개월째 맨붕 상태인 관내 학교급식 공급 업체들에게 조금의 숨통이라도 틔이게 하기 위한 조치였다고 본다. 하여 3~4월 학교와 계약했던 업체들을 중심으로 구성을 하도록 했지만 가공식품의 경우 20개 업체 이상 컨소시엄을 구성해야하는 조건이 있기 때문에 이 또한 개별 업체가 아닌 조직력을 가지고 있는 업체들만 참여가 가능하도록 되어있어 아쉬움이 있다. 그리고 꾸러미에 넣는 품목들 조차 기존 급식 생산자들의 적체된 제품들이 아니라 꾸러미용으로 급식과 상관없은 새로운 품목들이 준비되거나 새롭게 다시 제작을 해야하는 아이러니한 상황도 예측이 된다.

우리 가정의 식탁이 간편식과 가공식품 중심으로 빠르게 변하고 있다. 사회 전체의 변화와 마찬가지로 학교급식에서도 가공식품의 비중이 늘어날 수 밖에 없는 것이 현실이기도 하다.

평소 학교급식에 소비되는 친환경 농산물은 쌀을 포함하여 180여 종류라 한다. 그런데 이번에 서울시 꾸러미로 준비되는 98만세트의 농산물 꾸러미에는 6가지 내외의 품목만 준비되고 있다고 한다. 그도 그럴것이 꾸러미로 포장하고 준비할 수 있는 품목들이 한계가 있고 택배로 가능한 품목, 그리고 98만개를 위한 생산과 재고보유도 가능한 품목이라야 하기 때문이다. 게다가 별도로 구성된 쌀은 그나마 친환경 쌀이 부족하다는 이야기도 들린다.

그리고 가공식품은 택배비 포함해서 1만원으로 구성해야하는데 김 또는 김자반, 즉석카레, 즉석짜장, 참치통조림, 통조림햄을 교육청 회의에서 요청했다고 한다. 그렇게 구성하고도 예산이 남으면 100% 착즙 쥬스를 추가로 넣어달라고 제안 되었다고 한다. 축산물은 또 어떤가 꾸러미사업에서 구성해달라고 요청한 품목이 캔과 통조림 제품이란다. 

 (표1) 서울시 교육청 관내 학교 학생 꾸러미 사업 공고문

   
 

가정에서 농산물을 일일이 다듬고 요리해서 먹는 것이 참으로 어려운 시절이 되었기 때문에 학부모들의 요구가 현실적인 요구일 것은 이해가 되는 바이다. 하지만 교육청에서 관내의 급식 생산지와 유통사의 어려움도 해소하면서 아이들에게 기존의 학교 급식에 준한 건강한 먹거리를 공급하겠다는 취지와 목적이 분명하게 논의되고 전달되었다면 즉석식품을 중심으로 한 품목선정이 되었을까 하는 생각을 해보게 된다.

가공식품의 꾸러미 공급을 맡을 업체 담당자는 아마도 대기업과 가격 협상을 해야할 것 같다. 품목들 대부분이 대기업을 통해 공급할 수 밖에 없는 품목들이고 1만원내에 택배비도 들어가야 하고 원하는 품목들을 모두 넣어 풍성하게 구성해 줄 것을 요청 받았기 때문이다. 요청 받은 내용으로 구성하려면 저렴한 가격으로 구성할 수 있는 품목들로 구성이 되어야 하기 때문이기도 하다.

전라도 광주의 케이스를 확인해 보았다. 광주시의 경우 광산구, 남구, 서구 학교급식지원센터가 거의 농협으로 결정된 상황에서 센터가 공동으로 책임지기로 하고 꾸러미 사업을 급식센터 중심으로 준비하였다고 한다. 꾸러미에 10품목~11품목의 친환경농산물을 구성하고, 이중 통밀쌀, 우리밀국수, 우리밀간식세트를 꾸러미에 포함하여 건강한 우리농산물을 충분하게 구성하였다고 한다. 농협이 수행할 때 20%정도의 이익을 남기겠다고 맘먹으면 광주 전체예산이 70억이 넘으므로 14억 이익이 농협으로 가게 되있는데 센타에서 주관함으로 이 부분 예산을 절감하여 농산물 14억원어치를 더 구매해 학생가정에 14억원 이상의 농산물을 더 제공할 수 있었다고 한다.

광주시 광산구 급식센타의 경우는 광주와 인근 지역 농가를 위해 꾸러미 제공 기간을 20일 이상으로 늘리고 7개 기본 품목과 농민들이 소량 생산한 13개 농산물들을 전부 구매해서 2개 품목을 임의로 선정 총 9개 품목으로 꾸러미를 만들었고 꾸러미 제작과 배송을 그동안 학교급식이 없어 큰 어려움을 겪고있는 광주시 관내 학교급식 공급업체에 맡김으로서 소상공인의 고통을 조금이라도 경감할 수 있도록 준비한 것도 눈에 뜨이는 부분이다.

급식 전체가 셧다운 되어있는 상황에서 급식에 공급되던 생산지의 농수축산물을 아이들에게 보내주어 집에서라도 잘 먹고 건강한 먹거리를 교육받을 수 있도록 하는 꾸러미의 취지는 너무 좋은 것이지만 이런 방식의 사업구조로는 이 코로나 위기 상황을 어떻게든 버텨야 하는 학교급식이라는 구조 내에 있는 산업들에게는 그렇게 좋은 대안은 아닌 것 같다.

앞으로 제2, 제3의 코로나가 다가올 수 있도 있다는 예측들을 하고 있다. 그렇다면 우리는 이 다음을 대비하여 과연 어떤 대안을 마련할 수 있을까. 많은 조직과 구조들 속에서 이해득실들이 난무하는 가운데 전체를 한눈에 보고 조율하고 조정 해내는 리더쉽이 정말 아쉬운 시점이다.

일부 학교들이 개학을 하고 있는 지금, 급식업체들은 오히려 운영이 어렵다고들 한다. 직원을 고용하고 물류를 운영하려면 사용해야만 하는 기초 비용이 있는데 기존의 1/3도 안되는 학교들의 주문을 소화하면서 오히려 더 많은 에너지를 쏟게 되고(급식 식수가 확정되지않아 주문량이 계속 바뀌는 상황) 이 때문에 학교가 일부 개학은 했지만 적자 폭은 더 늘어나는 상황이라고도 한다. 납품량은 1/3로 줄었으나 배송은 매일 해야하는 상황이라 배송일정을 주 3회로 조정이라도 할 수 있으면 하는 요구도 있는 것으로 안다. 코로나로 대면도 불안한 상황에서 비대면 검수에 대한 요청도 하고 있다고도 한다. 하지만 이 모든 어려움들이 조정되거나 유의미하게 받아들여질지는 미지수라 한다. 상황은 악화되어 있어도 정해진 룰은 변함이 없고 지속 가능한 경영을 해야하는 이들에게는 무척이나 가혹하다.

오랜기간 동안 학교급식은 건강한 먹거리를 아이들에게 제공함으로서 아이들의 기초적인 교육의 부분을 담당해 왔다고 본다. 그러기 위해서 구축해 놓았던 친환경 농축산물의 생산기반들과 급식에 특화되어 운영되던 유통 구조들이 한 번에 무너질 수도 있다는 위기감이 크다. 생각해보라 6개월 동안 매출이 없는 산업구조가 폭망하지 않고 대출 받으며 언제까지나 버틸 수 있을까. 무너지기는 쉬워도 만들기는 어려운 것이 산업이고 일이다.

누구라고 할 것 없이 어려운 시기를 우리 모두 잘 버티고 이후를 도모하기 위해서 일반적인 대응방안이 아니라 기존의 틀들을 넘어서는 또 다른 대안과 희망이 있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이에 대한 고민은 과연 누가 하고는 있을까?

호박을 심으면 호박이 나오고 수박을 심으면 수박이 나오는 법이다. 학교급식은 우리 아이들에게 가장 기초적인 교육이다. 우리 아이들은 이번 서울시 급식 꾸러미를 받으며 어떤 것을 배우게 될까. 생각할수록 고민의 깊이가 크고도 넓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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