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 정부의 농업정책이 본격적으로 추진되고 있는 가운데 ‘로컬푸드’가 농산물 유통구조 개선의 핵심 키워드로 떠오르고 있다.

박근혜 정부가 유통업계에 서민 물가안정을 주문한 데 이어 유통단계 축소를 언급하자 농협과 대형마트들이 유통단계 줄이기에 팔을 걷어붙였다. SSM(기업형 슈퍼마켓)과 백화점도 산지직거래를 통 한 유통단계 축소에 뛰어들고 있어 로컬푸드 시스템은 확대일로를 걷게 될 전망이다.

농협은 지난해 4월 전북 완주 용진농협이 개장한 로컬푸드 직매장 1호점을 시작으로 최근 4월 19일 경기 김포농협이 로컬푸드 직매장 2호점을 개장했다. 농협은 올해 20곳, 2016년까지 100곳의 로컬푸드 직거래 매장을 연다는 계획이다.

이마트는 신선식품 유통구조 혁신을 위해 기존 채소류에 적용하던 로컬푸드 시스템을 수산, 축산, 청과 등 모든 신선식품 품목으로 확대중이고 롯데 마트도 남양주의 비닐하우스를 임차해 임차비와 영농자금을 지원해주고, 인근 20km 정도 떨어진 점포에 위탁재배 형태로 납품하는 새로운 시스템을 도입했다.

대형마트에 이어 SSM인 롯데슈퍼도 점포 근처 농가에서 수확한 제품을 바로 판매하는 소위 ‘로컬푸드형 점포’를 연내 100개로 확대하기로 했다. 현대 백화점도 압구정본점, 무역센터점에서 시금치ㆍ대파ㆍ상추ㆍ부추 등 22개 품목을 경기 남양주, 서울 강동 등에서 산지 직송해 판매에 나섰다.

하지만 물가안정을 핑계로 이루어지는 자본력에 의존한 로컬푸드 시장의 점유나 기업형 매장의 진출은 또 다른 우려를 낳고 있다.

로컬푸드는 글로벌 식품시스템에 대항하여 안전한 먹거리 공급, 소비자 건강, 먹거리 이동거리의 감축, 지구환경 개선이라는 생태 안정적인 목적과 함께 소농 육성과 도농 순환경제의 활력을 가져다 줄 수 있는 핵심적인 영역으로 부각되고 있다.

원용찬 전북대학교 교수는 “로컬푸드는 당일 생산된 신선한 야채꾸러미를 당일 먹는다는 소비변 화의 현상을 뛰어넘어 튼튼한 소농 육성, 고령 농촌 인구의 생산적 복지, 귀농인구의 토착화, 협동조합, 다양한 품목의 생산능력 등 구조적 경제변환의 가능성까지 담아내는 새로운 구조변화라는 점을 주목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청와대와 농림축산식품부는 현재 53%인 중간도 매상 유통물량 비중을 2016년까지 40%로 끌어내린다는 등 기본방향을 제시했으며 정부는 농축산물 유 통구조 개선 종합대책을 마련해 오는 5월말 발표하 기로 했다.

전국적인 조명을 받고 있는 로컬푸드 직매장의 확대가 농산물 유통구조를 혁신하고 농민들의 안정적 소 득창출의 기반이 되고 시민의 안전한 먹거리를 확보 할 수 있을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 황인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