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일 개막한 전국지역리더대회에서 진행된 토크콘서트에서는 지역 문제를 고민하고 해결하기 위해 노력해온 지자체 단체장, 농협조합장, 농민운동가 등 지역 리더들의 다양한 현장 경험이 소개됐다.

이날 콘서트 사회를 맡은 박진도 원장은 “10년 전과 지금을 비교했을 때 우리 지역이 크게 나아지지 않았고 농어촌 지역은 더 어려워졌다는 말도 하지만 지역의 문제를 스스로 고민하고 해결하려는 지역리더는 엄청나게 늘어났다고 생각한다”며 “초심으로 돌아가서 지역리더의 역할이 무엇인지 다시 한 번 되새겨 보자”고 주문했다.

<유정상 기자>

▲ 지역리더와 함께하는 토크콘서트 사회를 맡은 박진도 충남발전연구원 원장

“지역리더는 촉매역할 조력자. 그리고 먼저 실천하는 사람”
유정규 지역재단 운영이사

▲ 유정규 지역재단 운영이사

첫 번째 사례 발표자로 나선 유정규 지역재단 운영이사는 ‘지역리더 in 2013'을 주제로 지역 리더를 교육·양성해온 지역재단의 활동을 돌아보고 현재 요구되고 있는 지역리더의 상(像)을 제시했다.

유 이사는 “지역리더교육을 정책화하고 필요성을 확산시킨 것이 그동안 지역재단 활동의 성과지만 구체적인 성과를 말하기 어렵다는 점이 한계였다”고 진단했다.

이어 그는 “시대적 환경·여건의 변화로 바람직한 리더의 상도 변화를 요구받고 있다”며 “과거의 카리스마형이나 섬기는 리더에서 지역 문제를 스스로 해결해 나갈 수 있도록 돕는 퍼실리데이터(facilitator, 조력자·촉진제)형 리더가 요구되고 있으며 교육매니아보다는 실천매니아가 필요하다”는 분석을 내놨다.

“지역농업 고민 않는 지역농협은 존재가치 없다”
남무현 괴산 불정농협 조합장

▲ 남무현 불정농협 조합장

두 번째는 협동을 통해 지역 농업을 지속가능하도록 변화시켜 온 남무현 괴산 불정농협 조합장의 사례발표가 이어졌다. 남무현 조합장은 3가지 원칙을 소개했다.

제1의 원칙은 “지역 농협이 지역 농업을 고민하지 않으면 존재할 가치가 없다”는 것. 이를 위해 지역농업 장기 발전 프로그램을 고민하고, 농협의 존재목적이 농민 조합원들의 경제활동인 만큼 최저생산비(300평당 350만 원 조수익)를 보장해왔다는 것이다.

남 조합장 당선 당시 조곡 18만 가마를 수매하던 것에서 현재는 벼 생산은 일반벼 9천, 친환경 2만 가마로 줄고 수매와 생산비가 보장되자 감자와 콩 생산이 대폭 늘었다는 설명이다. 산촌이라는 괴산의 특성도 잘 살린 결과다.

제2의 원칙은 ‘투명한 경영’.

농산물최저가격을 보장하기 위해서는 이용고 배당을 줄여 유통손실보전금을 마련하는 게 필요했는데, 이 과정에서의 오해를 불식시키기 위해 투명한 경영을 꾀했다는 것이다.

조합원 눈높이에 맞춰 단돈 삼 만원까지 다 공개하고 결산도 ‘배추장부’수준으로 쉽게 알 수 있도록 했다고 한다. 또한 조합원 위주로 농협법과 정관을 해석 쉽게 자료를 열람할 수 있도록 했다고 남무현 조합장은 설명했다.

제3의 원칙은 “농민 조합원이 농협의 주인”. 농민 조합원이 수매가 결정, 이득배분 결정을 하도록 했다는 것이다. 남 조합장은 이를 위해 ‘매취형공동정산제’를 실시한다고 설명했다. 농산물 시세에 관계없이 농협에서 생산비가 보장된 가격으로 수매 후 판매를 하고, 그로 발생한 손익은 공동 정산을 거쳐 분배한다는 것이다.

남 조합장은 “농협경영을 직원들에게 맡기면 직원 중심이 되고, 조합원이 적극 참여하면 농민 중심이 된다”고 강조하면서 “농협만 제대로 서면 농민문제의 30~40%가 해결 가능하다”고 자신있게 말했다.

“지역발전 목표를 정확히 해야”
나소열 서천군 군수

▲ 나소열 서천군 군수

지방자치를 통해 지역 발전을 일궈나가는 사례도 소개됐다.

3선 임기를 수행하고 있는 나소열 서천 군수는 ‘세계 최고의 생태도시 어메니티 서천’이라는 목표를 세우고 지역이 스스로 발전할 수 있는 전략을 추진해온 과정을 소개했다.

먼저 서천군 농업발전을 위해 ‘서래야’ 브랜드를 자체 개발, 친환경 쌀 및 서천김 유통체계를 시스템화 하고 한산 소곡주 한산 모시 등을 주민소득사업으로 육성했다고 설명했다. 또한 국립생태원 유치, 선도리 갯벌, 신성리 갈대밭 등 생태관광도 육성키 위해 노력했다고 설명했다.

나소열 군수는 발표 후반부 자료를 통해 “지역리더들이 전체를 보는 시각을 훈련하고 길러야 한다”며 “전체를 본다는 것은 자기이기주의에서 유연성을 갖게 되는 것이며 자신의 위치와 수준을 인지하게 해 결국 타인과 소통할 수 있는 기초로 작용할 수 있게 된다”고 강조키도 했다.

“농업문제 ‘국민과 함께’, ‘자치와 협동’으로 발상전환 필요”
최재관 국민과 함께하는 농민운동 네트워크 대표

▲ 최재관 국민과 함께하는 농민운동 네트워크 대표

농민운동가도 휼륭한 지역리더가 될 수 있다는 사례발표도 이어졌다. 또한 갈수록 어려워지는 농업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발상의 전환이 필요하다는 주장이다.

최재관 국민과 함께하는 농민운동 네트워크 대표는 ‘발상의 전환’을 강조했다. 농업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농업을 농민만의 문제가 아닌 먹거리로 확장시켜 국민과 함께 풀어가야 한다고 주장했다. 또한 경쟁력과 규모화에서 벗어나 자치와 협동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역설했다.

최재관 대표는 “자치와 협동은 농민들이 생활 속에서 삶과 정치의 주체로 나서는 일”이라면서 “농민들의 생활과 가장 밀접해있는 농협개혁을 주요 과제로 부각시키고, 작목반을 비롯한 각종 생산조직의 역량을 강화해야하는 일이 중요하다”고 강조하면서 “현장에서 농민 실생활에 밀접한 지방정부의 농정공약을 연구하고 고쳐나가며 지역주민과 농업정책을 개발하는 일도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최 대표는 또한 “자치와 협동은 농협과 지자체를 지렛대로 이용하며 대중투쟁을 벌여나가고 정부정책을 바꿔내는 대중투쟁 노선의 한과정이 될 것”이라며 “자치와 협동이 농민운동을 대체하거나 대표하는 것이 아니고 농민운동의 중요한 영역이 될 것이고, 장기적으로는 농민운동의 기초 세력을 향상시키는 운동의 토대가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주민들의 자발적인 ‘마을만들기’여야 지속가능”
구자인 진안군 마을만들기지원센터 부설연구소 소장

▲ 구자인 진안군마을만들기지원센터 부설연구소 소장

마지막으로 주민의 자발적인 활동으로 마을만들기 활동을 벌이고 있는 사례도 소개됐다.

구 소장은 사례발표를 통해 그동안의 이론과 실천, 현장 활동경험을 바탕으로 현재 마을만들기 활동이 원점으로 돌아갈 것을 제안했다.

구자인 진안군 마을만들기지원센터 부설연구소 소장은 20여 년 전 서울에서 마을만들기라고 부르는 활동을 시작하고, 만 6년의 일본유학과 만 8년의 계약직 공무원 생활을 거쳐 현재는 민간조직에 몸담고 활동하고 있다.

구자인 소장은 “마을만들기 사업은 행정사업인 이전에 주민들의 자발적 활동”이라는 점을 분명히 했다. 그는 “기존의 경제·일자리만을 강조하는 제한된 시각에서 벗어나 지역주민 주도로 경제·문화·복지·환경을 만들어나가는 과정을 통해 마을 스스로의 역량이 성숙해 지속가능한 지역이 될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또 구 소장은 진안군 10년의 경험을 요약 마을이 내발적 역량을 키울 수 있도록 지원하는 중간지원조직을 키워야한다고 제언키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