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상기후로 인해 각종 병해충 발생이 늘어나고 있는 가운데, 제주지역 병해충 발생동향과 이를 해결키 위한 대책을 모색하는 자리가 마련됐다.

제주특별자치도 농업기술원은 19일 오후 제주시 연동 제주도농어업인회관 강당에서 ‘기후변화와 농작물 병해충 관리전략’을 주제로 심포지엄<사진>을 열었다.

이날 심포지엄에서 송정흡 제주도농업기술원 친환경연구과 박사는 제주지역 병해충 발생 동향과 대책에 대해 설명했다.

송 박사는 최근 제주지역 병해충 발생동향에 대해 “겨울철 평균기온이 오르며 예전에 없는 담배가루이(토마토, 파프리카, 수박), 볼록총채벌레(감귤, 참다래, 블루베리, 망고), 당근 세균잎마름병, 질경이모자이크포텍스바이러스(백합), 미국선녀벌레(단감, 포도, 배, 콩, 옥수수) 등 새로운 병해충이 나타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도둑나방(배추과 채소, 감자, 유채), 마늘 세균성점무늬병, 브로콜리 노균병 등이 돌발적으로 발생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이와 더불어 그는 “제주지역에서 주로 생산되는 감귤(궤양병), 감자(풋마름병, Y바이러스병), 배추·양배추(뿌리혹병, 균핵병), 마늘·양파(세균성점무늬병, 흑색썩음균핵병), 당근(무름병, 검은잎마름병) 등과 같은 병해가 늘어나고 있다”고 말했다.

또 “감귤에는 볼록총채벌레·귤녹응애·깍지벌레, 감자에는 감자뿔나방·도둑나방, 배추와 양배추에는 도둑나방·왕담배나방, 마늘과 양파에는 파총채벌레, 당근에는 도둑나방·파옻채벌레 등과 같은 해충이 늘고 있다”고 덧붙였다.

그는 병해충을 예방 또는 억제시키기 위한 기술개발 전략으로 ▶주요병해충의 발생 예찰 강화 ▶병해충 방제방법의 다양화 ▶IPM(병해충 종합관리기술)‧친환경농업기술 개발 보급 등을 제시했다.

특히 그는 병해충 방제방법을 다양화하기 위해 생물적 방제 기술을 적극 이용해야 한다고 역설했다.

구체적으로 그는 천적곤충, 곤충병원성 미생물을 활용하는 한편 천적을 보호하기 위해 생물 다양성을 강화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더불어 그는 IPM을 개발, 생물적·재배적 방제 등 다양한 병해충 관리기술을 적용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현재 이뤄지고 있는 친환경 병해충 방제의 문제점으로 ▶친환경 자재에 대한 의존도가 높음 ▶친환경재배에서 발생하는 병해충의 생태 및 방제 기술 부족 ▶초생재배, 간작, 윤작 등 생물 다양성 부족 등을 꼽았다.

그는 “생물적 방제의 장점은 환경, 물에 대한 위험성이 적다. 농약을 환경 친화적 방법으로 바꿀 수 있다. 하지만 비용이 비싸고 효과가 아주 좋거나 빠르지 않다는 단점이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향후 병해충을 억제시키기 위해 중앙·도·센터·농민으로 이어지는 ‘병해충 발생 감시 네트워크’를 구축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에 따른 각 기관의 역할로 그는 “중앙은 새로운 병해충을 분류하고 역학조사를 벌여야 한다. 도는 광역단위 및 취약작물을 중심으로 예찰을 하고 방제기술을 개발해야 한다”며 “농업기술센터는 지역 내 주요 병해충 발생을 예찰하고, 농민들은 특이 병해충이 발생했을 때 신고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날 심포지엄에서는 기후변화 영향 및 대응계획, 기상자료의 농업적 이용, 돌발 병해 발생동향과 관리방안, 주요 해충 발생동향과 전망이란 주제도 발표됐다.

<최병근 전농 제주도연맹 상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