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미(知味)’는 중용에 나오는 ‘인막불음식야(人莫不飮食也) 선능지미야(鮮能知味也), 사람이라면 누구든 마시고 먹지 않는 자는 없다. 그러나 맛을 제대로 아는 이는 드물다.’에 나오는 말이다. 경북 영양 지방에서 발견된 「음식디미방(飮食知味方)」은 최초의 한글 조리서로 유명하다.

지미(知味)라는 단어에는 이미 ‘교육’이 전제되어 있음을 알 수 있다.

맛은 타고 나는 것이 아니고 후천적으로 학습되는 것이다. ‘자연의 맛’, ‘농업의 맛’을 맛 본 사람들은 그 맛이 익숙할 것이고, ‘자본의 맛’, ‘산업의 맛’을 맛 본 사람들은 그 맛에 익숙할 것이다. 익숙한 것들과 결별하기란 무척 어렵다. 특히나 개인적인 결단으로 그 편한 삶을 단절하기란 불가능에 가깝다. 담배에, 공장식 소주에, 인스턴트 커피에, 삼겹살에…개인마다 기호와 취향이 다른데 웬 참견이냐는 핀잔을 듣기 일쑤다.

우리가 그동안 익숙해진 ‘공장의 맛’을 단절하고 ‘사람의 맛’을 복원하기 위해서는 ‘교육’이 필요하다. 조금 더 불편하지만 생태적이고, 조금 더 거칠지만 건강하고, 조금 더 시간 들지만 정성이 깃든 음식과 삶을 원한다면 “교육”이 중요하다. 그것이 ‘지미교육’이다.

<김원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