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산 농산물이 육지부 농산물과 경쟁력을 갖기 위해선 수확한 뒤 신선도를 유지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주장이 나왔다.

양용준 상명대 교수는 지난 10일 열린 제주농업발전포럼에서 “제주산 농산물은 품목별로 생리장해가 달라 맞춤형 처리를 위한 기술 확보와 시설 구축을 서둘러야 한다”며 “예냉에서부터 저장, 수송기술 간 연계를 전제한 대규모 처리시설(APC)을 구축, 상온 수송 등에서 발생하는 감모율을 대폭 줄여 나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또 “농산물을 옮기는 과정에서부터 30~40% 수준의 손실을 감수해야 하는 상황을 해소하면 농민과 소비자 모두 부담을 덜 수 있다”며 “외국산에 이어 산지 저장 물량이 도매 시장 가격을 좌우하는 사정 등을 감안하면 농업정책을 생산·출하 중심뿐만 아니라 수확 후 품질 관리까지 확대해야한다”고 역설했다.

그는 이어 “외국산 농산물의 시장 영향력을 감안할 때 출하 조절과 더불어 수확 후 신선도 유지가 경쟁력으로 직결될 수밖에 없는 만큼 과거 소비자들이 가격과 ‘제철’ 신뢰도로 구매를 결정했다면 지금은 안전성과 '신선도'로 소비패턴이 바뀌었다”며 수확 후 관리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그는 제주의 고질적인 채소류 화물운송에 대해서도 “제주도는 지리적 제약으로 항공·선박화물 수송 의존도가 높기 때문에 산지유통센터 형태의 대규모 ‘콜드체인시스템’을 통한 직접적으로 시장에 개입해야 한다”는 주장을 보탰다.

한편 그는 “제주산 채소류의 경우 항공수송의 높은 의존도가 오히려 경쟁력을 약화시키고 있다는 점을 고민할 필요가 있다. 수송문제에만 초점을 맞추다 보니 정작 품질관리 등 중요한 부분을 놓치면서 비용부담만 키우는 잘못을 범하고 있다”고 지적키도 했다.

또 “제주산 농산물 중 만감류와 하우스감귤(감귤), 감자·고구마·양배추·브로콜리(이상 노지채소), 쪽파·취나물·잎마늘·유채나물(월동채소) 등이 콜드체인시스템 우선 선택 품목으로 분류됐다”며 “노지감귤과 마늘·양파·당근·무 역시 일부 처리 단계를 제외할 경우 콜드체인시스템 도입 때 저장성이 높아지는 등 수확시기가 아닌 시장 가격에 따른 출하 조정이 가능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양 교수는 특히 “항공수송에 대한 관심만큼 중요한 것은 수확 이후 품질 관리를 위한 시스템을 구축하는 일”이라며 “다른 지역에서는 채소 중심의 산지유통센터 등을 구축하고 적극적으로 대처하고 있는데, 제주는 출하에만 초점을 맞추다보니 유기적 관계가 이뤄지지 않는 것이 약점”이라고 지적했다.

<최병근 전농 제주도연맹 총무부장>