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원 원주 경찰서는 묵은쌀을 햅쌀로 둔갑시켜 장기간 학교에 납품해온 혐의로 A농산 대표 최모 씨와 공장장 신모 씨를 13일 불구속 입건했다.

원주 경찰서 수사과 관계자에 따르면 최 씨 등은 자신이 운영하는 경기도의 한 방앗간에서 2009년산 묵은쌀을 2012년산 햅쌀과 9대1 내지 8대2로 섞어 도정한 뒤 ‘2012년산 경기도 쌀’이라고 표기해 경기지역 K고교에 4천140㎏(930만 원 상당)을 판매한 혐의를 받고 있다.

K고교 영양사는 쌀의 질이 떨어지는 것에 대해 학생들의 지적이 있었고 본인 역시 여러 차례 문제제기를 했지만 “묵은쌀이 햅쌀로 둔갑한 것인 줄은 몰랐다”고 말했다. K고교는 2007년부터 지금까지 7년여 간 최 씨에게서 경기도 쌀을 납품받아 학교급식으로 학생들에게 배식한 것으로 드러났다.

원주경찰서 수사과 관계자는 “K고교 이외에 수도권 타 학교에도 비슷한 사례가 있을 수 있는 가능성은 있지만 본인들이 혐의를 부인하고 있고 검찰로 송치한 만큼 향후 처리결과를 더 지켜봐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K농산의 납품미 조사결과 일반업소 조달미는 이상이 없었지만 유독 학교급식미에서 문제가 발견된 점에 대해 수사관계자는 “학교급식미는 일반 시장에 비해 즉시 소비가 가능하고 공정과정에서 밥을 찧는 시스템이다 보니 적발에 대한 부담이 없었던 것 같다”고 언급했다.

또 이번 사건에서 납품업자와 학교재단측과의 연계가능성에 대해서는 “그럴 가능성이 없다고 부인할 수는 없지만 검찰의 대응을 두고 봐야 할 것 같다”며 조심스레 말을 아꼈다.

<정왕룡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