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공급식으로 국민의 먹거리 복지 향상
농업농민정책연구소 녀름 제111호 이슈보고서(2012. 11. 23.)
송원규 상임연구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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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차>
1. 연령과 계층을 따지지 않는 먹거리 문제
1) 영유아
2) 초ㆍ중ㆍ고 : 급식에 ‘정부책임’이 필요하다
3) 2~30대 : 밥상이 위험하다!
4) 노인

2. 공공급식은 2,000만 국민의 먹거리를 보장하는 문제

3. 공공급식으로 농업ㆍ농민을 살릴 수 있다

4. 공공급식의 확대를 준비하자
1) 공공급식의 확대 범위와 우선순위에 대한 사회적 합의
2) 공공급식 확대의 핵심은 안전하고 건강한 식재료의 지속가능한 공공조달 체계 구축

5. 맺으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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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연령과 계층을 따지지 않는 먹거리 문제

○ 현재 한국사회는 소비자 국민에게 먹거리에 대한 선택권이 없는 나라임

 － 우선 OECD 최저 수준의 식량자급률(22.6%)과 무분별한 수입개방으로 어디서 어떻게 생산되었는지 모를 정체불명의 먹거리가 넘쳐나고 있음

－ 또한 대형유통업체의 소비지 유통점유율 증가(2011년 기준 주요농산물 42품목의 31.3%, 대기업의 외식산업ㆍ골목상권 장악으로 농민은 대기업의 이윤을 위해 희생되고, 소비자는 대기업이 취급하는 먹거리만
을 선택할 수밖에 없음

－ 특히 엄격한 GMO 표시제를 기피하거나 안전성이 검증되지 않은 광우병 쇠고기의 수입을 허용하는 등 정부의 정책으로 인한 국민의 선택권 포기는 매우 심각함

○ 특히 생활양식의 변화, 맞벌이/독신가구 증가 등으로 외식의 비율이 계속해서 증가하는 추세는 국민의 먹거리 선택권을 더욱 축소시키고 ‘기업 이윤의 논리’, ‘가격 중심의 식재료 선택’이 좌우하는 외식ㆍ급식 산업의 생리와 만나 국민의 건강권을 위협하고 있음

－ 「2010 국민건강통계」에 따르면 ‘하루 1회 이상 외식률’이 25.3% 에 달해 국민의 1/4 이상이 매일 1끼 이상을 밖에서 해결하고 있음

－ 또한 2011년 「가계동향조사」에 따르면 전체 식료품비 지출액 중 외식비 비율이 46.3%에 달하고 있음

－ 외식ㆍ급식 시장에 식재료를 공급하는 식자재 유통은 80%를 점유한 소규모 업체들의 난립과 경쟁, 대기업의 진출과 급속한 점유율 확대 등 복잡한 시장 여건 속에서 ‘먹거리의 질’이 아닌 ‘가격’ 중심의 경제논리가 우선되고 있어 국민의 건강원을 위협하는 문제로 되고 있음

○ 국민의 외식 중 상당 부분을 차지하는 공공급식은 유아기부터 성년이 되기 전까지 성장기 음식 섭취와 복지시설 등 사회취약계층의 먹거리 보장과 매우 밀접한 관계가 있음

1) 영유아
○ 영유아 보육시설의 빈번한 급식사고는 아동학대와 함께 사회적인 문제로 되고 있음

○ 식약청에서는 전국 25개 지역에서 어린이급식관리지원센터의 설치ㆍ운영을 통해 보육시설 등에 대한 식단개발, 영양/위생 교육프로그램 실시 등을 하고 있지만 아직까지 그 수가 너무 적고 근본적인 급식 질 향상을 위한 식재료의 조달과 관련한 업무는 담당하고 있지 않음

○ 또한 정부는 보육원에 대한 아이들 식비 예산을 현실화하라는 요구에도 불구하고 최근 보육원 아동 1만 6천명에 대한 식비 지원액을 1식 1,500원 수준으로 책정했음

－ 이는 정부가 지원대상과 이들에게 필요한 복지수준에 대한 고려 없이 정부지원 사회복지시설 생활자의 급식단가를 기초생활보장법 수급자 기준 1,420원으로 동일하게 책정했기 때문임

2) 초ㆍ중ㆍ고 : 급식에 ‘정부책임’이 필요하다

○ 초ㆍ중ㆍ고 학교급식의 경우 친환경 무상급식에 대한 사회적 합의가 이루어 지면서 공공급식 영역 중에서 가장 먼저 ‘보편적 복지’의 길을 열었음

○ 하지만 MB정부가 무상급식을 포퓰리즘으로 매도하고 정부의 책임을 회피하면서 지자체와 교육청이 예산 부담을 모두 떠 안게되어 무상급식의 확대에 어려움을 겪고 있음

○ 친환경 무상급식에 대한 학생ㆍ학부모의 만족도가 높아지고 확대의 요구도 커지면서 최근에는 무상급식 시행 전국 시·도에 대한 국비지원을 지자체들 이 공동건의하는 방안을 추진 중에 있음

○ 하지만 방학 중 결식아동에 대한 급식의 문제는 여전히 해결되지 않고 있음

－ 학교급식 과정에서 91만명의 저소득층 아동청소년에게 점심급식을 지원

－ 지방자치단체를 통하여 방학 중 점심급식을 지원받게 되는 아동청소년의 수는 2011년 현재 48만 명으로 이들을 제외한 43만 명이 방학 중에는 점심급식을 지원받지 못하고 있으며 이들이 점심을 굶는지 확인
할 길이 없음

－ 최근 여러 지자체들이 결식아동 급식비 단가 인상을 발표하거나 고려하고 있지만 금액 단가의 인상이 먹거리 질의 향상으로 바로 연결되는 것은 아니라는 점을 생각해야함

3) 2~30대 : 밥상이 위험하다!

○ 주로 혼자서 생활하면서 대학생활, 직장생활을 하는 2~30대는 인스턴스 식품 등 고열량ㆍ저영양 식품 위주의 식생활로 심각한 영양불균형 상태에 놓여있음

－ 국민의 20.2%(영양부족 15.4% / 영양과잉 4.8%)가 영양불균형 상태
－ 20대의 29.8%(영양부족 21.7% / 영양과잉 8.1%), 30대의 19.2%(영양부족 13.1% / 영양과잉 6.1%)
－ 높은 아침식사 결식률, 인스턴트/패스트푸드 섭취
－ 고열량ㆍ저영양 식품의 범람

<그림 1> 2~30대의 영양 문제

자료 : 쿠키뉴스. 2008 국민건강영양조사.

○ 우리나라에서 대부분의 젊은 남성이 거치게 되는 군대의 경우 열악한 급식문제가 매년 제기되고 있음

－ 2012년 기준 군 장병과 전ㆍ의경의 1식당 배정 식비 2,051원
－ 반면 서울시 1식당 급식단가 초등학생 2,580원, 중학생 3,250원
－ 군 급식의 경우 인건비가 들어가지 않는다는 점을 감안하더라도 이는 매우 낮은 수준임
－ 일부 품목에 대해 농협을 통한 계획생산이 이루어지고 있지만 대부분은 시장에서 구매하고 있어 식재료 공급이 불안정함

4) 노인

○ 상대적으로 많은 관심을 받고 있는 영유아 급식이나 학교급식과는 달리 노인 급식은 사회적인 무관심과 낮은 급식단가 등으로 열악한 상황에 놓여 있음

○ 하루 한끼(점심) 제공되는 노인급식이 각 지자체별로 급식단가와 제공일수 등이 천차만별이며 역시 급식의 질 보다는 예산을 중심으로 사고되고 있음

2. 공공급식은 2,000만 국민의 먹거리를 보장하는 문제

○ 본래 학교, 병원, 군대, 사업체(직장) 등에서 이루어지는 단체급식은 이들에 대한 먹거리와 영양을 보장하기 위한 복지적 성격의 비영리사업이지만 1990년대 일부 병원, 대학 등의 식당 위탁, IMF 이후 사업체들의 급격한 식당 위탁화와 학교급식 전면실시와 위탁화 등을 통해 영리적 성격의 사업으로 변질되었음

○ 이러한 단체급식의 영리목적 운영은 가격중심의 식재료 선택으로 인해 급식의 질을 떨어뜨리고 국민의 건강을 위협하는 사회적 문제로 되고 있음

○ 친환경 무상급식을 통해 먹거리 문제에서 보편적 복지를 실현하는 것에 대한 중요성을 알게 되었으며 이제는 ‘위탁급식의 직영급식으로의 전환’이 아니라 ‘단체급식에서 공공급식의 확대’를 목표로 정부의 농정지원과 먹거리복지 확대를 추진해야 함

○ 국민의 34%가 1일 1끼 이상을 단체급식을 통해 해결하고 있는 상황에서 이들 단체급식을 정부나 지자체가 지원하는 공공급식으로 전환하는 것은 급식의 식재료 공급과 국내농업의 연계를 통해 농업도 살리고 국민의 건강원 증진시키는 엄청난 효과를 기대할 수 있음

○ WTO 정부조달협정(GPA)에 따라 정부나 지자체의 급식 프로그램에서는 국내 농산물 사용을 우선할 수 있으며, 친환경 사용 비율 등의 지정을 통해 친환경농업의 확대와 먹거리 질의 향상도 꾀할 수 있음

<표 1> 급식유형별 단체급식 이용자수 추정(2010년)

주 : 1)업계 추정치, 2)2009년 건강보험 연간 식대청구건수를 365일 1일평균 끼니 기준으로 환
산, 3)2011년 지역아동센터, 드림스타트센터, 청소년방과후아카데미 이용아동수, 4)보건복
지부, 2011년 보건복지가족통계연보(2010년 12월 말 현재), 5)도시락/밑반찬배달급식 포함,
유료급식자 미포함, 6)IISS, 2010, 7)대한영양사협회 추정치, 2010
자료 : 김혜련(2012)의 추정치에 대학교, 대학원 인원을 추가

3. 공공급식으로 농업ㆍ농민을 살릴 수 있다

○ 국민의 34%에 해당하는 1,700만명이 1일 1끼 이상을 공공급식으로 해결하고 이를 급식유형별 끼니수로 환산하면 1,960만식에 해당함

○ 이를 국민들의 품목(군)별 소비량을 바탕으로 공공급식에 필요한 농산물 필요량을 계산하면 곡물자급률이 3.7% 향상되는 효과를 얻을 수 있음

－ 이는 식품수급표 상 1인 1일 소비량을 1일 3식을 기준으로 나눠서 1식 소비량을 계산한 것으로 최소치라고 볼 수 있음(모든 국민이 1일 3식을 먹지는 않기 때문)

- 공공급식에 제공될 표준식단 혹은 권장식단을 바탕을 계산하면 훨씬 많은 소비량과 자급률 향상 결과가 나타날 것으로 판단됨

○ 공공급식에 필요한 식재료를 계약재배로 생산하고 정부의 기초농산물 국가수매제와 연계한다면 농민에게는 생산비를 보장하고, 국민에게는 안전한 먹거리를 보장하는 다양한 효과를 기대할 수 있음

○ 또한 공공급식 식재료 공급을 전제로 친환경 전환을 유도하거나 친환경 비율을 일정수준으로 정해 친환경농업의 확대도 꾀할 수 있음

<표 2> 공공급식을 통한 품목군별 농산물 소비와 자급률 향상

자료 : 식품수급표(2009)와 <표 1> 수요량을 바탕으로 추정치 계산

4. 공공급식의 확대를 준비하자

1) 공공급식의 확대 범위와 우선순위에 대한 사회적 합의

○ 먹거리의 양적ㆍ질적 위기와 먹거리 양극화가 갈수록 심화되는 여건을 고려할 때 공공급식의 범위를 가능한 넓게 설정하고 정부 및 지자체의 책임성을 높이는 것이 절실함

－ 공공급식은 특별히 외식을 위해 영리를 목적으로 한 식당에서 사먹는 것 외에 모든 비영리적 목적의 단체급식을 대상으로 하여야 함

－ 2000년대 이후 급격한 위탁급식화가 진행되면서 사업체(직장)의 구내식당 등도 영리적인 목적으로 변질되면서 공공급식이라는 인식이 사라졌지만 국민이 기본적으로 보육(유치원, 어린이집)ㆍ교육(학교)ㆍ노동(직장)ㆍ복지(복지시설) 등 생활의 현장에서 마주하는 단체급식은 공공성의 강화를 목적으로 공공급식의 범위에 포괄해야 함

－ 그리고 우선적으로는 공공급식 영역 중에서 ‘무상급식’에 대한 합의가 이루어진 초ㆍ중ㆍ고 학교급식에 대해서는 정부가 식품비의 50% 이상을 부담하여 지자체와 교육청의 무상급식 확대에 차질이 없도록 하여야 함

○ 하지만 현재 여건 상 바로 모든 비영리적 영역의 단체급식을 공공급식의 대상으로 하기는 어렵기 때문에 우선순위를 정하고 점진적으로 공공급식의 영역을 확대해야 함

－ 자라나는 아이들의 건강 문제와 직결된 보육ㆍ교육 현장의 급식(대학교 급식 포함)은 최우선적으로 보편적 공공급식의 영역으로 포함함

－ 선별적 복지가 이루어지는 복지시설과 건강 문제와 밀접하게 연관된 병원 급식은 사회적 약자에 대한 먹거리 보장이라는 측면에서 우선적으로 공공급식 지원을 확대함

－ 다음으로 정부 정책으로 쉽게 접근할 수 있는 군대, 교정시설, 공공기관 급식의 공공성을 강화함

－ 마지막으로 국민이 노동에 종사하는 직장의 급식에 대한 지원과 공공성 강화를 추진해야 함

2) 공공급식 확대의 핵심은 안전하고 건강한 식재료의 지속가능한 공공조달 체계 구축

○ 친환경 무상급식 실시의 과정에서 확인된 것처럼 중요한 것은 단순한 재정적 지원이 아니라 국내에서 생산된 지역산/친환경 식재료의 조달체계 구축을 통해 국민의 건강도 증진하고 농업도 살리는 것임

－ 복지시설, 군대, 교정시설 등의 문제는 단순히 단가가 낮거나 지원금이 부족한 것이 아니라 위탁이나 시장조달을 통해 질 낮은 먹거리가 공급되는 것임

 － 중장기적으로는 재원의 확충을 통해 지원금을 늘려야 하겠지만 공공성 강화를 바탕으로 지역산/친환경 식재료를 공급하는 것으로도 급식의 질을 높일 수 있음

○ 우선적으로 공공급식 확대에 따른 식재료 조달체계의 구축은 서울시에서 추진하고 있는 것처럼 학교급식지원센터를 친환경급식통합지원센터의 형태로 확장해 학교급식 외에 단체급식, 시설급식 등 가능한 급식시설에 대한 식재료 조달체계를 함께 구축하는 것에 중점을 두고 진행되어야 함

○ 중장기적으로는 정부나 지자체가 공공급식 영역에 충분한 식재료를 보장할 수 있도록 공공조달 방식을 도입, 확대하여야 함

－ 곡물류, 구근류 등 식재료로 많이 사용되면서 저장성이 있는 품목은 정부가 수매ㆍ비축 등을 통해 충분한 생산량을 확보하고 공공조달 방식으로 급식 시설에서 구매할 수 있도록 함

 － 채소류 등은 가까운 지역산/친환경 식재료의 조달이 가능하도록 지자체에서 계약재배 등을 지원하고 일정 비율 이상 지역산/친환경 식재료를 사용하도록 권고하거나 조례 제정

5. 맺으며

○ 제18대 대통령선거 후보자등록을 코앞에 두고 있는 상황에서 유력한 대선 주자들의 농업ㆍ먹거리 관련 인식과 공약이 부족하다는 농민단체와 시민사회 진영의 우려가 높아지고 있음

○ 시민사회운동 진영에서는 학교급식전국네트워크를 ‘희망먹거리네트워크’로 전환하면서 학교급식을 공공급식으로 확대하기 위한 조직적인 준비를 하는 등 공공급식 화두를 중심으로 대안 농업ㆍ먹거리 운동의 확장을 위해 노력하고 있음

○ 학교급식 운동이 많은 풀뿌리 조직과 활동가들의 노력으로 무에서 유를 만들어냈던 것처럼 농민, 시민운동 진영에서부터 공공급식으로의 확대를 위한 많은 토론과 노력이 필요한 시점임

<자료=농업농민정책연구소 녀름, 외부사진=경향신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