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민들의 수매장이었던 농협창고가 농민들이 생산한 쌀 대신 농민들을 파산시켜 온 수입쌀로 채워지면서 농민들로부터 격렬한 항의가 일고 있다.

신김포농협(조합장 권오규)은 대곶지점에 있는 농협창고를 정부양곡창고로 임대하기로 결정, 지난 4월 26일부터 중국쌀을 쌓기 시작했다. 대곶지점 창고에 쌓이고 있는 수입쌀은 WTO에 따른 의무도입 물량이다.

이에 김포시농민회(회장 최병종)는 2일 오전 신김포농협 대곶지점에서 긴급기자회견을 갖고 정부와 신김포농협 측을 맹 비난했다. 농민회는 특히, 신김포농협 측의 결정에 대해 “농민들이 못 사는 이유가 수입농산물 때문인데 농협이 어떻게 수입쌀을 농협창고에 쌓을 수 있냐”면서 격렬하게 항의했다.

김포시농민회 최병종 회장은 "수입쌀이 채워지고 있는 이곳 신김포농협 대곶지점 창고는 김포지역 농민들이 수확의 기쁨을 만끽하며 새벽부터 수매를 위해 사용하던 장소"라며 "농민의 땀과 노력이 묻어있는 수매장에 그 것도 농민이 조합원인 농협 창고에 수입쌀이 채워지는 것을 더 이상 보고만 있을 수 없었다"고 밝혔다.

기자회견장에 참여한 회원들은 기자회견이 끝난 뒤에도 분한 마음을 술로 달래며 바쁘게 다가온 농번기를 원망했다. 농민들은 “어떠한 일이 있어도 농협창고에 수입쌀은 아나된다”면서 “권오규 조합장이 농협창고에 있는 수입쌀을 출고시킬 때까지 투쟁을 멈추지 않을 것”을 결의했다.

이러한 농민들의 항의와 관련 신김포농협 측은 “정부의 요구를 거부할 수가 없었다”면서 “어딘가에는 수입쌀을 저장해야 하는 만큼 조합원들도 이해할 것”이라고 해명했다. 신김포농협은 농협창고를 지난 2004년까지 정부양곡창고로 임대해 오다 농민들의 강력한 항의를 받고 “다시는 수입쌀을 저장 하지 않겠다”고 약속한 바 있다. 이후 신김포농협 창고에 있던 수입쌀은 하성면에 있는 민간 창고로 옮겨졌다 10년만에 다시 신김포농협 창고로 돌아오게 됐다.

이러한 상황에 대해 농식품부는 정부의 양곡창고 임대 규정이 부동산 담보(500%) 외에 보증보험(계약금의 500%)을 추가하면서 오히려 완화됐다고 설명했지만 김포시청 측은 “정부의 양곡창고 임대 규정이 강화돼 재력이 약한 민간인들은 더 이상 정부양곡을 임대하기 어렵게 됐기 때문”이라고 상반된 입장을 설명했다. 이에 반해 일선 농협의 보증료는 농협중앙회가 일괄 지급하면서 수입쌀에 대한 보관 업무가 실제 농협중앙회로 이관된 것이라는 분석이다. 이와 관련 파장이 예상된다. 농협중앙회의 협조가 없으면 정부의 수입쌀 관리가 어렵기 때문이다.

한편 정부양곡임대사업장은 지난 3월 31일자로 임대기간이 만료됐으며, 새로 체결된 계약기간은 3년으로 2016년 3월 31일까지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