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문재인 민주통합당 대통령 후보가 한농연 주최로 19일 열린 '각 당 대선후보 연설회 및 농정책임자 초청토론회'에서 농민들에게 농정공약을 약속하고 있다.

12만 한농연 회원 여러분!
반갑습니다.
민주통합당 대통령 후보 문재인입니다.

오늘 ‘한국농업의 중심이자 기둥’인
한농연 회원을 모시고
농업에 대한 저의 생각을 말씀드릴
기회를 갖게 돼 영광입니다.

저는 농민들을 뵈면
항상 안타깝고 죄송한 마음입니다.
요즘 날씨도 추워졌고,
겨울이 시작됐습니다.
예전에는 겨울이 되면
한 해 농사로 고단한 몸도 쉬고
온천도 다녀오고, 여행도 가시고 하실텐데,
지금은 내년엔 또 무슨 농사를 지어야
손해를 덜 보려나?
올 겨울엔 또 무슨 일을 해서
생활비라도 보탤까
걱정이 많으실 것입니다.

일전에 한 농민이 쓴 칼럼을 봤습니다.
요즘 농민들에게
겨울은 쉬는 계절이 아닙니다.
아주머니들은 학교급식 조리원, 장례식장 식당일,
노인요양원의 청소부로 나갑니다.

남자들도 공장에 단기계약 근로자로 나가거나,
벌목장 등에서 험한 일을 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농사 짓는 것만으로는 먹고 살기 힘들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진짜 전업농은
거의 없는 것이 오늘의 농촌 현실입니다.

책임 있는 정치인의 한사람으로서
마음이 무겁습니다.
그래서 어떻게 우리 농업을 발전시키고,
농민들이 살만한 세상을 만들까
저도 걱정이 참 많습니다.

농업경영인 여러분!
농사 지을만 하십니까?
이명박, 새누리당 정권이 농정정책 잘했습니까?

돌이켜보면 이명박, 새누리당 정권은
농업정책이라는 것 자체가 없었습니다.
무관심, 무책임, 무대책
‘3무정책’이라고 밖에 표현할 길이 없다고 생각하는데,
여러분도 동의하십니까?
이명박, 새누리당 정권은 농업을 외면했습니다.
속이 타들어가고, 가슴에 멍이 든
농심을 모른척했습니다.

‘돈 버는 농업’을 내세웠지만
결과는 초라합니다.
농가소득은 참여정부 말 도시가구 소득의 73%에서
59%로 곤두박질쳤습니다.

국제적인 식량위기 속에서
식량자급률은 22.6%로
역대 최저수준으로 하락했습니다.

농정부서를
식품과 수산을 포함하는
대부처로 만들어놓고도
농정예산은 오히려 뒷걸음 쳤습니다.
농업과 농민과는 아무 상관 없는 4대강 사업비를
농업예산으로 넣었다가
4대강이 끝나자 바로 1조원 이상이나 감축하는
예산안을 내놓아 농민들 가슴에 못을 박았습니다.

다행히 여기 계신 한농연 회원들이
강하게 문제 제기를 해서 동결되기는 했지만
참으로 어처구니 없는 일이었습니다.
이러고서도 농정을 말할 수가 있겠습니까? 여러분!

이명박, 새누리당 정권은 정책도 문제지만
농민들 가슴에 씻지 못할 상처를 주었습니다.

여러분! 기억하실 것입니다.
우리 농민들을
다방에서 보조금이나 타먹고 사는
‘다방 농민’으로 모욕했습니다.
농민들의 ‘도덕적 해이’가 문제라는
발언도 서슴지 않았습니다.

지금 새누리당 국회의원이 됐는데
진짜 ‘도덕적 해이’는
농업의 어려움도,
타들어가는 농민의 마음도 모르는
이런 사람들 아닙니까?
역사상 도덕적으로 가장 타락한 정권이
땀 흘려 일하는 농민의 도덕적 해이를 말하니,
여러분 이거야말로 웃기는 일 아닙니까?

지금 세계는 ‘총성 없는 전쟁’
‘식량 전쟁’을 치루고 있습니다.
지구 온난화와, 자연재해의 급증으로
식량이 무기가 되는 세상입니다.

자동차 많이 팔고, 휴대폰 많이 파는 것만
중요한 것이 아닙니다.
매일 우리 식탁에 오르는 쌀과 채소들,
하루라도 안 먹고 살 수 없는
필수 식품을 수십배 가격을 주고 사와야 하는
위기부터 해결해야 합니다.

이명박 대통령과 새누리당은 아직도
그저 농업을 ‘돈 안되는 장사’로만 생각합니다.

이런 잘못된 생각 바꿔야 합니다.
저 문재인이 바꾸겠습니다.
잘못된 농업정책, 농민정책 다 바꾸겠습니다.

농업은 장사가 아닙니다.
농업은 우리 삶의 뿌리입니다.
저는 농업이 ‘국가 기간산업’이고,
식량주권을 책임지는 ‘미래 안보산업’이라고
생각하는데 동의하십니까?

그래서 우리 농민들이야 말로
우리나라의 미래안보를 지키는
공직자와 같다고 생각하는데
여러분 동의하십니까?

저는 이명박, 새누리당 정권과 생각이 다릅니다.
저는 대통령이 되면 우리 농업과 농촌, 농민을
무책임한 ‘시장논리’에 방치하지 않겠습니다.
무차별적인 경쟁에 맡겨두지 않겠습니다.

저는 식량주권과 먹거리 안전문제를
국민의 기본권으로 규정하고
국정을 펼쳐 나가겠습니다.

지금 우리 농민들은 4대 불안에 시달리고 있습니다.
FTA 등 개방으로 인한 농업시장 불안,
물가안정의 희생양이 된 농가소득 불안,
비료 값, 사료 값 인상에 따른 경영 불안,
태풍, 냉해, 구제역 등 각종 재해 불안,
이런 불안들로부터
우리 농업과 농민을 보호하겠습니다.

가족농이 행복하고,
농업․농촌이
국민의 삶의 질을 높이는
사람중심의 농업,
국민농업시대를 열겠습니다.
 

이제 농업부문에 대한
저의 주요 정책을 말씀드리겠습니다.

첫째, 직불제를 강화해
농가소득 안전망을 든든히 구축하겠습니다.

비료 값 등 농자재 가격은 치솟았는데
쌀 직불금 목표가격과 고정 직불금은
2005년 이후 한 번도 인상되지 않않습니다.
쌀 직불금 목표가격에 물가상승률을 반영하고
고정 직불금도 현실화하겠습니다.

농지보유실태를 전면 조사해
실제 경작하는 농민들에게 직불금이 돌아가도록
철저히 관리하겠습니다.

현재 농식품 예산의 15%에 불과한 직불예산을
집권기간 동안 30% 이상 수준으로 끌어올려
선진국처럼 직불제가
농가의 실질적인 소득안전장치가 되도록 하겠습니다.

둘째, 각종 자연재해로부터
농민들을 보호하겠습니다.

농작물재해보험 지원대상품목을 대폭 확대하고,
보험료에 대한 국가부담율을 높여
자부담율을 낮추겠습니다.
또한 소득수준에 따라 자부담 비율을 차등 적용해
재해보험 가입율을 높이겠습니다.

셋째, 대형유통매장의 독과점 구조로부터
농민들을 보호하겠습니다.

소비자는 농산물이 비싸서 부담이 되고,
농민들은 생산비도 못 받아 애를 태우는
불합리하기 짝이 없는
농산물 유통구조를 뜯어 고치겠습니다.

매년 품목별로 유통마진을 정밀 조사해
농민, 유통업체, 소비자, 각 주체가
유통비용을 합리적으로 분담하는
상생의 유통질서를 정착시키겠습니다.

도시생협을 육성하고
농민들과 계약재배를 활성화시키겠습니다.
생산비와 적정이윤을 보상하는
도농상생의 농산물 직거래 유통망을 대폭 확충해
농산물 소비의 30%(현재 7% 수준)를 담당하도록
중장기 계획을 세워 추진해나가겠습니다.

넷째, 한중 FTA는 신중에 신중을 기하고,
밭작물 영세농을 보호하겠습니다.

한농연이 요구해 온 FTA 무역이득공유제가
민주통합당 최규성 국회 농림수산식품위원장의 주도로
상임위에서 통과되었습니다.
우리 당은 이를 통해,
2014년 7월 종료되는 농특세를 대신하여
농정추진에 필요한 재원을 확보하겠습니다.

다섯째, 친환경 농산물이
국민들 먹거리의 주류가 되도록 육성하겠습니다.

학교와 공공과 군대까지 친환경 급식을 확대하고
자라나는 어린이들에게
올바른 식문화를 교육시키겠습니다.

친환경 농업이 2020년까지
우리 농업의 30%를 담당할 수 있도록
종합계획을 수립해 실천하겠습니다.

여섯째, 고령․영세 농가들에 대한
사회안전망을 강화하고, 중소 가족농을 보호하겠습니다.

국민기초생활 보장, 기초노령연금 등
4대 사회복지망을 강화하고,
중소 가족농에 대한 영농자금과 학비대출 등
이자율을 차등 지원하겠습니다.

일곱째, 각 도에 한 학교씩의 미래생명농업고를 설치해
자부심 강한 미래 농업인력을 육성하겠습니다.

농업을 잘 아는 농업인 자녀들이
농업행정과 농협 등 관련기관에서
보다 많이 취업할 수 있도록
특별 채용제도를 도입하겠습니다.

여덟째, 식량자급률을 높이기 위해 중장기 목표를 정하고
종합적인 이행노력을 강화하겠습니다.
적어도 우리 먹거리의 절반은
우리 스스로 책임질 수 있도록
농민들의 생산의욕을 고취시키고,
농지를 적정수준으로 보전․관리하며
기후변화에 대비해 생산기반을 정비하겠습니다.

남북한 농업협력을 강화해
우리 농업의 생산과 소비기반을
한반도 전체로 확대하겠습니다.

아홉째, 깨끗하고 정감 있는
농어촌 환경을 조성하겠습니다.
방치된 공가와 폐가, 폐기 영농시설 등
시멘트로 얼룩진 농어촌을 획기적으로 정비해
살고 싶은 농촌공간으로 만들겠습니다.

귀농․귀촌․청년 취농 등
새로운 이웃들과 함께
희망의 농어촌 공동체를 만들겠습니다.

마지막으로
농업인들과 시민, 정부가 함께하는
분권형 협치농정을 실현하겠습니다.

주요 농정현안에 대해 사회적 합의를 도출하고
이행상황을 범부처적으로 관리하기 위해
‘대통령 직속 국민농업발전특위’를 설치하겠습니다.
농정의 안정적 운영을 위해
5년 단위의 중기농정프로그램을 운영하겠습니다.

<마무리>

이제 마무리 하겠습니다.
저도 경남 양산의 농촌마을에서 살고 있습니다.
동네 농협 매장에서 비료와 사료를 구입합니다.
아기 울음소리가 끊긴 농촌의 현실을
매일 보고 있습니다.

이러다간 농민이 없는 국가가 될지 모른다는
위기감을 느낍니다.
우리의 농촌, 농업,
그리고 농민의 삶을 바꾸고 싶습니다.

국민들의 안전한 먹거리를 보장하고
농민의 미래에 희망을 드리고 싶습니다.
농촌에 살아보니
“곡식은 주인의 발걸음 소리를 듣고 자란다”는
이웃들의 말이 실감납니다.

세계적인 경쟁력을 따지고,
농업이 마치 구조조정의 대상인 양 생각하는
우리의 인식과 농정철학을 바꿔야만
농업이 발전할 수 있을 것입니다.

이 자리에서
저는 앞으로 대통령이 될 사람으로써
한농연 12만 회원께 약속드립니다.
저는 절대로 농업과 농민을 포기하지 않을 것입니다.
책임지고 지키겠습니다.
개방의 파고 앞에서 여러분을 보호하겠습니다.

농민과 함께하는 대통령
농민을 제대로 모시는 정부
제가 한번 해보겠습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