날씨가 더워지면서 학교급식 관리에 비상이 걸렸다.

지난 15일 수원 하이텍 고등학교에서 학생들이 집단 식중독 증세를 보여 병원으로 옮겨져 치료를 받았다. 주말에 기숙사에 남아있던 87명 학생 중 65명이 설사와 복통 등 식중독 의심 증세를 보인 것이다. 이들은 15일 저녁 급식에서 감자채, 계란장조림, 매운콩나물국, 호박샐러드 등을 먹은 것으로 확인됐다.

이날 보건당국이 식중독 증세를 보인 학생들의 가검물을 채취·분석한 결과, 학생 2명에게서 식중독균인 클로스트리디움 퍼프리젠스가 검출됐다. 수원 하이텍고는 평일 점심과 저녁은 직영으로 운영하지만 주말 아침과 저녁은 위탁업체 납품을 받아 운영하고 있다. 학교는 학생들의 상태를 살피는 한편 보건당국과 함께 정확한 경위를 조사하고 있다.

지난 6월 11일에는 서울 양천구 신월동 소재 모 중학교에서 학생들이 집단 식중독 증세를 보였다. 확인된 식중독 의심 환자만도 225명, 학생 4명에 한 명꼴로 두통과 복통을 호소했고, 일부 학생은 병원에서 치료받았다.

역학조사에 나선 보건소와 식약처는 “일단 4일과 5일 급식으로 나온 닭갈비와 비빔밥, 그리고 식수 등에서 원인을 찾고 있다”고 밝혔다. 학교 측은 예정했던 2박 3일 수련회를 연기하며 긴급 대책회의를 열었고, 역학조사 결과가 나올 때까지 급식실을 잠정 폐쇄하기로 했다.

식품의약품안전처의 통계를 보면 2008~2012년 식중독 환자의 27%가 5~6월에 발생했으며 이중 40%이상이 집단급식시설에서 발생했다. 특히 노로바이러스와 병원성대장균에 의한 식중독 건수 및 환자 수가 증가 추세며 집단급식시설의 경우 오염된 식재료, 노후화된 급식시설, 잘못된 위생습관 등에 의해 발생하는 경우가 많다.

이에 대해 지난 4월 25일 열린 ‘학교급식과 안전’ 미디어 워크숍에서 한국식품연구원 김은미 박사는 ‘가격은 저렴하지만 안전성이 떨어지는 수입 식재료의 사용이 증가’하고 있는 점과 ‘기온상승으로 인한 병원성 미생물 증식 위험이 높아지고 있는 면’을 지적했다.

또한 김 박사는 “학교급식의 안전을 확보하기 위해서는 현재 학교급식지원센터의 설립을 확대하고 운영을 활성화시키는 한편 학교급식지원센터 중심으로 지역 차원의 협력체계를 강화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한양대 엄애선 교수(식품영양학과)는 식중독 예방을 위해 “집단급식시설은 철저한 식재료 검수와 보관 등 깨끗하고 안전한 조리환경 조성과 조리종사자에 대한 위생교육 등을 통해 식중독 예방에 최선을 다해야 한다”고 말했다.

<정왕룡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