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정승모 식량닷컴 이사 / 생담원 대표

그동안 정부는 여러 나라들과 FTA(자유무역협정)를 체결하면서 농업·농촌의 피해를 줄이기 위한 대안으로 경쟁력 제고가 필요하다고 강조하고, 그 대안으로 영농의 규모화·시설의 현대화를 통한 생산성 향상과 유통의 선진화에 초점을 맞춰왔다.

이를 통해 생산농가의 소득을 보장하고 나아가 소비자의 농산물 물가도 안정화 시킨다는 것이다.

한편 최근 귀농귀촌에 대한 관심이 늘면서, 정부와 지자체는 농촌의 노령화와 인력난 해소 차원으로 각종 귀농귀촌 지원 정책들을 서로 경쟁하듯 쏟아내고 있다.

(사)전국귀농운동본부는 “자연과 조화되는 자립적 삶을 준비하는 당신과 자신의 삶을 근본적으로 구조조정 하는 자기혁신의 길”이라는 슬로건을 통해서 귀농귀촌의 시행착오를 줄이기 위한 사전 훈련도 시행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

전라북도에서도 농촌인구 감소와 더불어 고령인구가 증가함에 따라 농촌사회의 신규인력 확보의 필요성에 공감, 서울 광화문 근처에 전북투자유치 사무소를 두고 귀농인 유치에 나서고 있다.

또 전북도는 영농기술 습득의 어려움과 귀농 초기 불안정한 소득, 원주민과의 갈등 등으로 어려움에 처한 귀농인 들에게 지역민간단체에서 일할 수 있도록 우선 지원하고 있다. 지역사회가 필요로 하면서도 귀농귀촌인들이 활동 가능한 도농교류도우미, 평생학습지도사, 고령자 농촌학생 교통도우미, 방과 후 학습지도사, 독거노인도우미 농촌마을 정보화지킴이, 다문화가정도우미 등이다.

또 농촌주택자금을 4천만 원까지 융자하고 농가주택수리비도 5백만 원 한도까지 지원하고 있으며 특히 농가소득 창출을 위한 융자지원 및 품목교육, 농지구입 등에 2억 원 한도 내에서 3%이자 5년 거치 10년 상환 조건으로 지원 하고 있다. 그 결과 각 지자체와 중앙정부의 지원책으로 2012년 상반기 기준 전국의 귀농귀촌인구는 8,706가구 1만7745명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이런 귀농귀촌 지원에도 불구하고 제대로 정착하지 못한 채 도시로 유턴을 준비하는 귀농자들을 흔히 볼 수 있다. 지친 도시생활의 도피처로 농촌을 생각하고, 특히 농업을 너무 손쉽게 보는 것이 귀농귀촌의 실패의 원인일 거라는 생각이 든다.

한편 지난 5년 동안 이명박 정부가 4대강 유역을 개발하는 과정에서 전국 채소재배면적 중 약 20%가량이 감소된 것으로 추정된다고 한다. 이는 농산물가격을 인상시키는 결과를 가져 왔다. 그 예로 채소류의 가격상승을 불러와 고추파동·배추파동을 불러 오기도 했다. 이에 정부는 2012년 고추가격 안정화를 위해 고추주산지에 많은 예산을 지원해 고추전용 하우스설치 보조금을 지원 했으며, 그 결과 작년도에 고추가격을 평년수준으로 안정화 시켰다.

지난 이명박 정부 내내 농산물가격은 대체적으로 상향안정세를 보였었다. 이는 귀농을 준비하고 있었던 도시민에게 농업에 대한 전망을 긍정적으로 받아들이는 계기를 만들었고 귀농 붐을 일으키는데 큰 영향을 끼쳤을 거라 본다.

그러나 금년 들어서 농산물가격이 전반적인 하락세를 보이고 있으며, 전망 또한 그리 좋지가 않다. 이는 FTA의 피해보상 차원에서 정부와 지자체가 그동안 많은 농업예산을 투입했고, 그 투입된 예산의 대부분이 원예생산으로 집중되었기 때문이다.

결국 특정 품목에 생산시설이 집중되고, 귀농정책이 더해지면서 농산물 가격 전망을 어둡게 하고 있다.

생산량이 느는 만큼 소비량도 따라서 늘어나지 않기 때문이다. 농산물 가격 형성의 특성상 적정수급 물량 보다 공급량이 조금만 늘어나면 농산물 가격은 큰 폭으로 하락해 농가의 수취가격은 생산비에도 못 미치게 된다. 

정부는 귀농귀촌의 지원책을 수립할 때 농산물시장 여건을 고려해 귀농인이 품목 결정을 할 수 있도록 해야한다. 더 나아가서 국내 총 생산농산물의 수급예측을 통해서 농업인의 수취가격이 적정하게 유지 될 수 있도록 생산유통정책 또한 수립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