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3일 오후, 서울 용산에 있는 노들텃밭에서 우리밀살리기운동본부와 시민들이 밀 파종작업을 하고 있다.

막바지 꽃샘추위와 함께 보낸 3일절 연휴 마지막날인 3일(일요일) 오후 2시. 서울 용산구 이촌동 노들텃밭 한 귀퉁이에 몇 몇 사람들이 모여 왁자지컬 농삿일이 한창이다.

우리밀살리기운동본부(대표 이정찬) 관계자들이 지난 가을 시기를 놓친 밀 파종작업을 하고 있다. 어른, 아이들이 뒤 섞여 갖가지 도구를 들고 왁자지껄 땅을 판다. 삽, 괭이, 긁괭이 등 닥치는 대로 집어 들고 순식간에 20여 평 남짓한 텃밭을 일궜다. 부모를 따라 온 아이들도 몸을 사리지 않고 밭을 일군다.

손으로는 밭을 일구고 입으로는 계속해서 질문이 이어진다.
“씨는 어떻게 뿌려요”
“지금 파종하면 언제 싹이 나와요”

평탄작업이 끝나고 돌을 주워낸 뒤 파종이 시작됐다. 송동흠 우리밀살리기운동본부 사무총장은 “밀 싹이 트는 적산온도는 100도”라고 설명했다. 당연히 적산온도가 뭐냐는 질문이 이어진다. 송 총장은 “요즘 평균온도가 7도”라면서 밀 싹이 트는데 보름 정도 걸릴 것이라고 예측했다.

밀 파종작업을 마친 일행들은 삼겹살 타피를 벌였다. 우리밀 측에서 지원한 우리밀 건빵과 과자도 먹고 우리밀 라면도 먹었다. 막거리를 한 잔 하면서 지난해 농사 이야기와 올 농사 계획으로 이야기꽃을 피운다.

다른 천막에선 노들텃밭 조기진 센터장과 텃밭 농사 신청자들간에 토론이 벌어지고 있다. 작년 농사 평가, 올 농사 계획을 넘어 귀농귀촌 등 먹거리와 농사와 생활 등에 대한 광범한 이야기가 끝없이 이어진다. 작년엔 엉겹결에 시작해 제대로 못했지만 올해에는 제대로 농사를 짓겠다는 각오들이 하늘을 찌른다.

이야기 중간중간 텃밭을 방문한 사람들이 불쑥 문을 열고 질문을 한다.
“빌려 쓸 수 있는 농기구는 어떤게 있나요?”
“씨앗은 어디서 사나요?”

3월과 함께 서울의 봄 농사가 시작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