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송동흠 우리밀살리기운동본부 사무총장

세계 곡물동향 언급에서 가장 빈번히 언급되는 곳이 시카고상품거래소(CBOT)다. 이는 시카고상품거래소가 세계 곡물 선물거래의 80% 이상을 감당하기 때문이다. 이에 세계 많은 곡물선물시장 움직임도 시카고상품거래소 변화를 쫓아가는 모습이다.

곡물시장 흐름에서 주시할 점은 비상업적 거래, 즉 시세차익만을 챙기는 투기목적 거래가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는 점이다. 이 때문에 특정 사건·사고가 예상외 큰 영향을 미치기도 한다. 현 시기 더딘 옥수수·콩 파종 속도가 가격 오름을 부추기는 것도 일부 타당성에도 불구하고 투기목적의 비사업적 거래와 이에 따른 시장의 과도한 반응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곡물가격이 증권시장, 달러지수, 주요국의 금리변동, 오일·금 가격, 부동산 시장 등 여러 경제적 요인들의 복합 영향 하에 있음도 살펴야 한다. 달러지수 인하는 같은 달러로 더 많은 곡물을 구입할 수 있게 한다는 이유에서 가격인상을 부른다. 2008년 곡물가격 폭등은 리먼브라더스 파산이 가장 큰 영향을 미쳤는데, 이는 금융시장·부동산시장과 곡물시장의 관련을 잘 대변해 준 사례다.

미국 중심의 곡물시장 언급은 밀·옥수수·콩 시장에서 미국이 갖는 압도적 비중 때문이다. 따라서 시장동향에서 미국 외 곡물사정을 포착하기가 쉽지 않다. 주요 곡물생산지이면서, 수출지역인 유럽 상황조차 가시권에 들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생산은 기후가 단연 가장 큰 영향을 미친다. 그 외 주요국 생산 장려 정책이 많은 영향을 미친다. 미국 옥수수 생산의 지속 확대는 바이오연료 산업 지원정책 영향이다. 특정국의 대선 등 정치적 이해에 따른 가격지지로 생산이 크게 늘리기 한다.

수요는 밀은 식용과 사료용, 옥수수는 공업용과 사료용, 콩은 유지생산과 사료용 등이 큰 비중을 차지한다. 밀의 사료용 수요 증가는 비교적 최근의 일이다. 미국의 바이오연료 산업 정책이 옥수수 가격을 크게 부추긴 것이 핵심원인이다. 이 영향으로 저가 곡물가격 시대 밀 가격의 60~70%에 머물던 옥수수 가격이 현 시기에는 90%까지 쫓아왔다. 지난해 상반기에는 오랜 기간 역전현상까지 보였었다. 이에 밀과 옥수수가 새롭게 사료부분 대체 관계를 형성하게 되었고, 그 영향에서 밀과 옥수수의 가격 동조화 현상이 두드러지게 되었다는 점이다.

시카고 현지시간으로 5월 4째 주 마감 곡물가격은 밀은 부셀 당 6.9638달러, 옥수수는 6.5613달러, 콩은 14.4850달러다. 3월 말 이후 계속되는 하락 전망을 무색케 하며 계속 반등 기회를 엿보는 모습이다. 현 시기 시장 동향은 지난해 상반기 미국 가뭄 예고 전보다 가격이 높게 형성되고 있음에도 하락국면을 이용 곡물구입에 적극 나서는 각국의 움직임에서도 잘 살필 수 있다.

주요 기관이 곡물가격 하락 전망을 전망하고 있지만, 시장은 아직 알 수 없다는 반응 또는 오히려 오를 것이라는 우려가 팽배한 모양이다.

북반구 기준에서 밀은 아직 수확에 들어가지 않았고, 옥수수·콩은 이제 막 뿌려지고 있다. 행여 지난해 미국 가뭄이 지구 어디서 다시 닥칠지 모른다는 반응이다. 러시아 밀 생산의 40%를 감당하는 남부 주요 곡창지대에서 2010년 발생했던 1세기 만의 가뭄이 재현될 수 있다는 언론보도가 이를 잘 대변해 준다.

주요 외신들은 현 시기 주요 곡물의 가격변동 주요 원인을 다음과 같이 설명하고 있다.

밀은 미국 겨울밀 작황부진이 가격을 지지하는 모습이다. 미 농무부의 지난 주 작황보고는 최고 등급이 31%, 최저등급 41%라 했는데, 이는 최고와 최저가 각각 58%, 14%였던 지난 해 같은 시기에 비해 크게 부진한 모습이다. 지난 주 중국의 미국밀 65만 톤 구입도 가격지지에 힘을 보태고 있다. 중국 밀수입에 대한 관심은 최근 수년간 중국이 밀 순수입국 지위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올해는 중국이 재고보충과 지역별 품질문제로 최고 3백만 톤까지 수입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옥수수는 지난 주 중국이 36만 톤의 미국 옥수수를 수입 소식과 함께 오름 경향이다. 그간 언론에 중심에 있었던 파종속도는 최근 빠른 회복 속에 시야에서 벗어나고 있다. 다만 늦은 파종이 수확시기를 늦춰 그 때까지 재고 우려가 지속될 수 있고, 또한 최종 생산량 하락도 부를 수 있다는 것이 간간히 언급되고 있다. 11개월 기간 최고 활황을 보이는 미국 에탄올 산업도 옥수수 가격 지지에 힘을 보태고 있다.

콩도 미국 재배지 날씨 불순에 따른 파종지연과 중국의 수요 회복기대 속 오름 경향이다. 미국 5월 4째 주 콩 파종이 지난 해 같은 시기 71%에 크게 낮은 24% 완료에 그치고 있다.

세계 콩 시장의 60% 이상을 점하는 중국 수입은 4월까지 조류인플루엔자 영향 등에서 지난해 동기 대비 15% 정도 하락했다. 그렇지만 올해 전체 물량은 중국 내 생산 감소로 오히려 증가할 것이라는 기대가 팽배해 있다. 또한 전체 물량의 감소에도 불구하고, 미국으로부터의 수입은 큰 변화가 없는 모습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