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학교급식 ‘지자체 당선자들 분발하라’ 학교급식 관련 조직들이 2014년 지방선거를 앞두고 본격적인 활동을 예고하고 나섰다. 인천학교급식시민모임, 친환경무상급식풀뿌리국민연대, 전국친환경농업인연합회 등은 지난 5월 9일 오전 11시 인천시청 현관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최근 혼선을 빚고 있는 인천시의 학교급식 정책과 관련 인천시장과 시의원, 구청장과 구의원 등을 싸잡아 성토하면서 2010년 지방선거 당시 자신들을 당선시켰던 친환경 무상급식 공약을 조속히 이행하라고 촉구했다.

인천지역 학교급식이 친환경쌀 공급 방식을 두고 3개월째 파행사태를 빚고 있다.

이 과정에서 인천산 친환경쌀은 전국에서 가장 싼 가격으로 학교급식에 납품되고 있고, 설상가상으로 농협 등 생산자단체들의 재고로 인한 손실이 12억원으로 추정되면서 수매가를 인하할 수 밖에 없는 상황으로 치닫자 불안한 농민들이 급기야 출하거부를 선언했다. 다급해진 인천시가 긴박하게 움직이고 있다.

지난 5월 23일 인천광역시친환경생산자단체협의회는 ‘인천 학교급식 친환경쌀 직거래 공급을 즉각 시행하라’는 보도자료를 통해 “지난 4월 19일 학교급식심의위원회에서 인천시 급식지원센터가 제안한 무농약31,500원, 유기농 34,500원 가격을 수용한다”면서 “6월 2일 부터는 인천시 급식지원센터 제안 가격 이하로는 친환경쌀을 출하 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이러한 친환경쌀 생산자단체와 학교급식지원센터 간의 가격 협상은 지난 3월 7일부터 시작된 인천지역 친환경농민과 학교급식단체들의 천막 단식농성을 마무리 하는 과정에서 시와 급식단체간의 합의사항으로부터 시작된다.

당시 시민모임과 친환경농민들은 작년 3만2천원 하던 친환경쌀이 지난 3월 초 2만8천원으로 떨어진 이유는 경쟁입찰 때문이라며 천막 단식농성과 농민대회를 개최하면서 인천시를 압박했다. 이에 인천시가 이들의 요구사항을 모두 받아들이면서 인천시 학교급식에 대한 친환경쌀 공급문제가 일단락 됐다.

인천시는 3월 17일 보도자료를 통해 “친환경 쌀 생산농가의 어려움을 해소하고 적정 수매가를 보전하기 위해 현재 학교별 전자입찰 방식으로 구입하고 있는 친환경 쌀의 구매방식을 교육청의 수요조사 실시 후 희망하는 학교의 공급물량을 파악, 5월부터 인천광역시학교급식지원센터를 통해 현물 공급키로 하였으며, 친환경 쌀 학교급식 공급가 결정은 친환경무상급식지원 심의위원회 의결을 거쳐 확정키로 하였다”고 밝혔다.

이로서 인천지역 급식 시민모임과 친환경농민들이 주장해 온 친환경쌀 공급문제와 학교급식지원센터 가동 문제가 동시에 해결되는 듯 했다.

그런데 인천시가 시민단체와 친환경농민들의 요구를 반영한 보도자료를 발표한 4일 뒤인 3월 21일, 기존 학교급식 납품업계의 입장을 대변 하고 있는 인천 초·중·고등학교 운영위원회 연합회가 인천시청 브리핑룸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인천급식관련 조례안 전면 수정’을 요구했다. 이들은 학교급식법상 광역지원센터는 학교급식 물품을 지원할 수 없는데도 인천시가 불법적인 결정을 했다고 성토한 뒤 학교장의 선택권이 무시되고 있는 학교급식법의 개정을 주장했다. 또 친환경쌀 공급 방식과 관련 “정확한 시장조사를 하지 않은 채 일방적으로 생산자 단체의 의견을 받아들였다는 것은 문제가 있다”고 주장했다. 일부 인천시의원도 이들의 주장을 거들고 나섰다.

이에 인천시는 4월 10일경 인천광역시 친환경무상급식 지원에 관한 조례 일부 조항이 학교급식법 등 상위법에 위배되어 있는지 여부를 자문을 받으라고 고문변호사들에게 지시했다.

자문 결과 변호사들은 “상위법에 저촉됨으로써 조례를 개정해야 하고 상위법에 저촉되는 친환경쌀의 현물공급은 원천적으로 잘못 되었다”고 보고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와 함께 인천시 학교급식 친환경쌀 공급 문제는 학교급식법 논란으로 확산됐다. 파행 속 친환경쌀 공급은 여전히 전자입찰 방식으로 진행되고 있으며, 쌀 가격은 28,000원으로 전국에서 가장 싼 가격을 기록하고 있다.

이에 불안을 느낀 친환경쌀 생산 농민들이 출하거부를 결정하면서 자칫 인천 학교급식 파행사태가 걷잡을 수 없는 상황으로 치달을 수 있다는 위기감에 인천시가 긴박하게 움직이고 있다.

시는 지난 5월 29일 친환경쌀 생산자단체와 만나 현실적인 방법을 논의했지만 뚜렷한 결과를 도출하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특별한 결론이 없는 상태에서 5월 30일 현재 생산자들은 공급업체에 현재의 가격으로는 납품을 할 수 없다는 공문을 보낸 상태이고, 공급업체들도 각 학교에 공문을 보낼 준비를 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인천시는 현재 상위법과 조례와의 관계를 교육부를 거쳐 안전행정부에 계약과 관련한 유권해석을 질의한 상태이며, 안행부에서 회신을 받는대로 최종적으로 법제처에 질의를 한다는 계획이다.

인천시의 우유부단과 늑장대처로 인천지역 급식대란이 야기될 수도 있는 상황에 학교급식 관련자들의 이목이 집중 되고 있다.

<김규태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